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의 도시 가이드
제프 마노 지음, 김주양 옮김 / 열림원 / 2018년 6월
평점 :
절판


건축물에 대한 사람들의 시각은 외관이 이쁘다, 독특하다, 실내 구조가 실용적이다, 공간이 좋다, 좋은 소재를 사용했다, 창이 커서 좋다, 수납 공간이 잘 되어 있다 등등 실 생활에서 자신이 사용해야 할 공간에 대한 보는 기준이 있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실 생활상의 공간을 보는 시각이 아니다.

건축물을 보는 대상은 바로 '도둑'이다.

도둑이 보는 건축물... 그것은 그들이 필요로 하는 물건을 담고 있어 효율적으로 그 공간을 찾아 들어가고 빠져 나오는 것에 관점이 맞춰져 있다.

1870년대 유명한 도둑이었던 조지 레오니다스 레슬리의 이야기를 통해 도둑이 보는 건축물에 대한 관심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는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했던 전문가였다.

그래서 그가 일반인들이라면 접근하기 어려웠던 중요한 여러 건물들에 대한 도면을 입수하거나 볼 기회를 얻기에 수월한 위치, 환경속에 있을수 있었다.

건물을 보면서 관심을 기울인 이유가 도둑이 되기 위한 것이라니... 해커라던지 사기꾼 등등 머리 좋은 사람들의 악행이 드러날"때 보통 이런 말들을 많이 한다.

' 그 좋은 머리를 나쁜일에 사용하다니... 쯧쯧 '

1878년 그가 자신의 조직원에게 살해당해 여러해 동안 계획했던 큰 도둑질을 완성하지 못했는데 그것이 성공했다니 정말 역사적인 기록으로 남지 않았을까 싶다.

그가 상당히 큰 조직을 이끌고 크게 한탕한탕 해 왔기에 그의 이야기가 이렇게 책속 소재로 나올수 있었을 것이다.

그 이외에도 무수히 많은 이들이 자신들의 목적, 이익을 위해 크고 작은 일들을 벌여 왔을 것이다.

성공하는 큰 도둑들도 있지만 계획하고 모방하고 실행하다가 실패하는 무수한 사람들까지 더하면 세상에는 도둑들도 참 많다.

나도 어릴적 집에 도둑이 들었었는데 간이 큰건지 초범이라 어리버리해서였는지 ㅎㅎ 맨 손으로 들어와 집에 있는 기구들로 위협을 했었다.

집에 크게 가져갈만한 것이 없어 동전 모아놓은 저금통 가져가는 것으로 끝났지만 도둑이란 누군가를 위협하기 보다 사람이 없는 공간을 선호하는 것 같다.

아마도 그것이 안전하게 활동할 수 있기 때문이리라.

그런 도둑들의 심리, 관심과 관점, 실행한 기발한 방법들과 실패담 들을 통해 도시속에서 건물의 모습과 옆 건물들과의 연관성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게 해 주는 내용을 담았다.

어처구니 없이 붙잡힌 도둑들이야 철두철미하지 못한 초짜 어설픈 도둑들의 이야기이고 영화속의 치밀한 계획과 작전으로 오랜시간 실제적인 공간을 만들어 시뮬레이션 하며 감쪽같은 성공을 이루는 모습은 도둑을 영웅처럼 보이게까지 한다.

그런 실제 발생했던 이야기들이 담겨 있어 그들의 시각으로 건물을 새롭게 보게 되는 재미가 있다.

이 책이 남의 것을 탐하는 어떤 이들에게 동기부여를 하는 역할을 하지 않기를 ㅎㅎ

다른 시각으로 건물을 보는 누군가의 시선을 따라 건물을 보는 새로운 시간이 되었다.

그러고 보니 어린시절 집에 아무도 없어 담넘던 기억이 떠오른다.

단독주택이고 담이 높지 않았고 뭐... 우리집이었니까 당연한듯이 넘었지만 그곳이 남에게도 넘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는 곳이 될수 있다? ... 그래서 간혹 담벼락에 깨진 병 끼워져 있고 길죽한 뾰족 창살이 위험스런 집들이 다 이유있는 흉물들을 설치했구나 하는 걸 새삼 생각하게 한다.

이 책을 읽으며 주변 집들의 모습이 그냥 단순히 보여지지 않는 것도 새로운 경험이 되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