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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있는 건축 - 양용기 교수의 알기 쉽게 풀어쓴 건축 이야기
양용기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16년 4월
평점 :
집 짓는 이야기는 아니다.
기존에 있는 형태들을 소개하며 그곳에 담겨진 의미, 기능, 구성등 다양한 면을 깊이 있게 해부해 준다.
모든 건물은 네모,세모,원형의 3가지 틀 안에서 지어진다는 이야기를 시작으로 재미있게 건축에 대한 것을 풀어놓았다.
표지 부재가 '양용기 교수의 알기 쉽게 풀어쓴 건축 이야기'다.
정말 어렵지 않다.
건축물을 그냥 보기 좋다, 멋지다, 독특하다 등 단순하게 보게 하지 않는다.
육면체가 있다면 앞,옆,뒤,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의 부분까지 짐작하며 보게 하는 아이큐 검사에서의 머리쓰는 것처럼 건축물을 구석구석 다야한 관점에서 보게 해준다.
그속에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생각하게 할 철학이 담겨 있는 것이다.
시대에 따라 건축물에 부여했던 의미들, 건축방향, 소재, 활용에 대한 다양성이 가득하다.
그래서 책을 읽어가다 보면 이 책은 분명 그냥 건축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데 보는 입장에서는 나중에 이런 부분은 고려해서 건축을 해야겠구나 하는 실전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맞다 ㅎㅎ
건축에 대해 철학적으로든 어떤 방향으로든 제대로 알게 되었으니 그것을 실재적인 상황에 적용하려는 생각을 갖게 되는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가게 벽면이 공사 당시 무슨 문제였는데 밖과 안쪽이 제대로 이어지지 않고 벌어져 있어 비오고 습할때 벽에 물이 흐르곤 한다.
뭔 건물을 이리 지었나 하며 어떻게 수선을 해야할까??? 나름 고민을 하게 된다.
처음 건물을 지을때 그냥 짓는게 아니라 그 공간을 이용한 누군가의 삶에서 일어날 문제들에 대한 것을 염두에 두고 정말 꼼꼼하게 계획하고 내 집인듯 공간인듯 잘 지었다면 이런 문제들은 생기지 않았을텐데.
주인의식에 대해서 많이 이야기 하지만 정작 그런 마음으로 살아가다가 손해보는 경우들이 많은 건 그만큼 삶에 철학이 부족하기 때문인듯 싶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이 건축에 대한 것이라 그속에 철학을 담아놓았지만 세상 어떤 환경, 이야기 속에도 분명 철학은 같이 가야 할 것이다.
늘 돌이켜 보며 후회하거나 잘못되어 문제화 되는 것이 아닌 미리 미리 깊이 있게 대하는 것이 기본이 되었으면 좋겠다.
내가 먹을 것을 대접하듯이 음식을 음료를 만들고 집을 짓고 옷을 만들고 일을 진행하고... 왜 그런 마음을 품기가 어려운 걸까?
생각보다 너무나 다양하고 소소한 것까지 짚어주니 내용도 재미있고 깊이감에 빠져든다.
담장 높이 정하는 것에서도 시야, 답답함, 미관, 심리적 반응까지 꼼꼼히 생각한다.
고대 피라미드부터 현대의 획기적인 건축물까지 변천되는 건축물과 담겨진 이야기, 시대적 사고들과 디자인 추구 방향 등 한권안에 참 많은 이야기를 담았다.
우리의 처마와 일본, 중국의 처마를 비교하며 그속에 담겨진 의미도 생각해보고 현대의 실험적인 방향까지 기본부터 변천, 응용, 실험의 이야기들이 흥미롭다.
건축속에서 역사를 만나게 되니 건물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여러 스토리들이 옛날 이야기처럼 흥미롭다.
보통 어려운 전문 용어들 쓰며 읽어도 뭔 말인지 이해하지 못하고 지루함과 이해부족으로 책장을 덮어 버리는 경우들이 꽤 있는데 정말 알기 쉽게 풀어써 놓아 재미 뿐 아니라 생각하게 하고 미래를 또 상상해 보게 되니 재미가 더 배가 되는것 같다.
즐거운 건축으로의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