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듣는 김광한의 팝스다이얼
김광한 지음 / 북레시피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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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참 심플하다.
검은 LP 레코드판이 가운데 떡하니 자리하고 있다.
라디오를 켜면 익숙한 음성으로 팝송을 설명하고 다양한 음악과 사연들속으로 여행 할 수 있게 잔잔하고 경쾌한 목소리를 들려주던 김광한님이 느닷없이 세상을 떠난지 벌써 3년이다.
당시에 그의 죽음이 너무나 생뚱하고 놀라웠는데 어느새 라디오에서 그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을뿐 왠지 그가 세상에 없다는 것이 잊혀진듯 생소하다.
어느 채널에선가 그의 음성과 그가 들려주는 음악이 나올것만 같다.
그래서 이렇게 그의 유고집이 출간된것이 한순간 의아했다.
맞아... 벌써 3년인데 그냥 놀랍고 안타까웠던 그날 이후 일부러인듯 까마득히 잊어버리고 있었다.
생전의 모습과 젊은 시절의 모습들을 담은 여러 사진들이 정겹다.
그가 만난 무수한 팝 스타들과 함께 어울렸던 여러 지인들의 모습도 반갑다.
요즘은 보이는 라디오로 출연하는 게스트나 DJ를 보면서 라디오를 들을 수 있기도 하는데 예전의 목소리만 들려올뿐 그들이 함께 하는 자리의 분위기, 모습은 그저 상상속으로 들어가 오롯이 귀를 기울여 집중하게 하는 나날이었다.
그 시절의 멋진 DJ들이 한자리에 함께 하는 모습... 세월앞에 장사 없다고 한사람 한사람 이별을 하게 된다.
내 나이도 반백이다.
나의 10대 20대에 함께 했던 라디오속으로 타임머신을 탄듯 돌아가는 기분이다.
자신의 죽음을 예견한건 아닐테지만 그동안의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적어놓은 글이 남겨져 있어 이렇게 사람들에게 그의 어린시절부터의 여러 모습과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게 되어 반갑다.
그가 떠나고 힘들었던 아내분이 드디어 그의 공간을 정리하다 발견한 글들이 이제사 세상에 나왔다.
좀 더 일찍 나올수도 있었겠지만 그의 죽음을 아쉬워하는 많은 이들이 약간의 시간이 지나 조금은 담담해져서 만나게 되는 그의 이야기라 더 편안하고 반갑게 맞게 되는것 같다.
그가 가졌던 음악의 열정, 만나 사람들과 함께 했던 사람들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어 그들만의 대화속으로 함께 하고 있는 듯하다.
반가운 이들의 모습에 그들이 지나온 시간의 흔적이 보여서, 그리고 얼마가 될지 모를 미래를 생각하며 반갑고 기쁘고 씁쓸하고 아쉬운 마음이 다 같이 교차한다.
언제 부터였는지 라디오 켜는 횟수가 줄어들고 요즘은 통 라디오를 듣지 못했다.
이 책을 읽으며 다시 라디오를 켜고 싶어진다.
'김광한의 팝스다이얼~~' 이란 외침음 들려오지 않겠지만 또 다른 누군가가 들려줄 음악속으로 함께 하고 싶어진다.
많은 사진들이 뒤에 모여서 담겨있어 사진집을 펼쳐든듯 하다.
오래된 사진에서 시간의 흐름이 느껴지고 왁자지껄 음악 이야기, 인생 이야기 주저리주저리 웃고 떠드는 좋은 사람들의 모습이 보여지는 것 같다.
김광한님의 인생, 음악, 열정에 대한 이야기 알 수 있어 다행이다.
김광한님이 가보고 싶었던 곳들을 아내분이 다니면서 그의 흔적들을 남겨 놓는 이야기도 마음 찡해져온다.
사랑하는 이가 가보고 싶어하던 그리운 곳들을 돌면서 그 장소를 같이 공유하는 혼자 남겨진 이의 사랑이 귀하고 살짝 서글퍼진다.
그래도 그의 글이 남아있어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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