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면의 역사 - 평평한 세계의 모든 것
B. W. 힉맨 지음, 박우정 옮김 / 소소의책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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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면, 사각은 익숙한 모습이다.

주위를 둘러보아도 거의 대다수가 평면이다.

장식으로 놓여있는 물건들 중에 원형이 조금 있고 조금 다른 모양들이 있기도 하지만 벽에걸린 액자, 장식물들은 거의 사각의 평평한 모양을 하고 있다.

그렇게 익숙해서 평면이란 것에 대해 의문을 갖거나 다르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지 않는다.


책이 도착했다.

양장본의 두툼한 사각의 책이다.

가끔 아동 도서중에 원형책이 있기도 하지만 보관도 어렵고 웬지 어색하다.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는 도로, 운동장, 건물의 바닥, 스크린 등등 평평한 것들은 우리의 일상의 일부다.

그러나 평평함은 본래의 것이 아니란다.


'이렇게 우리가 밟는 모든 평평한 표면은 자연 그대로 주어진 것이 아니다이러한 표면은 모두 계획되거나 설계된 것이다.'  p8 11~14


그러고 보니 옛 기억을 더듬어 봐도 일반적인 흙 바닥의 길과 울퉁불퉁한 벽과 굴곡의 느낌을 주던 집들이 떠올려진다.

흙 길은 비가 오고 눈이 녹으면 질척거리고 물 웅덩이가 생겨서 걷기에 불편하고 고생하게 했다.

원형으로 굴곡이 많은 휘어진 나무기둥으로 받쳐진 건물의 외관이나 지붕이 부드럽게 곡선을 주던 기억도 떠올려진다.

옛 성남은 계획되지 않은 도시였다.

그래서 지금도 여기저기 급 경사의 아슬아슬한 지형위에 세워진 집들이 많다.

운전을 어떻게 하는지 놀라운 도시다.

그런 생각을 하며 5장의 '왜 평평하게 만들어야 할까? '7장 '평평한 물질들'에서 많은 공감을 갖게 된다.



비포장 도로와 포장도로의 사진을 통해 보여지는 건 둘다 평면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어떤 차이가 있는지, 중간 단계에서 어떤 재료들로 평면화를 진행해 왔는지 흐름을 알수 있다.

지금 흔하게 매끈한 평면을 이루는 재료들을 당연시 여기지만 그 재료가 되기까지의 여러 단계들에서의 불편함을 알게 되며 우리가 참 편한 시대를 살고 있음을 느낀다.

도로의 재료들에서도 역사가 느껴지니 책 제목 '평면의 역사'를 통한 세계사의 변화가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사진들 뿐 아니라 옛 그림을 통한 평면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다루어지고 있다.

글만이 아닌 도형, 삽화들을 보는 것도 재미있다.

순간 저자가 한국사람인가? 하는 착각을 했다.

<천하제국도> 조선의 그림이다.

중국을 세계의 중심이라 믿었던 당시의 사고방식을 고스란히 느끼게 하는 지도가 흥미롭다.

평면의 역사를 다루면서 다양한 관점의 내용들이 다루어진다.

도로 소재의 변천 및 전체적인 모양은 다르게 불리지만 평평한 면으로 구성된 여러 도형들을 통한 설명이나 여러 종교들 속 창조신화에 나타난 세상의 모습이 표현한 평면적 세계관도 담겨있어 흥미롭다.

평면에 대한 이야기는 보여지는 상황만이 아닌 미술, 음악, 사진, 지도, 풍경 등 여러 분야에서 안에서도 제각기 다루어진다.

그저 과거로부터 이어져온 평면의 이야기 뿐 아닌 미래 평면성의 명암까지 다루며 앞으로의 세상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게 한다.

디자인에서는 익숙하고 중요한 평면은 당연시 하기에 곡선이나 다른 모양의 형태에 대해 특별하고 더 괜찮게 생각하고 추구한다.

책 초반에 적었듯이 평면이 계획되거나 설계된 것이기에 다른 모양이나 형태에 대해서도 조화를 이루어 가는 것이 앞으로의 방향이 아닐까 싶다.

다.만... 좀 더 쉬운 설명이 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설명한 단어들이 그냥 이해하고 넘어가기에는 다소 어려운 것들이 많았다.

그저 읽어서 잘 받아들여지고 이해가 되는 글들도 많다.

저자의 표현했던 문맥 때문인지 번역자가 일부러 전문적인 단어를 선택한 것인지 모르지만 읽고 이해가 자연스럽게 되서 다음 이야기로 잘 넘어가는 것이 정말 잘쓴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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