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담에 그리다
우치노 겐지 지음, 엄인경 옮김 / 필요한책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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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시인 우치노 겐지는 일제식민 시대에 조선 대전에 머물면서 대전중학교 교사를 하고 시를 쓰고 시가 전문 잡지 [경인]을 창간했다고 한다.

한국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과 식민지 시대에 그가 생각하는 그들의 삶의 안타까움과 시대적 아픔을 시 속에 표현했다.
1923년 그의 첫 시집인 [흑담에 그리다]를 발표했지만 발간금지 처분을 받게 되고 1928년 끝내 조선에서 추방당하게 된다.
그가 바라본 조선 사람들의 삶은 어떠했들지 그의 시가 어떠했기에 자국인이었던 그의 시집을 발간 금지 시켰는지 궁금해진다.


다소 어두운 내용... 이런 시들이 중간중간 꽤 보인다.
시 표현들이 그렇게 가볍지 않고 쓰이는 언어도 오랜 옛날의 언어표현이기에 조금 자연스럽게 다가오지 않고 어려운 부분이 있다.
더욱이 그가 조선에서 지내면서 한글에 익숙해 있다해도 일본인이기에 한글의 언어적 다양성으로 표현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시속 표현들을 통해 그가 본 일제시대의 조선 사람들의 모습에서 갖고 있던 애정과 안타까움이 전해진다. 
시대적 배경과 상황에 대한 무거운 주제를 다루지 않은 일반적인 사람들의 삶의 모습들은 가볍고 유쾌하다.
장날 풍경, 공방대 물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느낌, 물가의 아이들의 모습 등등
저 시대에 사람들은 저런 모습으로 일상을 보냈구나 하는 걸 자연스럽게 상상하게 된다.


시 표현들이 따뜻하고 부드럽다.
그가 가진 성형이 느껴지는 것 같다.
자신의 첫 시집이 발간금지 당하고 그것에 대한 항의로 열심히 활동하고 시 모임을 결성하고 시가 전문잡지 [경인]을 창간하는 등 이력을 통해 볼때 그저 감수성만 가득한 묻혀지내는 시인이 아닌 열정과 활동성이 강한 인물이었음도 알 수 있다.
그가 일본인이었기에 잡지를 만들고 활동을 하면서 조선 시인들이 받았을 제약들을 그나마 받지 않고 좀더 과감하게 적극적으로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그가 첫 시집을 발간하며 책에 써 놓은 뒷부분이다.
맨 아래 보면 그가 발문을 쓴 1923년 9월 1일에 일본에선 간토대지진이 발생하고 이후 조서인 대학살이 이어졌다고 한다.
어수선하던 그 시기에 일본에 대해 좋지 않은 느낌을 주는 시를 썼으니 조선총독부에서 좋아하지 않았으리라는 싶다.
어려운 시기에 조선에서 조선사람들을 사랑하고 열심히 활동하다 추방당했던 시인의 시를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만날수 있어 좋았다.
그의 시 속에서 그 당시 사람들의 삶의 모습과 마음 아픈 당시의 시대를 읽을 수 있어 조금 아프기도 하고 그 삶을 상상도 해 볼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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