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해 행복하세요
나서영 지음 / 가나북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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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해 행복하세요... 잊지 않았다고 해도 너는 어쩔 수 없이 지나가버린 시간. 그러나 아직 그곳에 그대로 남아 있었구나.

표지에 나와있는 제목과 두줄의 문장이다.

 

소설이다 보니 어떻게 전개되는 내용인지 잘 알지 못한채 읽기를 시작한다.

제목으로 짐작하기엔 따뜻한 내용이 아닐까? 생각하면서...

그.런.데... 전혀 아니다.

내용이 참 기분을 다운시킨다.

대체 제목의 행복은 어디있는 건지.

책 초중반부에 등장하는 여인 보라가 있다.

그녀는 소설속 작가 나서영에게 (책을 다 읽고 나서 소설속 소설가 나서영이 실제 작가의 이름이란걸 알았다 ㅎㅎ) 그가 강연에서 했던 말에 대해 다시 확인하는 질문을 한다.

" 과거는 미래에 어떤 영향도 끼치지 못한다는 말씀은 정말인가요?"

"그렇습니다. 어떤 과거라도 미래에 영향을  끼칠 수 없습니다."

그녀는 작가에게 질문을 하고 답을 구하지만 실제로 그녀는 그에게 답을 바라지 않았다.

그가 한 말이 틀렸다는 걸 얘기하고 싶어서 되 묻는 것이다.

그러면서 자신 스스로에 대해서도 거짓말로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그 거짓 과거를 모티브로 한 인물이 작가 나서영의 소설속에 등장한다.

그의 소설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그가 알고 있던 사람들, 사건들로 이렇게 저렇게 살아간다.

작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가지고 글을 쓴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모든 이야기에 자신의 이야기나 주변의 인물들의 삶을 넣을 수는 없을테지만 어느정도 들어가는건 당연하지 않을까 싶다.

자서전도 아닌데 경험하지 못한 허구의 이야기를 무한정 모두 만들어내기는 쉽지 않을테니 누군가의 삶이 이야기가 영감을 제공할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약하고 상처받고 고통받는다.

결국엔 죽음, 안타까운 상황, 아픔들로 채워진다.

소설속 나는 자신의 어린시절 얼굴이 희고 작은 입술이 붉은 아이가 생채기 하나 없는 그런 아이인 소설을 쓰고 싶어한다.

그런데 자꾸만 그 아이에게 생채기가 그어진다.

그 아이로 인해서 주변의 상황으로 인해서...

그는 진실과 마주하지 않으려 한다.

피하려 할수록 그 상황들은 더욱 그를 향해 달려드는데...

그가 만난 그를 사랑한 사람들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계속 상처주고 일부러 못되게만 행동하는 그.

소설속 얼굴이 희고 작은 입술이 붉은 아이도 소설가 나서영도 주변의 많은 여인들이 아이를 그를 사랑한다.

아낌없이 사랑하는 그들은 결국 떠나가고 되풀이 된다.

과거의 생채기를 아무리 숨기려 해도 결국은 현재를 생채기내는 상황이 반복된다.

그래서... 나서영에게 "나를 위해 행복하세요"라고 말하는 책속 어느 부분의 그녀.

이야기는 소설속 작가가 쓰는 소설속으로 그의 과거로 이리저리 다니며 내용이 이어지고 겹쳐진다.

그의 힘든 과거를 통해 그는 자신을 제대로 바라보고 상처주고 상처받는 상황에 대한 이유를 보지않으려 했던 기억하지 않으려 했는 그때를 통해 보게되고 스스로 깨닫게 된다.

이제는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바라보게 된 지금... 그는 그 상처에서 벋어나 정말 행복해질수 있을까?

그의 상처입은 모습이 자신은 보지 못하고 깨닫지 못한 모습이 그녀들에게는 그대로 느껴져서 그렇게 사랑하고 그의 삐뚤어진 모습을 받아준 것인지 모르겠다.

앞 부분은 내용이 좀 우울해서 즐겁지 않게 읽어갔는데 중반부터 그의 대면하고 싶어하지 않던 과거와 만나면서 흥미로워지고 내용의 이해되지 않던 부분들, 껄끄럽던 진행이 이어지며 흥미로워졌다.

그래서인가?

어느순간 마음 한 곳이 뭉클해지고 내면 깊은 곳의 이야기를 쏟아내는 소설속 인물들에 집중하게 된다.

정말... 그들 모두가 우리가 내가  '행복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가벼운 소설, 아무 생각없이 즐겁게 읽어 나가는 그런 소설을 원한다면 펼치지 말아야 할 작품이다.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하고 조금은 우울해지고 안타까운 마음이 생기는 내용이니까.

그래도 얼굴이 희고 작은 입술이 붉은 아이가 세상속에서 삐뚤어지지 않고 잘 커 주어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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