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맛길 행복이 머물렀다 - 마음이 따뜻해지고 그리워지는 음식 이야기
김수경 지음, 이갑성 사진 / 도도(도서출판)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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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니 몇년전부터 방송에는 먹는 프로그램들이 엄청나다.
일명 먹방.
이 책도 맛있는 집의 맛난 음식이 가득하다.
그.런.데... 조금 다르다.
음식마다 식당마다 저자의 사연이 함께 한다.
첫 이야기 음식부터 느낌이 딱 왔다.
뒤에 이어질 이야기들이 기대가 된다.
 
 
나는 좋아하지 않았지만 아버지는 좋아하셨다... 순댓국
지금은 자신도 즐겨먹는다는 순댓국을 먹으며 어릴적 아버지를 떠올리고 당시의 추억을 소환한다.
맛있는 음식맛을 생생하게 표현하니 읽고 사진을 보면서 저절로 군침이 넘어간다 ㅎㅎ
배고플때 보면 안되겠다.
책 읽다 중간에 맛있게 읽은 열무 꺼내서 잡곡밥에 고추장, 들기름 넣어서 쓱쓱 비벼 먹었다.
그래, 이맛이다... 이렇게 만족스럽다니 ㅎㅎ 행복이란 감정이 이렇게 쉬운 것이더라~ ^^
나도 맛있는 음식 먹으며 함께 한 사람들과의 추억을 몇줄씩 남겨 놔야겠다.
내 추억속 사람들과 먹거리가 함께 했던 이야기들을 엮어서 이렇게 책으로 내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조금씩 적어둔 메모들이 더 생생하게 기억을 도와줄 테니까.


음식에는 편견이 있다.
언제 어디서 누구와 먹었는지가 참 중요하다.
너무 어려서 제대로 맛을 느낄수 없었을수도 있고 처음 맛본 곳이 제대로 맛을 내지 못하는 곳이었을 수 있고 함께 먹은 사람과의 식사 자리가 불편했다면... 그 음식, 장소가 좋은 기억이 되기 어렵다.
그런 나쁜 편견은 이후에도 영향을 준다.
반면 처음에 너무 맛이 있었는데 이후에 그만큼 제대로 맛을 내는 곳이 없다면 늘 아쉬움과 불만족으로 불평이 생길 수도 있다.
공연을 보면서도 가끔 그런다.
처음에 너무 괜찮은 공연으로 시작한 사람들은 이후 늘 눈높이만 높아져서 불평이 크다.
맛도 공연도 처음에 소소하게 시작하며 더 맛있는 곳, 좋은 공연을 만나야 하는것 같다.
처음이 너무 꽝만 아니기를~ ㅎㅎ 
저자도 곱창을 처음에 제대로 맛보지 못하고 가진 편견으로 오래도록 멀리 했다는데 제대로 맛본 이후 이제는 너무나 좋아하는 음식이 되었단다.
나도 너무 좋아하는 곱창... 불판의 지글거림이 떠오르고 고소한 냄새가 솔솔 올라오는 듯 하다.
이 책은 고문이다.
맛 고문!!!



푸드스타일리스트며 요리 연구가인 저자는 일의 특성 때문에 다양한 음식을 접하고 많은 곳들을 가보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는 먹는것을 좋아하고 감성적이다.
그녀의 음식이야기 속에는 스토리가 있고 추억이 있고 그 자리에 함께 앉아 음식의 맛을 느껴 보고 이야기 나누고 싶게 한다.

거기에 더해서 몇가지를 제외하고는 요리연구가 이기에 그녀가 만들어봤던 레시피도 알려준다.
<집에서 ______ 맛있게 요리하기>
그렇게 어려운 레시피들이 아니기에 한번 만들어 볼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몇가지는 재료도 충분히 가지고 있어서 조만간 만들어 봐야겠다^^
마침 순댓국 만들어 먹으려고 생각중이었는데 그녀의 레시피대로 해 봐야겠다.

그녀의 음식 이야기속에는 음식과 다양한 사진들이 생생하게 담겨있어 보고 읽는 재미가 있다.
거기에 더해서 그녀의 감성이 제대로 드러나는 글귀들도 눈길이 간다.

'나의 20대를 생각하면 슬쩍 코웃음이 나온다. 당신의 20대는 어떠셨습니까?'
'열정이 없었다면 무언가와 누군가와 부딛칠 일도 없었을 것이다.'

20대, 30대, 40대... 그렇게 시간들을 지나면서 그 당시 즐겨 가고 먹고 머물렀던 곳들에 대한 기억은 오랜시간이 지나 그곳을 다시 찾았을때 옛 시절의 나와 그날들을 떠올리게 된다.
그래서 그녀는 그시절의 기억을 담고 있는 장소들을 기억하고 그 시절에 먹었던 음식, 음식점을 떠올린다.
그러다보니 이제는 사라져 버린 곳들도 있다.
이 책은 맛집을 소개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이미 없는 가게들과 그곳의 음식과 사진이 담겨있다.
내용을 보면서 여기 한번 가볼까? 했다가 없어졌다는 내용에 아쉬움이 생긴다.
그러나 그 시절의 추억을 나누고자 하는 그녀의 마음이 음식과 더불어 전해지니 아쉬움은 잠시고 마음은 같이 훈훈하다.


읽어가면서 몇몇 가게들을 검색했다.
일부러 가게 위치나 이름을 알려주지 않는건가 했는데 ㅎㅎ 맨 뒤에 있다.
친절하게 모아놓은 맛집주소 40개.
중간에 검색하느라 시간을 조금 들이긴 했지만 그만큼 맛보고 싶었던 마음이 컸기 때문이니 이또한 만족했다는 것.
뒤에 이렇게 모아놓은걸 보니 그래도 마음이 고맙다.
일부러 찾아가기 보다 어느날 그 지역을 가게 될때 한번 찾아가 보자 하는 마음을 가져본다.
이 책속의 가게들은 그녀의 맛길이고 내 추억과 함께 하는 나만의 맛길도 여러곳 있고 앞으로 그녀의 맛길과 이어지는 곳도 추가될지 모르겠다.
나도 나만의 맛길에서 행복과 함께 하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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