요리책 쓰는 선비, 술 빚는 사대부 - 500년 전통 명문가의 집밥.집술 이야기
김봉규 지음 / 담앤북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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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년 전통 명문가의 집밥, 집술 이야기.

이 책에서는 종가집 종손들이 옛 선조들로 부터 이어온 제사에 올려지는 음식들과 제사에 올리기 위해 가정에서 빚었던 술을 소개하고 있다.

어느 집안에서 어떤 인물의 제사를 지내는가에 대한 것과 거기에 얽힌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어떻게 술을 빚고 어떤 제사 음식이 어떻게 만들어 졌는가 하는 레시피를 공개하는 것은 아니다.

주로 그 종가들의 조상들의 이야기와 그 종가만의 독특한 제사 음식, 술에 대한 것들을 담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분명 가정에서 요리하고 준비하는 이들은 여성인데 드러나는 것은 남성들이다.

요즘처럼 쿡방이 대세인 세대에 주목받는 많은 이들이 남성이다.

유명한 호텔이나 음식점의 대표 요리사들은 거의 남성이다.

이 책에서도 요리책을 남기는 이들이 선비다.

왜?

지금과는 시대적으로 달랐던 옛 조상시대는 여성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공부를 해도 책을 써도 그것은 남성의 몫이었다.

드물게 여성 화가나 문인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전해오지만 그건 정말 일부분의 일이다.

그렇게 밖으로 드러내지 않고 드러나서는 안되고 하던 안채에 머물며 집안 살림에만 신경써야 했던 여성들이었기에 대외적으로 이름을 드러냈던 신사임당이 특별하게 인식되고 높이 평가되는 이유일것 같다.

종가집별로 가정에서 전통적으로 내려온 방식으로 빚은 술들이 너무나 맛있다고 쓰여 있는데 어떤 맛일지 참 궁금하다.

그저 종가로만 이어오고 세상에 내놓은 술이 아니어서 조금 아쉽다는 생각도 든다.

우리가 흔하게 알고있는 제사상에 올려지는 음식들 보다는 그 종가만의 음식들이 소개되다 보니 신기한 것들도 꽤 보인다.

지역적 특성에 맞는 특산품에 의한 음식들도 있고 임금님이 궁에서 하사했던 간식중 특히 좋아해서 사후에 제사상에 올려진 음식도 있고 종가집으로 시집온 공주에 의해 궁중요리에 접목되어 가족간의 화합을 상징하는 떡에 대한 것도 있고 들어보지도 못했던 떡 이름들과 모양이 신기하다.

여러 사진들을 통해 그저 글로만 내용을 보는 것이 아닌 생생한 느낌을 받게 되어 맛은 궁금하지만 모양은 제대로 볼수 있다.

뒷쪽에는 술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은데 술을 즐기지는 않지만 한번쯤 맛보고 싶게 하는 궁금증을 더한다.

날 고기를 켜켜이 쌓아 올리는 이야기는 처음 들었고 종가의 시조는 보통 불천위에 오른다는데 일반적인 제사를 지내는 조상들 외에 언제나 빠짐없이 제사의 대상이 된다는 것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

종손들은 이렇게 엄청난 역할을 오랜세월 이어오고 있으니 참 대단하다.

이후에 종손의 역할을 해야 할 차종손이 그 명맥을 이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요즘처럼 현대화를 살아가는 젊은 이들이 과연 그 역할을 흔쾌히 이어갈수 있을지 모르겠다.

내용중에도 이미 꽤 연세가 놓은 종손들이 있는 곳들이 있던데 차종손에 대한 언급이 없기도 하다.

이어갈 차종손이 없는 경우 다른 후손들의 가정에서 종손가로 양자들이는 경우도 그래서일 것이다.

남성이 집안에 내려오는 요리들과 술에 대해 정리해 책을 내놓고 그것이 후대에 귀한 자료가 되고 있는 것처럼 우리의 것들이 그저 손에서 손으로 전승만 되지 말고 정확한 고증으로 자료화 되어 이어졌으면 좋겠다.

미래에는 과연 이런 종손으로 이어지는 모습이 지속될지 모르겠지만 ... 우리의 문화속 한 모습인데 세상이 빠르게 변화고 너무나 급변하고 현대화 되면 옛것들이 무수히 사라지고 있어 이 책속에서 만난 음식들, 술, 문화들이 내게도 생소해서 살짝 걱정스럽기도 하다.

요리와 술에 대한 것뿐 아니라 그 집안의 건물, 주변의 나무나 조상 인물들에 대한 여러 이야기들을 같이 만날 수 있어 더 좋았다.

친구가 우리의 전통막걸리들을 배워서 만들고 있는데 이 책에서 소개된 술들에 대해 많이 궁금해 하겠다 싶다.

물론 그 맛에 대해서는 더욱더... 나도 그렇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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