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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떡볶이
이민희 지음 / 산디 / 2019년 6월
평점 :
얼마전 동상이몽에서 부부간에 퀴즈를 통해 서로에 대해 얼마나 아는지를 알아보는 게임을 했다.
인교진,소이현부부의 내용이었는데 소이현이 거의 매일 떡볶이를 먹는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매일은 아니지만 자주 즐겨 먹는 간식이 떡볶이가 아닐까 싶다.
사먹고 만들어 먹고 요즘은 양념이랑 다 들어있어 그저 끓이기만 하면 되는 반제품들도 엄청 나와 있다.
종류도 맛도 정말 다양하다.
<내일은 떡볶이> 책을 읽어보고 싶었던건 단순히 떡볶이에 대한 이야기만 있는것이 아니고 10인의 요리사(?)가 만들어주는 떡볶이 레시피도 있기 때문이었다.
요리사라는 단어가 있어서 꽤 유명한 떡볶이 집들의 레시피인가? 했는데 ㅎㅎ 완전히 헛짚었다 ㅋㅋ
떡볶이를 좋아하는 저자가 어느날 갑자기 떡볶이 책을 내고 싶다고 주변 지인들을 섭외했다.
나이도 생활방식도 제각기인 사람들의 삶 속에서 떡볶이는 어떤 음식인지? 어릴적과 현재에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 및 그들의 인생이야기들이 담겨있다.
떡볶이에 대한 재미난 이야기들이 많겠구나 했는데 그것도 있지만 그들의 인생 이야기가 요즘 방송프로그램중에 <인생술집>처럼 떡볶이 만들어 먹으면서 저절로 여러 이야기들이 술술 나오는 그런 소통의 시간이된다.
그래... 술을 먹어야 사람이 진솔해지는건 아니다.
좋아하는 것 먹으면서 소통되는 그런 시간이 담겨있다.
10명의 레시피와 이야기를 시작하기전 제목과 요리사(?)를 소개한다.
떡볶이 제목은 거의 저자가 정했다.
12분만에 만들어서 12분 떡볶이, 처음 만들었기에 최초의 떡볶이, 쌍둥이 자매가 함께 만들어서 쌍둥이네 떡볶이, 만들어서 먼저 떡을 건져내 아이가 먹게 하고 어른은 더 양념을 해서 매콤하게 만들기에 2세대 떡볶이, 원주에서 만들었다고 원주민 떡볶이, 떡볶이 만든다고 고춧가루 샀는데 1키로에 5만원이었다고 놀라서 5만원 떡볶이, 시제품이라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만들었다고 차가웠던 떡볶이, 어릴적 외상으로 먹고 갚지 않았던 떡볶이를 생각하며 만들어 못 갚은 떡볶이, 비건 재료로 만들어서 비건 떡볶이, 양념을 하루전 미리 만들어 두었다가 만들어서 내일은 떡볶이 등등
재료들이 디테일하다.
어느회사 어떤 제품, 시어머니 고추장, 친정 고춧가루 등등 출처를 아주 상세하게 적었다.
단지 사진이 흑백이다.
그래서 만들어진 떡볶이가 어떤 맛일지 궁금하고 맛보고 싶다는 생각이 딱히 들지 않는다.
사진이 컬러였다면 하는 아쉬움이 살짝 있다.
저작가 12분 떡볶이를 집에서 만들었지만 그맛이 안나더란다.
이유가 뭘까?
심송주의 떡볶이에는 어머니가 주신 고운 고춧가루를 사용하고 저자는 시판하는 조금 굵은 고춧가루를 사용해서 색도 식감도 달랐다고 한다.
사용한 재료와 손맛이 차이가 날 수 밖에 없으니 그맛을 그대로 재연하기는 어려운게 맞는것 같다.
재료에 있어서 디테일하게 적어놓았고 조리법도 적어놓았으니 따라해보면 되겠지 싶겠지만 재료에 약간 차이가 있고 조리순서에 있어서 차이가 분명 있기에 저자가 먹어본 맛을 제대로 알수는 없을거다.
