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참 쓸모 있는 인간 - 오늘도 살아가는 당신에게 『토지』가 건네는 말
김연숙 지음 / 천년의상상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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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박경리 작가의 장편 소설 [토지]속 인물들을 가지고 몇년간 수업을 했던 내용을 담은 것이란다.

이 수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토지속 인물들과 만나고 회복되었단다.

그래서 제목이 < 나, 참 쓸모 있는 인간>이 된것이 아닐까.

사실 나는 토지를 드라마로 봤다.

너무나 방대한 소설... 박경리 작가는 이 소설을 26년간에 걸쳐서 완성했다고 한다.

대.다.나.다.

그런데 더 대단한건 등장하는 인물들이다.

600여명의 사람들이 등장한다.

양반, 상인, 노비 등의 다양한 계급층과 남.녀.노.소 및 여러 심성을 가진 사람들... 이 무수한 사람들이 세상 온갖 인물들을 다 표현하고 있다.

그래서 소제목에 인간 백화점이란 말이 있다.

맞는 말이다.

드라마속 이야기는 친절하다.

사람들의 관계도 잘 표현해 내야하고 극적인 장면들과 호기심과 집중시킬 수 있는 장면들과 이야기의 연결들도 중요하다.

시작부터 ??? 가 저절로 떠오른다.

책속 여러 인물들에 대해 저자가 친절하게 설명해 주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이야기 흐름이 어떠할지 궁금해진다.

이야기의 주축은 최참판댁 '서희'와 주변 이야기이지만 딱히 주인공이 없는 것처럼 어느 누구에게도 크게 비중을 두지 않고 상황 전개도 너무나 담백하다.

중요 인물인데 누군가가 전해주는 짧은 이야기속에 잠깐 주요 사건이 전해 진다는 시작부분 내용부터 '뭐지?'하는 의문이 저절로 떠오르니 ㅎㅎ 그동안 이 유명한 대작은 이렇게 모른채 했는가 놀랍기까지 하다.

아.마.도 ㅎㅎ 드라마로 토지의 주된 흐름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친절한 연출과 각색, 배우들의 멋진 연기에 [토지]라는 작품을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하게 되었던 것이 아닐까.

작가가 집필하는 대중적인 방향이 아닌 형식을 설명하는 글에서 책의 시작과 진행, 마무리가 궁금해진다.

내용 여기저기에 [토지]속 여러 페이지의 내용을 적어주고 설명해 주는 글들을 보면서 드라마를 통해 알고 있는 사건의 진행은 알고 있지만 인물들 같의 섬세한 관계, 대화법, 감정 등에 대해서는 너무나 몰랐구나 하는 걸 알게 된다.

저자가 알려주는 내용도 좋지만 내가 전체적으로 읽으면서 그 흐름을 따라가 보고 싶어졌다.

물론... 깊이 있게 책을 읽고 강의해 오신 책 속 내용이 보기전에 읽는 것 보다 더 재미나게 책을 읽게 할 것이 분명하다.

어쩌면 내가 이 책을 읽고 나서 [토지]를 읽는 것이 더 다행이라 생각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먼저 읽었었다면 [토지]속 인물들의 대화나 내용들을 무심히 넘기는 부분들이 많았을것 같다는 생각이 드니까^^

저자가 강의하는 강의실에서 토지속 인물들에 대해 열정과 확신에 찬 감성과 함께 전해 듣는 많은 사람들의 무리속에 나도 있었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집중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보이는 듯 하다.

세상에는 무수한 사람들이 산다.

많은 사람들이 살다보니 그들의 생각, 삶의 살아가는 방법, 여건, 성격, 환경 및 만나게 되는 사람들과의 관계등 다양한 사람들 만큼 다양한 변수들도 많다.

저자의 글을 읽다보니 세상에는 정답이 없음을 수긍하게 된다.

그래서 누군가의 행동이 옳고 그르고 착하도 악하고 참이고 거짓이고를 구분할 수 없고 다 그 상황에 그 시대에 그 순간에 그럴수 밖에 없고 그런 선택이 그 나름의 이유로 다가오는 인생들의 무게감이 제각각임을 담백하게 보게 되는것 같다.

인간 백화점... 박경리 작가는 어떻게 이렇게 어마어마한 작품을 이렇게 탄탄하게 적어 놓았을까?

그 시대를 산것도 아니고 자신의 이야기를 쓴 것도 아닌데... 그래서 작가들이 정말 대단하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된다.

엄청난 대작이라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모르지만 갑자기 밥 먹는것 보다 더 즐겨 책 읽기에 빠져서 10권 전집을 단숨에 읽어내던 청소년기의 그날들이 떠오른다.

[토지]가 내게 그 열정의 시간을 다시 불러오게 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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