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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괜찮아
우근철 지음 / 리스컴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서울예대 광고창작과를 나와 1인 기부활동을 하고 여러공에 강연을 하고 블로그,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을 모아 사진전도 열고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하고 인터부 하고... 꾸준히 여러 활동을 하고 있는 저자 우근철.
그가 모아두었던 5년간의 따뜻한 이야기와 사진을 이 책에 담았단다.
전체적으로 글들이 따뜻하다.
STORY 01
'아프니까 청춘이다' 가 아니라 '잘 자라주어서 고맙다'는 그 말이 듣고 싶은건 아니었을까
이어지는 STORY 70 까지의 내용들이 그렇게 조금은 다른 단면의 따스함을 담았다.
사진속 장면들, 장소는 어디서 많이 본 익숙함이 있다.
우리의 일상의 한 부분들이다.
물론 특정한 장소에 가야 볼수 있는 그런 모습도 있지만^^
대학로 낙산공원을 오르며 보게 되는 조형물, 다른 곳에도 있는지 모르지만 동네 큰 대형마트가 있는 건물의 외부 정원에 놓여있던 조형물도 눈에 띄어 은근히 반갑다.
오래전 가보았던 놀이공원의 회전목마, 시골집 담에 쌓여있던 것과 같은 장작더니, 서울에서는 통 보기 힘든 어느 시골의 하늘일지 궁금하게 하는 별빛을 담은 하늘공간, 너무 이쁘게 줄맞춰 달아놓은 쿰쿰한 냄새가 날것 같은 메주들, 너무 흔해서 의식조차 하지 않게 된 CCTV 카메라, 비상구를 가리키며 뛰어가는 그저 표지판이라 여겼는데 사내놈이라 버젓이 성별을 확실히 해 놓기도 하고...
아련하게 옛 추억을 떠올리게도 하고 현재의 우리 사황을 짚어보며 좋은건지 나쁜건지 생각지도 않던 것을 한번쯤 생각해 보게도 한다.
STORY 32 의 시간이 없어서
시간이 없어서 못한 것들을 돌이켜보면
시간이 있어도 못했던 것들이 돼버렸다.
시간이 없어서 만나지 못한 사람들을 떠올리면
시간이 있어도 만나지 못하는 사이가 돼버렸다.
'시간이 없어서'란 핑계로 세수를 대충했다가
없는 시간을 쪼개 이마에 난 여드름을 짠다.
'시간이 없어서'
참 고약한 말이다.
그러게... 시간이 없어서 라는 핑계를 너무 쉽게 하면서 살고 있지 않나 싶다.
오랜만에 얼굴들 보자고 했더니 이래저래 핑계가 많다.
그래도 웬만하면 얼굴보자고 협박 반 넣어서 끌어냈다.
그래서 정말 몇년만에 보게 되는 이들도 있고 얼마전에 본 이도 있고, 나는 각자 자주 본 사람도 있지만 다른 친구들은 서로 너무 오랜만이라 무지 반가워하며 서로의 근황을 나눈다.
사실... 그렇게 멀리 있지도 않은데... 마음만 있었다면 가끔 얼굴보고 지냈을텐데... 늘 동반하고 다니며 무수히 만지는 핸드폰 열어 통화버튼조차 누르지 못하고 지내는 우리들...
그래, '시간이 없어서' 라는 건 그냥 핑계다.
이렇게 저렇게 공감하고 여러 생각을 하게 해 준 사진, 에세이였다.
글이 길다고 많은 내용을 담았다고 깊이 다가오는건 아니다.
글간의 의미가 가슴에 다가와 여운이 더 오래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