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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
유혜영 지음 / 홍익 / 2018년 6월
평점 :
품절
표지 그림이 참 마음에 든다.
빨간 장화 신은 고양이가 앞에 모카포트와 찻잔을 두고 초승달에 앉아 있다.
제목처럼 그 장면을 생각만 해도 재미있고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다^^
모카포트로 커피 내려먹는 고양이? ㅎㅎ 정말 재미있는 발상이다.
표지 안쪽 저자의 이력은 보지 않고 서문부터 읽었다.
어떻게 이 책을 쓰고 그림을 그리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소확행>... 작지만 확실한 행복.
그런 자신의 일상을 그림과 함께 써 내려간 책이다.
친구들과의 대화속에 자신이 즐겨하는 그림그리기와 자신의 일상을 특별한 주제나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써 내려가면서 돈도 받게 된다며 너무 즐거워 하는 이야기도 담겼다.
정말 그렇다.
좋아하는 걸 하면서 돈까지 벌 수 있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데 ㅎㅎ
일단 그림들이 참 친근하고 따뜻하다.
동화속 그림같은 편안하고 단순함이 있다.
처음에는 그냥 국내 작가인가 했는데 내용을 읽어가다 보니 지중해? 이야기가 나온다.
앞으로 가서 이력을 보니 스페인에서 20년째 살고 있다고.
그래서 그녀의 소소한 일상 이야기 속에는 여기 대한민국의 일상과는 다른 삶의 광경들이 등장한다.
차가 거의 다니지 않는 길.
공터같은 들판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각종 허브꽃과 잎들.
길 고양이들과의 만남.
겨울의 추위가 없는 지중해 날씨로 인해 키우게 되는 여러 흔하지 않은 화초들과 주변 사람들과의 교제 모습들.
조금은 특별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지만 그것이 그 곳에서는 그저 일상의 모습이기에 다른 나라, 환경속에 살아가는 누군가의 평범한 일상을 특별한 느낌으로 같이 보게 된다.
그래서 조금은 생소한 화초들에 대한 이름도 검색해 보고 알게 되기도 한다.
그녀의 스페인에서의 삶이 너무나 여유있고 기분 좋은 느낌이라 가끔 생각한적 있는 귀촌의 생각을 좀더 강하게 떠올리게 한다.
작은 텃밭을 일구어 야채 기르고 허브와 여러 과실 나무들 심고 가축들 키우면서 자연속에서 소소한 삶을 이어가고 싶다.
내 주변에도 그런 생각을 가진 이들이 꽤 있어서 어쩌면 한 지역에 옹기종기 이웃들이 되어, 또는 한 건물에서 공동체를 이루어 함께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것이 어느 시기가 될지는 아직 미정이지만.
이 책을 내면서 참 많이 행복했다는 저자.
느긋이 슬로우푸드인 모카포트로 커피 내리고 햇볕아래 바람을 느끼며 커피 한잔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지금 당장은 가질수 없지만 우선은 비오는, 햇볕 잘 드는 창가에서 차 한잔 마시며 내 일상속 좋은 사람들과 나름의 <소확행>을 만들어 가야겠다.
나도 일상의 특별하지 않은 시간속에서 행복을 생각하게 된다.
특별하지 않은데 미소짓고 있는 그런 날들.
'길 고양이에게 받는 사랑... 거부하지 않는 것은 사랑이다' ... 나도 퇴근길 길 고양이에게 말을 걸어보지만 단 한마리를 제외하고는 다가 오지 않고 거리를 둔채 나를 탐색하는 이들을 본다.
내 부름에 내 손짓에 다가오는 한마리 고양이 '나비' ... 요즘은 통 보이지 않는데 나를 반기는 그 녀석이 너무나 이쁘고 신기한데 그런 통함은 이곳이든 스페인이든 다 같은 마음일것 같다.
내가 '나비'에게 느끼는 편안함도 바로 거부하지 않는 사랑에 대한 감정일까?
저자 유혜영님의 글과 그림 덕분에 나도 그녀의 <소확행>속에서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