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심순덕 지음, 이명선 그림 / 니들북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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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심순덕님의 시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가 나온지 벌써 20년이 되었단다.

이번에 새로 나온 시집 제목이기도 하다.

<TV동화 행복한 세상>에 처음 소개되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고 얼마전 했던 드라마 마지막회에도 소개되어 다시 화제가 되었다.

시 내용 일부만 접하다 이번에 나온 시집으로 제대로 만나게 됐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반복되는 알았습니다 뒤에 나오는 코등 시큰하게 하는 한줄.

뒤돌아보니 그것이 당연한 것이 아닌 가족을, 자식을 위한 엄마의 희생이었음을 생각하게 하는 내용들이다.

그렇게 엄마에 대한 시들이 많다.


옹알이로 처음 시작되어진 

                  - 이름.

...

내겐

늘 눈물이던 

                 - 이름.

......엄마......


이명선님이 시의 여백에 그려 넣은 천일홍꽃 세송이 그림이 어여쁘다.

시와 함께 공간 곳곳에 여러 꽃, 잎이 시의 느낌을 한층 살려준다.

언젠가 지하철에서 본 장면이 떠오른다.

부부와 5~6세쯤 되어 보이는 아이가 함께 탓는데 한 자리가 생겼다.

아빠가 엄마를 앉히면서 어린 아이에게 엄마는 여자고 힘드니까 남자인 너는 아빠랑 서서 가는거야.

뭐든지 아이 먼저인 상황들만 보게 되는데 그 모습이 정말 신선했다.

내가 맛있는 건 엄마나 가족들도 맛있게 같이 먹게 해 주고 싶고 싸 가서 전해주고 싶고 함께 가서 먹고 싶은 마음은 꼭 나이들고 철 들어서야 할 수 있는게 아니다.

어릴때부터 함께 하고 서로 챙겨주는 걸 생활속에서 보여주고 알게 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래서 이런 시를 아이들과도 같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전체가 엄마에 대해서만 담고 있지 않다.

엄마 마음에 담긴 아기에 대한 시 '아가에게' , 서로 아끼고 사랑하고 함께 바라보고 손잡아주는 부부에 대한 시 '당신' '부부' 같은 시들도 여럿 담겨 있다.

 

꽃, 나뭇잎 같은 그림 외에도 단순한 방울, 쭉 그은 선 등으로 담백하지만 느낌을 살리는 그림들은 아무렇게나 그려놓은 듯 보이지만 의미를 떠나 그냥 페이지의 여백을 편안하게 느끼게 한다.

사랑은 꼭 불같고 따뜻한 것만은 아니다.

인생이 흘러가듯 자연스러운 삶을 살고 물같이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모두를 아우르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 버스안에서 보게 된 사람들, 상황에 대한 생각 같은 일상의 이야기들이 담긴 시들도 여럿이다.

누구나 생각하는 '이런 친구 하나쯤 있었음 좋겠다'는 시에서 그래... 그런 친구 있음 좋겠다 하는 생각은 나이들면서 더욱 공감을 하게 된다.

생활이 바쁘고 가족들이 생기고 하면서 마음은 있지만 예전만큼 자주 보기 어려운 친구들이라 생각나고 보고 싶어도 선뜻 보자고 하기 어려운 그런 일상이 어쩔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럴때 엄마는 늘 누구보다 가까이 있는 분이다.

그런데 그 가까이에서 속을 그대로 드러내기 어렵기도 하고 어느순간 훅 드러내 버리게 되는 분이기도 하다.

시를 읽고 그림을 보면서 엄마를 아빠를 동생들을 친구를 떠올려 보게 되는 시간이었다.

시 한편에 들여다보고 생각하고... 여운이 많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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