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 더 레터 - 편지에 관한 거의 모든 것에 대하여
사이먼 가필드 지음, 김영선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2,000년간의 편지들이 갖고 있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았다.

처음 이 책을 접할때, 여러 시대의 다양한 편지들을 모은 모음집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여러 편지들을 소개하기는 하지만 그 안에 시대적 상황과 그 편지들에 얽힌 주인들의 이야기 및 그 편지를 얻게 된 이야기, 자신의 이야기 등등 정말 방대한 내용들이 흥미롭다.

처음에는 마술사 이야기가 등장한다.

'뭐지? 편지에 대한 것을 아닌가' 하며 조금 쌩뚱하다 싶었는데 마술사 벨 워커의 물품들이 경매에 나오게 되는 이야기속에서 그의 편지들을 손에 넣게 되는 아주 살짝 긴장감도 같이 느끼고 세상에는 참 다양한 관심사를 갖고 있고 소장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살짝 엿보게도 된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미술품 이나 오래된 물건들이 경매에 올라오는 장면들을 가끔 보게는 되지만 이렇게 일반적인 것들이 더 실제적으로 빈번하게 거래되는다는걸 잊고 있었음을 떠올렸다.

가끔 신문에서 짧게 경매에 대한 글을 읽게 되지만 그냥 스쳐 지나치곤 했는데 그건 내가 그쪽에 큰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긴... 나도 어릴적에 우표를 수집해서 우표가 발행되는 날 우체국 앞에 줄을 서 보기도 했었다.

누군가의 관심이 있었기에 이렇게 오래전 누군가의 편지를 이렇게 모아서 책 속에서 만나게 되는 것이니 그의 관심과 수집에 대한 열정, 보관해 온것에 감사해야 하겠다.

보통 편지를 떠올리면 연애편지, 위문편지, 장거리 친구에게 보내는 안부편지를 떠올리기 쉽다.

요즘의 어린 학생들은 편지를 써본적이 있을까?

우표가 무엇에 쓰는건지, 실제로 본적은 있을까?

언제부터인가 우체국에서 우표를 붙이지 않고 전자 라벨로 대신하고 있다.

우표를 안파는 건 아니지만 다양한 그림과 행사, 공공 캠페인용으로 제작되어 여러 금액으로 골라서 붙이던 모습은 보기 힘들다.

여전히 어떤 특별한 날을 기념하는 우표들이 나오고는 있다.

그걸 구입해서 보관하는 수집인들도 여전히 많고... 나도 한때는 했지만 지금은 수집을 멈춘지 오래되어 내 우표집은 언제부터인가 책장 구석에서 잊혀지고 있다.

예전 편지들은 사랑하는 이에게 전하는 연애편지들이 물론 있었지만 대다수는 업무용 전달 목적이었단다.

하긴... 지금처럼 전화가 보급되던 시대도 아니고 전보는 급한 내용을 보내는 목적이었고 교통수단이 발달되어 자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것도 아니었을테니 어떤 소식을 전하고 서로 의견을 전달하고 조율하기 위한 방편이 편지였다는 것이 당연할것 같다.

흔히 옛 시대를 떠올리는 것이 영화나 드라마 같은 것이다 보니 다루는 소재의 특성상 편지는 연애의 수단으로 많이 등장한다.

위급한 상황에 전하던 중요한 편지가 중간에 적에게 빼앗겨서 악용되기도 하고 뒤바뀌는 경우도 가끔 등장하던 걸 보면 그런 일들도 꽤 있었을것 같다.

현재와 다른 시대의 사랑에 대한 표현들, 업무적 전달, 우정과 안부, 분쟁에 대한 내용, 맨 앞에 등장한 마술사의 편지 같이 자신이 사용한 마술적 기술에 대한 기록이 남겨진 내용 등 다양한 기록들의 실제적인 내용과 그 상황에 대한 이야기들이 흥미롭다.

현재의 내 상황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방법들과 표현들이 그 시대에는 첨단이고 너무나 당연하고 특별했다는 것이 재미있기까지 한걸 보면 ㅎㅎ 우리는 늘 현재에 묶여사는 '우물안 개구리' 라는걸 새삼 상기하게 된다.

이렇게 많은 이야기와 내용들을 그 당시를 알게 하는 사본들과 삽화들로 표현해 놓아 보는 재미도 꽤 있다.

좀 더 많았으면 좋겠지만 몇개의 자료들 이지만 그 당시의 필체, 내용들이 갖는 매력이 글 내용과 함께 타임머신을 타고 그 시대로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다.

꽤 많은 페이지에 담겨있는 내용들이 그 많은 시간들 속의 일부를 담고 있지만 그 속에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유명인들의 편지도 있지만 주제가 편지이기에 그것이 중요하고 일상의 소소함이고를 떠나 너무나 귀한 자료들이다.

내용에 들어가기 앞서 적힌 괴테, 브로야드의 글귀처럼 다시 열어보지 않는 편지와 쓰지 않는 요즘에 대한 내용에 공감한다.

장 구석에 모아둔 옛 편지들을 가끔 방 정리하면서 하던일 멈추고 읽어가다보면 다시 시간을 거슬러 가는 기분이다.

그래서 짐이 되는데도 여전히 그 자리에 다시 넣어두게 된다.

왠지 그 추억들, 시간들이 잊혀져 버릴것만 같다.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들속으로 함께 할 수 있어 좋았다.

편지를 우체통에 넣지 않고 우표붙여 창문으로 던졌다는 기이한 에피소드 같은 재미난 이야기들도 이렇게 누군가가 알려주지 않으면 어찌 알수 있었을까 ㅎㅎ 

전화, 이메일, 문자, 카톡으로 편해진 세상이지만 가끔 편지를 써야겠다.

전달되는 시간을 기다리는 것도 도착 후의 반응을 느끼는 설레임도 ... 조금은 느리게 사는 그런 시간이 그리움이 아닌 지금의 현실이 되게 하면 좋겠다.

노년에 이 편지들이 내 시간들을 기억해 줄것 같아 살짝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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