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싱글과 시니어의 크루즈 여행기
루시 나이즐리 지음, 조고은 옮김 / 에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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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를 보고 어르신들의 크루즈 여행에 동행하는 알바를 하게 된 아가씨의 이야기인가 했다.
모르는 어르신들을 모시고 여행하는 색다른 여행기에 대한 이야기려니 했는데 조부모님을 모시고 떠나는 손녀의 이야기였다.
저자 루시 나이즐리는 글과 그림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다.
그녀가 쓴 책들은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고 한다.
이 책도 그녀가 90세를 넘기신 조부모님이 크루즈 여행을 하겠다는 이야기에 온 친척.가족들이 걱정하는 가운데 동행을 자청하고 떠나는 시작과 준비, 여행의 여러 이야기들과 혼자만의 공간으로 돌아오기까지의 여정을 담고 있다.


90세를 한참 넘기신 어르신들이 거동도 불편하고 귀도 어두우시고 가족들의 걱정이 태산인데 손녀가 함께 하겠다고 하니 다른 가족들의 마음이 어떠했을지 공감이 된다.
 
출발전부터 여행 중간중간 할아버지의 전기를 읽으며 그분이 살아오셨던 삶을 더 가까이 느낄수 있는 시간도 함께 했다.
이야기속의 할아버지를 통해 그분의 행동이나 소소한 이야기들을 더 공감하고 함께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내 짐만 챙겨서 되는게 아니다.
혹시 모를 상황등을 생각해서 두분의 짐 챙기는 것도 살펴야 한다.
역.시.나... 연세 많은 어르신들의 깜빡깜빡 증상이 그대로 보여진다.
가방속에 액체나 크림류는 없어야 한다고 물으니 '없다'고 하셨는데 ㅎㅎ 다양한 액체와 크림류들이 들어있다.
치매증상이 살짝 있는 할머니의 핸드백 속에서는 한짝뿐인 양말도 발견됐다.
몸만 불편한것이 아닌 두 어르신을 모시고 떠나야 하는 여행은 시작부터 그렇게 세세한 점검과 각오가 필요하다.



여행중에 자신도 어찌하지 못하는 실수와 적응하지 못하는 몸으로 인한 여러 사건사고들이 있지만 그래도 곁에서 챙겨주고 해결해 줄 수 있는 든든한 손녀가 있으니 다행이다.
애와 노인도 같다고 하는데 정말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아기들만큼 챙기고 신경쓰고 해야할 것들이 참 많아지는 것 같다.

다른 사람생각 안하고 자신의 생각대로 움직이고 듣지도 못하고 딱 아기다.
아.마.도... 혼자만의 시간을 갖을 수 있는 건 잠자리에 들기위한 시간뿐이지 않았을까 싶다.
대견하다 손녀~


책속에서 실제 어르신들과 손녀의 사진을 만났다.
닮았네~ ㅎㅎ

여행에서 돌아와 두분을 집으로 모시고 돌아가는 손녀.
고생한 손녀를 안아주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모습이 정겹다.
셋이 함께한 여행이 고생도 되었지만 서로를 더 잘 알아가고 배려하며 함께 한 시간들이 얼마나 좋았는지를 담고있다.
손녀와 함께라면 지금 여행을 떠나던 첫날로 돌아갈 수 있다는 말에서 여행을 통한 유대감을 느낄 수 있다.
조금 더 젊으실때, 건강하실때 손녀와 또는 다른 가족들과 여행을 다니셨다면 좋았을텐데... 그래도 손녀가 두분과 함께 한 여행을 고생, 고통으로 느끼지 않고 함께 해서 좋았다고 사랑한다고 하는 모습이 찡~ 하게 다가온다.
정감있는 그림과 여행중의 소소한 것들을 상세하게 잘 그려낸 이야기들이 참 정겹다.
나는 일찍 친가, 외가의 할머니와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셔서 함께 여행할 기회가 없었다.
만약 살아계셨다면 그런 여행을 할 수 있었을까?
이렇게 여행을 감사하며 마칠수 있었을까?
참 쉽지 않은 여행을 따뜻하게 함께 하고 그 이야기들을 이렇게 책으로 소개해 주니 읽으면서 같이 마음이 따뜻해진다.
부모님과도 함께 여행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더 나이 드시기 전에 함께 여행을 계획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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