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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맛 - 고요하고 성실하게 일상을 깨우는 음식 이야기
정보화 지음 / 지콜론북 / 2019년 3월
평점 :
표지가 요즘 스럽지 않다?
웬지 오래전 발간된 옛 책을 꺼낸듯한 느낌이다.
점진적으로 톤이 엷어지는 그라데이션 효과처럼 퍼지는 색감에 제목도 참... 작은 글씨가 눈에 확 들어오지 않는다.
'그래!! 그걸 원했어~' 라고 하는듯 책 전체적으로 그런 느낌이 가득하다.
옆에서 친구가 요즘 트렌드란다... 복고풍인가???!!!
책을 펼쳐보지 않은 채로 책의 옆면만 보면 예전 색색의 종이들로 된 노트를 떠올리게 된다.
왠지 안을 펼치면 빈 여백의 종이가 있어 뭔가 적어야 할것 같다.
책을 펼치면 글이 빼곡하다.
제목은 <계절의 맛> 이라 계절에 연상되는 여러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작년부터인가 벚꽃향 카페 음료들이 새로 나와 메뉴에 적혀있는걸 보게 된다.
뭔 음료에서 벚꽃향이야?
솔직히 과일이 아닌 허브도 아니고 은은한 향이 나는 벚꽃이란 소재는 호감이 가지 않는다.
왜.냐.면... 천연이 아닐꺼라 생각하니까, 헤이즐넛처럼.
역시나다 ㅎㅎ 저자가 벚꽃과 관련해서 시럽을 만들고 청을 만들어 먹는 이야기가 흥미롭다.
오호~ 이렇게 해서 맛있는 음료가 나오는건가?
예상대로다... 맛이 없단다... 인상짖는 모습이 그대로 연상된다.
벚꽃만으로는 어쩌지 못해 다른 재료들을 보강해 시럽 만드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이런 저런 과정들을 들려주더니 뒤에 레시피를 적어준다.
계절의 맛이고 꽃이든 과일이든 먹는 재료들이 등장하지만 사진1장, 그림 일러스트 1장도 없다.
오로지 글~ 뿐이다.
정말 너무 담백한 편집이네^^
요리하는 방송을 보면서 글을 읽으면서 침을 꼴깍하고 입맛을 다시게 된다.
누군가 그랬다.
먹어본 음식이고 그 맛을 알기에 연상이 되어서 레몬 같은 신 음식을 보면 입안에 침이 저절로 생긴단다.
내가 알지 못하는 먹어본 적이 없는 음식이라면 그저 어떤 맛일까 궁금은 하겠지만 그렇게 몸이 반응하지는 않는다는 것.
맞는 말인것 같다.
몸이 기억하는 맛... 맛이 기억하는 순간.
어느게 먼저일지 모르지만 이 책 속에도 수많은 먹거리에 대한 추억들이 소환된다.
힘들던 시절 한 여름에 여의치 않아 온전한 한통을 망설이다 1/4통의 수박을 사다가 너무나 시원하게 먹었다는 이야기는 누구나의 공감이 되지 않을까.
제목 : 여름의 괜찮은 구석 수박화채
"어느 계절을 좋아해?"
"여름만 아니면 다 괜찮아!"
그러나... 온몸을 시원하게 식혀주는 냉장고속 썰어놓은 수박이 있어 여름에 대한 인식이 달라질 수 있다.
P95 끝 - '이날의 수박맛이 얼마나 좋았던지, 싫은 것 투성인 여름이지만 나름 괜찮은 구석도 있구나 싶었다.'
이렇게 음식을 통해 추억이 떠오르고 추억을 떠올리며 그날의 음식이 현재와 맛나곤 한다.
계절마다 추억마다 음식마다 이야기들이 한 가득이다.
글만 잔뜩인 책... 담백해도 너무 담백하다 싶었는데 ㅎㅎ
책 뒤쪽에 사진들이 여러장 모아져 있다.
설명도 없이 그저 음식과 음료, 요리하는 모습과 함께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그저 글만 읽고 끝내기에 살짝 아쉬웠나?!
이야기마다 레시피를 소개하고 봄이 전하는 말, 여름이 전하는 말 등 그 계절에 전하는 요리 재료들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곁들여 좋은 정보도 얻게 한다.
그 밑에 재료나 요리에 대한 그림이 없어 아쉬웠는데 그래도 아는 재료, 음식, 맛이라 오롯이 글 만으로도 떠올려지는 모습과 맛이다.
그래도 아쉬움이 남는다면 맨 뒤의 사진들이 살짝 채워줄 수 있겠다.
몇몇 레시피들은 그저 눈으로 보고 넘기지만 한번 해먹어야겠다는 생각도 들게 한다.
지금이 봄이니 계절마다 찾아서 만들어 보고 그 계절의 이야기와 맛을 다시 만나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