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이고 과학적인 음주탐구생활 - 술에 관한 깊고 넓은 인문학 강의
허원 지음 / 더숲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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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음주에 대한 재미난 이야기들을 적은 책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런데 잠깐 소개된 내용을 보니 저자는 강원대 생물공학과교수로 20년째 술에 관한 인문학적 지식과 가르치고 있다.

이 책도 그동안의 강의 내용을 정리한 것이라고 한다.

단순한 음주 이야기가 아니다.

그냥 무심히 보다가 관심이 훅 들어와서 선택했다.

드.디.어... 제대로 읽게 된 책속 이야기들이 '오~  이걸 그냥 지나치지 않아서 다행이다!' ^^

처음에 이 책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은건 작년에 읽은 다른 책이 너무나 실망스러웠기 때문이다.

가끔 너무 실망한 경험으로 인해 선입견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그냥 스치지 않고 소개된 내용을 읽어본것이 다행이다.


일단 목차만 봐도 기대가 된다.

술잔과 병 그림만 봐도 어떤 술인지 짐작이 된다.

와인, 맥주, 누룩으로 만드는 동양의 술, 독주.

각장마다 무수하게 나누어진 소제목들이 가득하다.

그만큼 다양한 내용들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1~4장의 내용으로 들어가기전 프롤로그에서 아주 오래된 술 이야기를 시작한다.

인류의 탄생 이전부터 술이 있었다는 가정을 한다.

이유는 야자수의 수액이 저절로 발효되어 술이 되는데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에서 아주 흔한 술인 야자와인은 야생에서 침팬지가 먹는 모습을 영상에 담아 학계에 보고 되기도 했다고 한다.

이동하던 철새떼가 떨어져 죽는 일이 가끔 일어나서 의아했는데 근래에 부검을 통해 다량의 알코올이 발견되어 음주비행에 의한 것이란 결론을 얻었다고 한다.

그렇게 일부러 만들지 않아도 자연에서 저절로 과일이 발효되어 자연스럽게 음주를 하게 되어 안타까운 일을 겪는 동물의 이야기는 그저 웃을 수 만은 없는 일이다.

오래된 옛 문명의 기록 등 드러난 사실들로 해서 추론해 보는 음주 이야기들이 무척 흥미롭다.

허원교수님의 수업시간이 얼마나 재미나고 흥미로웠을지 그 장소의 풍경이 궁금해진다^^

학생들과의 강의실 밖 술자리에서의 재미난 대화들도 무궁무진했을것 같다.

 

최초의 술은 야자와인이었을것이라 생각하지만 기록에 의해 사람들이 만들어 즐겨먹은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술은 맥주라고 한다.  

고대 맥주의 발상지는 중동지역인데 술이 금지된 국가가 많다.

무슬림이 아니면 사서 먹을수 있었으나 2016년 10월이후 술의 제조 및 판매가 금지 되었다.

발상지는 중동인데 그곳을 제외한 곳에서 즐겨 먹는 술이라니 아이러니하다.


어릴적 어머니께서 큰 통에 포도를 잔뜩 넣고 소주를 부어서 두셨다가 걸르시는걸 본적이 있다.

술을 거른 뒤의 포도를 꺼내 먹은적이 있는 그 맛이 참 오묘했다.

위 글의 표현이 너무 제대로다.

소주를 넣은 포도주는 일반중국집의 탕수육, 포도즙을 발효시킨 와인은 중식 고급요리.

옛날 전통주처럼 누룩에 포도를 넣어 만드는 법 등 다양한 술에 대한 자료들이 정말 많다.

하긴 20년간 해온 강의 내용중에 정리해서 내 놓은 책이니.


프랑스인들은 와인을 사랑한다.

매 식사때마다 와인이 늘 함께 한다.

1인당 1년에 소비하는 양이 53병... 우리는 소주를 70~80병 마신단다.

그러나 소주는 용량이 와인의 거의 반이니 유럽사람들이 마시는 용량에서는 훨씬 더 많은 셈이다.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와인도 엄청 종류가 많은것 같은데 빙산의 일각이라니... 도대체 얼마나 많은건가?

가장 많은 와인을 소비하는 곳은 교황청이 있는 바티칸.

두번째로는 스페인과 프랑스 사이의 안도라.... 처음 들어보는 곳인데 이곳에서는 면세국가라 주변국들에서 국경을 넘어와 술을 사간다.


각 장에는 내용 소제목 앞에 목차에 나와있던 술잔과 술병 그림이 내용의 술을 짐작하게 한다.

그리고 각장에는 소개되는 술과 연관되는 그림이 1~2개 나온다.

사실 목차의 느낌으로는 꽤 다양한 그림이나 사진 같은 자료들이 꽤 들어 있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편집이 참 담백하다.

와인의 종류에 따라 먹게 되는 잔의 모양이 잘 그려져 있다.

이외에도 몇장의 그림이 있지만 솔직히 크게 관심을 두게 하는 그림들은 아니었다.

강의중에는 여러 자료들을 보여주지 않았을까? 생각되는데^^ 
  

곡물이 저저로 술이 되지 않는 과학적 이유나 발효법, 누룩에 대한 이야기 등등 책속에서 다루어주는 내용들이 참 다양하다.

 

술의 기원, 고증된 자료들, 만드는 법, 과학적 작용과 성분, 여러 에피소드 등등 내용이 끝없다.

이런 방대한 내용들을 담은 책이라니... 너무 재미있다.

'술에 관한 깊고 넓은 인문학 강의'라는 부제가 아주 제대로다.

지적이고 과학적인~  문화,역사,과학,산업,시대상을 망라한 방대한 술 지식을 전해준 교수님의 강의를 이렇게 읽을 수 있어 좋다.

 

친구가 막걸리를 만든다.

친구도 이 책 내용을 아주 즐겁게 볼것 같다.

아.마.도... 내 책을 강탈해 가지 않을까 하는 불안한 예감이 다가온다.

빼앗기기 전에 그냥 기분좋게 선물해 줄까? 살짝 고민해 봐야겠다. 

 

책 띠지 뒤에 적힌 내용.

 

술 마시는 시간을 낭비라고 생각하지 말라.

그 시간에 당신의 마음은 쉬고 있으니까. - 탈무드

 

ㅎㅎ 정신불 놓을정도로 만취가 되지 않아야 겠지.

술 주정과 만취로 인한 실수, 잘못들이 얼마나 많은지... 이건 정말 민페고 범죄다. 

좋아하지만 적당히라는 기준이 필요한것 같다.

 

술은 좋은 사람들과 기분좋게 자신의 주량에 맞춰 적당히 마시는 것 ... 이게 내 술에 대한 생각이고 음주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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