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내 마음을 충전합니다 - 이근아 그림 충전 에세이
이근아 지음 / 명진서가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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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주간 정신이 없었다.

가게를 정리하면서 몸도 힘들고 이런저런 처리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에 마음도 살짝 심란해진다.

책을 받은지는 오래되었는데 조금 들여다보고는 방치하다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

서양화와 쿠레이터를 전공한 저자는 지금은 아이들을 키우며 잠시 자신의 일을 놓은 상태다.

그 사이에서 어디에도 안주하지 못하는 자신의 마음을 그림이 있는 에세이로 풀어내 놓았다.

이런 여성들이 상당히 있을것 같다.

자신의 전공이나 재능을 살려 일에 열정을 쏟고 싶기도 하고 아이들을 키우는 일도 잘 하고 싶고... 어느 하나에 집중하기도 어렵고 두가지를 모두 잘하기는 정말 어렵고... 한쪽을 포기하고 한쪽에 전념하지도 못한채 마음이 허전한 상태.

그래도 저자는 글쓰기를 통해 치유하고 마음의 안정을 찾고 있으니 다행이다.

좀 경우는 달라도 나도 지금 꽤 큰 변화의 시기를 겪고 있다.

원해서가 아닌 상황때문에 어쩔수 없이 하던 일을 정리했고 이후의 삶을 새롭게 시작해야한다.

다행이 마무리가 너무나 잘 진행되어 감사한 일들이 가득하다.

그럼에도 일이 정리된 후 지금의 여유속에서 드디어 헛헛함이 고개를 든다.


상황은 달라도 그런 헛헛함과 미래에 대해 현재에 대해 안정되지 못한 마음속 심란함을 글속에 표현하고 있는 그녀의 글들이 공감되고 잘 다가온다.

아마도 이 시기가 아닌때에 이 책을 읽었다면 이렇게 공감이 되지는 않았을것 같다.

그림속에서는 고양이라도 대화 상대가 될수 있는데... 난 어떤 대화 상대를 정해야할까?

우울함은 그대로 두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스스로를 다독이고 나 자신과 이런저런 대화를 한다.

그.리.고... 하나님께 질문도 하고 투정도 한다.

그러네 ㅎㅎ 내 대화 상대는 하나님이다. 

그녀의 글에는 사연이 있고 그림이 있다.

자신이 그린 그림이 아닌 누군가의 그림을 보고 그 속에서 자신이 느낀것, 위로받은것들을 담았다.

유명한 화가들의 너무나 익숙한 그림들이 아닌 누군지도 모르는 생소한 이들의 그림이 대부분이다.

솔직히 이 그림이 누구의 것이다가 중요하지는 않다.

그저 이 그림이 주는 느낌이 중요하다.

그렇지만 그림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아래 표기된 화가의 다른 그림들도 찾아보게 될수도 있어 새로운 그림과 화가들을 알수 있다는 것도 좋다.

난 아파트, 빌라보다 단독주택이 좋다.

요즘같은 세상에 어림없는 상황이지만 오래된 지붕낮은 이런 집들이 모여있는 동네들이 정감있다.

단지... 정감있는 곳, 동네들이 실제로는 어려운 동네라는 것이 마음이 아플뿐. 

사회에서 밀려 가정으로 들어갔을때 만난 그림이란다.

홀로 파도(?)를 가르며 나아가는 여인.... 그런데 바다위가 아니다.

하늘위~  어디로 가는지는 그녀만이 안다.

인생의 방향을 알기에 노는 멈춰있지 않고 자신감과 여유로움으로 바라보는 곳에 시선을 고정한채 힘있게 노를 쥐고 있다.

저자가 그림속 여인의 모습에 부러워했듯이 나도 이 그림이 마음에 든다.

당당해지려고 방향을 잡으려고 그림속 여인을 보며 나 자신에게도 격려를 해 본다.

 

저자의 상황 때문이기도 하고 글의 방향은 대체로 밝은 쪽은 아니다.

그렇다고 바닥으로 푹푹 내려앉는 것도 아니다^^

여러 그림들과 그녀의 이야기들과 그녀 주변 사람들의 반응 및 편견과 일반적인 생각들과 함께 그림속에서 발견하는 여러 이야기들이 담겨있고 공감도 되고 새롭게 생각해 보게도 되고 처음 보게 되는 그림들도 보며 나름 힐링이 되었다.

 

내 지금의 상황속에서 생각하고 느낀 것, 그림을 보거나 어떤 상황속에서 겪게 되는 감정의 변화들을 한줄, 두줄... 적어두어야겠다.

지금이 지나고 어느날, 펼쳐보았을때 잊고 있던 나와 만나게 되고 이겨내고 극복해내는 과정들과도 만나게 될 테니까.

쉬는 동안 잠시 ㅎㅎ 그림 전시회도 보러가야겠다.

내게 위로와 용기가 되는 그림들을 만날수 있을것 같다는 기대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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