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건디 여행 사전 - 여행의 기억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들
임요희 지음 / 파람북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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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곳으로 가는 게 아니라 가까운 곳에 있는 특별함을 찾아 보면 어떨까.


여행기자로 일하며 명소들을 취재해온 저자는 남들이 안가 본곳, 안찍은 것을 찍고 싶은 마음이 생겼고 그때 눈에 들어온 것이 버건디였다고 한다.

저자는 버건디에 대해 이렇게 썼다.

칙칙한 빨강을 일컫는 버건디는 자주색, 팥죽색이라고도 한다.

선명한 원색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칙칙하다고 할꺼까지야 ㅎㅎ

프랑스어 '브르고뉴'에 어원을 두고 있다는데 웬지 익숙하다.

바로 프랑스 포도주를 이야기할때 많이 들었던 포도산지이기 때문이다.


시작부터 친숙한 고무대야가 반갑다.

더욱이 그 안에서 놀고있는 노란 오리가 있어 더욱~

물건은 추억을 소환한다.

음식을 먹고 물건을 보고 장소에서 익숙함이 있다면 그 곳에는 늘 추억이 함께 하고 있어서 자연스럽게 떠올려진다.

요즘은 일부에서만 사용해서 고무대야의 추억이 없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정말 저 안에 들어가서 뜨거운 물을 바가지로 어깨에 끼 얹다가 어느새 식어버려 뜨거운 물을 자꾸만 보충해야 했던 목욕의 기억이 새록새록 ㅎㅎ  

지하철 2호선을 주로 타는 내게 열차는 녹색이 익숙하다.

물론 1호선 3호선 등 각기 떠올려지는 색이 있지만 열차의 색상은 그렇게 떠오르지 않는다.

자주 타지 않아서인듯.

책속에는 영동 와인열차도 소개하는데 버건디색 열차를 보니 영동으로 가는 열차가 아니라도 저 열차 안에서 사이다에 삶은 계란이 아닌 와인 한잔을 하며 창밖을 보는 장면이 상상되어진다.

위의 도심을 가르는 열차는 서대문인가? 지방인가? ㅎㅎ 서대문의 철길을 볼때면 시내 중심에 철로가 있다는 것이 늘 신기하고 재미있고 반갑고 계속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생긴다.


길거리를 지나다 보게 되는 우체통... 요즘은 편지를 쓰지도 받는 일도 없어서인지 가끔 눈에 뜨인다.

편지지에 이런 저런 소식 적어 이쁜 봉투에 담아 서랍에 넣어두었던 우표를 침발라 붙이고 아침 나가는 길에 우체통에 쏙~ 넣으면서 언제쯤 도착하려나, 답장이 언제 어려나 설레이던 기억이 너무나 오래전이다.

그래도 아직 길가에 우체통이 있다는 건 누군가 이용하고 있다는 거겠지.

 

사진만 얼핏 보고 소화전인가 했다.

그런데 초기 우체통이란다.

누군가의 버건디 여행을 통해 새로운 문물을 만나게 된다.

그래도 내게는 기억에 있는 물건들이 요즘 젊은 이들에게는 이런게 있었구나 하는 생소함에 신기한 물건들일수도 있겠다.

비온뒤? 비오는 날? 의 저녁 도로위 물에 반사된 빛의 빛깔이 버건디다.

퇴근길의 분주함과 바쁜 움직임이 느껴진다.

이렇게 롤러스케이트의 피혁에서 담벼락에서 젖소, 사과, 와인, 뱅쇼, 낙엽, 풍차, 영화포스터 등 주변에서 여행중에 어디서든 마주치게 되는 버건디를 담았다.

누구나 본적 있는 그런 익숙함, 친근함을 주는 그 순간들을 특별할것 없는 이야기와 추억, 노래가사와 누군가의 글귀를 함께 전해 주니 더해서 내 추억들도 함께 하게 된다. 

나도 나만의 버건디를 찾아 적어볼까?

꼭 버건디어야 하는건 아니지 ㅎㅎ

내가 좋아하는 내게 친근한 색이 보여질때 그 순간에 그 장소, 물건들을 담아서 소소한 기억들을 떠올리고 남겨두어도 좋겠다.

덕분에 버건디 추억과 함께 하는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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