10인이 전문 요리사이고 떡볶이 전문점을 하는 것도 아니기에 책속 레시피도 그 맛도 정말 맛이 있는지 없는지가 궁금하기는 하지만 그보다는 그들이 요리하고 맛보면서 나눈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들이 내 과거속 기억들과도 연결되면 추억속으로 떠나게 한다.
거기에 그들이 처한 삶의 모습이 내가 아는 모습도 있지만 다른 사람들의 여러 모습들도 들여다 보게 되어 함께 생각하고 공감할수 있게 한다. .
떡볶이 이야기 중간에 쿠키 레시피가 있다.
떡볶이 먹고나서 전날 만들었다며 내놓은 디저트 쿠키인데 너무 맛이 있더란다.
그래서 친절하게 쿠키 레시피도 알려준다.
10개의 떡볶이 중에 몇개? 또는 하나씩 10가지 다 만들어 볼까 한다.
어떤 맛일지 궁금하기도 하고 그 맛을 느끼며 그들이 나눈 대화들도 떠올려 볼수 있다.
비건 떡볶이 밑에는 ' <이렇게 맛있고 멋진 채식이라면>을 일부 참고해 조리함 ' 이란 문구가 있다.
흔히들 요리책이나 블로그 등 누군가의 레시피들을 따라하고 거기에 조금씩 응용해서 나만의 레시피를 만들기도 한다.
여기 소개된 레시피들은 그렇게 응용하거나 누군가가 알려주었거나 스스로 이것 저것 넣어가며 만든 레시피들이다.
고추장이 들어가기도 하고 안들어가기도 하고 땅콩이 들어가기도 하고 등등 장이나 재료들의 조합이 다양하니 당연히 맛도 천차만별.
나도 만들어 먹어가며 또 나만의 레시피를 만들게 될 수 있다.
냉면을 먹을때 계란을 먼저 먹느냐 나중에 먹는냐, 탕수육을 먹을때 찍먹이냐 부먹이냐 등등 사람들의 입맛 취양은 제각각이다.
책속에서도 떡볶이속에 계란이 들어 있을때 아끼고 좋아하는 것을 끝까지 남겨두었다가 맨 나중에 먹는다, 김.떡.순 패키지를 먹을때 다른것을 다 먹고 아끼는 떡볶이를 제일 나중에 먹는다 같은 먹는 취향에 대한 이야기에서 같은 마음으로 공감하기도 하고 나는 좋아하는걸 먼저 먹는다 하는 이도 있을것이고 누군가의 추억과 취향에 대한 것들을 공감하고 다름을 생각하게도 한다.
옛 추억속으로 가다보면 기억속에 정확하지 않은 것들이 있다.
1990년대의 떡볶이 한접시 가격은?
글쎄? 나도 가물가물한다.
지금보다는 많이 낮은 가격이었을텐데... 그 기억의 부정확함으로 나누는 대화속 이야기들이 재미있다.
정확하지 않아서 옆에서 하는 이야기에 자꾸만 흥정하듯이 가격이 자꾸만 낮아진다 ㅎㅎ
정말 얼마였을지가 중요한게 아니라 기억을 더듬어 가며 추억하는 재미가 있는것 같다.
직업이나 현재의 환경이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담겨있다보니 먹거리 앞에 두고 이런 저런 담소를 나누는 모임같은 느낌이다.
좋아하는 사람과 맛있는것 먹으면서 관련된 이야기가 저절로 떠오르고 나누게 되면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인생과 자신의 현재와 과거의 삶이 그대로 따라오는 상황.
그러다 보니 정작 떡볶이 관련책을 낸다고 하면서 다른 이야기만 잔뜩 하고 와서 다시 보완하기 위해 더 만나게 된 경우도 있다.
책은 2019년 발간되어 각 요리사들의 소개는 2019년 기준이도 대화를 나누고 떡볶이를 만들어 먹은 시점은 2018년 2019년 몇월로 언제였는지를 각 내용 끝에 적어 두었다.
떡볶이 이외에도 그렇게 다른 음식으로도 이런 책이 나올수도 있겠다.
그런데 이렇게 떡볶이 처럼 누구나 좋아하고 다양한 먹거리가 또 있을까? ㅎㅎ
내 떡볶이도 맛있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