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메뉴는 제철 음식입니다 - 박찬일 셰프의 이 계절 식재료 이야기
박찬일 지음 / 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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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사시사철 원하는 먹거리를 쉽게 구할 수 있다.
물론 하우스나 양식이 되지 않아 정말 딱 나오는 시기가 정해져 있는 것들도 있기는 하지만^^
목차가 재미있다.
제철에 맞게 봄날의 맛, 여름날의 맛, 가을날의 맛, 겨울날의 맛이란 제목으로 책속에서 소개할 제철 재료들을 미리 그림과 함께 모아서 보여준다.

목차의 그림만 봐도 어떤 재료들을 다루었구나 하는 걸 저절로 알 수 있다.
재료에 대해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까? 읽기 전부터 기대가 된다.
해산물에 나물, 야채, 생선 등등

다양한 먹거리들 이야기를 기대하며 하나씩 만나러 간다.

목차에 있던 그림들이 시작하는 첫 페이지에 큼직하게 그려져있다.
항상 말라서 딱딱하고 살짝 비틀어진 멸치만 보다가 그림이지만 이렇게 생선같아 보이는 생생함으로 보게 되니 새롭다.
몇년전 백령도에 2박3일 놀러갔다가 멸치배 들어온걸 본적이 있다.
책속에는 멸치를 잡아서 어떻게 처리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열심히 힘들여 그물에서 털어내고 빨리 쪄서 말린다는 내용인데 그 과정이 너무 힘들다고.
내가 본것은 멸치를 털어내는 과정 다음부터 였던것 같다.
사각의 넓은 판 안에 정말 반짝반짝 빛나는 너무나 이쁜 멸치들이 파닥거리는 모습부터 쪄지는 것과 쪄서 나온것을 판 그대로 트레이에 올려서 바람 맞으며 말리는 것을 한 장소에서 모두 볼 수 있었다.
흔하게 볼수 있는 장면이 아니어서 컷컷 사진기로 담았다.
그때 느낀건, 멸치가 참 이쁜 생선이구나~ ㅎㅎ 
멸치의 성질이며 털어내는 과정, 일제가 우리땅을 식민지화 하기 전부터 일찌감치 우리바다에 들어와 멸치를 싹쓸이 하던 역사속 이야기까지 여러 내용들이 재미나다.

가지 맛을 알게 되면 어른이 된 것이다?
어릴적에 가지를 좋아하는 경우가 드물다고 했다.
나는 어릴적부터 가지 요리나 나물, 씀바귀.꼬들빼기 같은 다양한 김치 등 흔히 아이들이 즐겨 먹지 않는 것들을 좋아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햄,소세지,어묵 같은 건 지금도 그렇지만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던것 같다.
아침에 도시락 통 열어보고 이런 것이 있으면 꺼내놓고 김치를 담아갔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어머니는 밥을 싸 놓고 반찬통은 비워서 식탁위에 놓아두셨다... 알아서 싸 가라고 ㅎㅎ
작년에 알았다.
어머니는 가지 요리를 그닥 좋아하지 않으신다는 걸.
어쩐지... 어머니가 가지 요리를 해 주셨던 기억이 없는 것 같다.
밖에서 밥을 먹을 때 가지 요리가 나오면 즐겨 먹었는데 어머니에게 가지 요리를 해 달라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그저 있으면 먹고 없다고 따로 해달라고 하지 않는 성격이었다.
초등학생(나는 국민하교 시절을 보냈다) 시기부터 내 스스로 요리를 즐겨 해 먹었기에 원하면 만들어 먹는 쪽이었던것 같다.
그래서 가지에 대한 이야기들도 흥미롭게 읽힌다.
나도 어른이 되고 여러 방송에서 가지를 재료로 요리사들이 요리하는 걸 보고 단순히 가지무침이나 볶음 이외에도 다양하게 먹을 수 있구나 하는 걸 알게 되었는데 이렇게 각 재료들이 가지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재미있다.
요리법, 역사이야기, 재료가 가지는 특징, 지역과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제철음식 만큼이나 신선하다.

우리나라는 염장 식품들이 많다.
사철 먹거리를 풍족히 먹을 수 없으니 저장해서 오래 두고 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생선인데 고기도 염장하는 내용도 소개된다.
초겨울에 배우와 무 등을 절이고 양념해서 김장을 한다.
이렇게 염장을 하며 무언가를 절이고 보존해서 오래 두고 먹는 것도 '김장'이라고 한단다.
새롭게 배우고 알게 되는 것들도 여럿이다.

보통 해물탕에 들어가는 미더덕... 입 안에서 탁 터졌는데 너무 뜨거운 국물이 나와서 놀라던 기억이 간혹 있다.
그래서 미더덕은 살살 씹고 살짝 식혀서 먹어야 한다.
그런 미더덕 이야기가 아주 흥미롭다.
미더덕이랑 비슷하게 생긴 오만둥이라는 것이 있단다.
가격차도 있고 맛도 차이가 있다는데 그 이유와 생긴 모양에 대한 이야기들이 재미있다.
흔히들 구분하지 못한다는데 구분법을 듣고 나니 앞으로 미더덕? 또는 오만둥이를 해물탕속에서 발견하면 구분할수 있을것 같다.

농부의 무수한 땀을 통해 쌀이 수확되듯이 누군가의 힘겨운 손길을 통해 미더덕이나 여러 먹거리들을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도 생긴다.


이제 계절마다 이때는 이걸 먹어야 하는데 하는 생각이 들겠다.
시장이나 마트에 나온 재료들을 보면서 요즘이 제철이구나 하며 반가운 마음에 바구니에 담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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