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샤 아저씨 - 한 경영인의 삶과 여행에 관한 이야기
도용복 지음, 정수하 그림 / 멘토프레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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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을 보고 저자의 별명인가보다 생각했다.

앞 부분에는 그의 나이를 짐작하게 하는 몇몇 내용이 나온다.

6.25를 격던 시절 7세 였다는 것.

70의 나이에 오페라 나비부인 공연 무대에 섰다는 것 등.

저자의 이력을 보지 않고 내용을 읽은 후 표지 안쪽의 그의 이력을 보았다.

1943년생.

성공한 경영인이 27년간 여행을 했던 이야기를 담았다고 하는 소개글에 그냥 전형적인 여행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그닥 끌리지 않았다.

그러나 좀더 들여다보니 음악을 좋아하고 사람들을 좋아해서 현지에서 사람들과 노래하고 춤추며 함께 어울려 소통했다는 내용이 살짝 끌어 당긴다.

99% 접었던 마음이 1%의 호기심으로 이 책과 만났다.

결론은... 1% 호기심이 적중했다.

 

앞에는 그의 어린시절과 삶에 대한 도전의 내용들이다.

죽음의 위협보다 배고픔을 채워줄 흰쌀밥 때문에 남.북군이 대치한 곳에서 총알을 나르는 7세 정도의 어린 소년들의 대화 내용이 마음을 먹먹하게 한다.

공부가 하고 싶어 야간에 탄광에서 일하고 낮에는 열악한 환경에서 공부하고 주일에 교회에서 독학으로 풍금도 배우고~ 너무 열심히 살아서 읽고 있는 나 자신이 부끄러워진다.

강연을 마치고 그가 타는 롤스로이스를 부러워하는 청년들에게 한톨의 쌀과 한알의 땅콩을 아껴서 60년만에 꿈을 이루었다고 전하는 이어진 그의 어린시절 이야기는 앞의 내용을 단순히 열심히 살고 절약해라의 의미를 넘어 정말 그런 삶이 절실했겠구나, 당연히 절약할수 밖에 없었구나 하고 저절로 공감이 된다.

사업비를 벌기위해 베트남에 참전해서 얻은 고엽제의 후유증으로 그는 인생 후반 27년을 여행과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으로 채워나갔다.

인생의 위기가 새로운 인생으로 이끈 셈이다.

형편은 어렵지만 마음은 따뜻했던 청년.

"좋은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하늘이 그에게 복으로 갚아주고, 좋지 않은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하늘이 그에게 화로 되갚아 준다"는 <명심보감>의 내용을 중시했던 저자는 "사람에게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은 사람에게 복으로 되받는다"로 간직하고 그런 삶을 살았다고 한다.

그 중 대표적인 일화가 베트남전에서 의무병으로 복무하며 현지인을 성심으로 치료해준것으로 인해 말은 잘 통하지 않아도 위험을 피할 수 있는 도움을 얻게 되고 복으로 돌아왔다.

 

그가 사업하며 승승장구하던 시절의 이야기는 여기에 담기지 않았다.

그는 이 책에서 자신의 어릴적 이야기를 전하며 열심히 살았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형편은 어렵지만 학업을 중시했고 사람에 대한 애정과 인간다움을 가졌던 인생의 기준을 말하고 있다.

그가 죽음의 문턱을 경험하고 새로운 인생의 길로 걸었던 여행의 길에서 만난 한 사람이 빠샤 아저씨다.

2012년 6월~7월의 우즈베키스탄 여행지에서 만난 빠샤 아저씨는 자신보다 10세 정도 더 나이가 많았던 고려인이었다.

그와 함께 하며 우정도 나누고 마음도 나누고 서로 사람을 중요하게 여기던 마음이 통했던 이들이다.

단순히 여행지의 관광코스를 다니는 여행이 아닌 현지인들의 삶속으로 들어가 함께 하는 소통하는 여행을 하고자 했던 저자와 빠샤 아저씨의 우정이 잔잔하다.

그렇게 어느곳에서 또 어떤 사람을 만나고 서로 소통하고 우정을 나누게 될지... 그 새로운 누군가가 또 다른 '빠샤 아저씨'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빠샤 아저씨'인것 같다.

사람을 중요하게 여겼던 그의 이야기는 앞 부분은 전쟁속의 먹먹한 이야기, 공산권 국가의 살벌한 톧제 및 사람들에 대한 답답하면서도 잔잔한 이야기들인데 중간 중간에는 동화책속에 나올것 같은 그림들이 내용을 돕는다.

내용도 그림도 웬지 어른을 위한 동화 같다는 생각이 든다.

 

현지인들과 어울려 춤추고 노래하는 것 같은 내용은 언제?

뒤에 몰려있다.

3부 아마존에서는 그가 오지속 사람들과 어울려 함께 하는 재미난 내용들이 가득하다.

앞 내용들은 그가 만난 사람들에 집중해서 내용이 쭉 이어지는데 아마존에서는 매일 일기를 쓰듯 내용마다 날짜로 마무리한다.

그날 그날 기록하듯이 짧은 내용들이라 큰 사건으로 연결되는 건 별로 없지만 주제들은 다채롭다.

딱 여행기록.

그가 보는 다른 나라의 사람들에 대한 궁금함과 흥미로운 내용들이 담겨있다.

마지막 내용은 2011년 2월 4일.

산 살바도르에서 미국 L.A로 돌아와서 다음 여행을 생각하며 마무리하는 글이다.

그의 마지막 글이 다가온다.

 

'오늘은 몰라도 내일은 미지를 향해 가는 여행이 더 그리울 것이다.'

 

저자는 오늘도 또 다른 곳에서 새로운 인연들과 함께 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저자의 세상을 바라보고 대하는 마음과 용기, 도전, 의욕 등이 부럽고 배우고 싶다.

그와 함께 좋은 여행을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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