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서 만난 새
이치니치 잇슈 지음, 전선영 옮김, 박진영 감수 / 도서출판 가지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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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 살면 야생동물을 만날 기회가 좀처럼 없다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새들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기껏 비둘기 정도가 아니냐고 생각하겠지만 관심을 가지고 보면 상당히 많은 새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에 놀라게 된다. 당장 우리 집 앞의 강변 산책로에만 가봐도 왜가리, 오리, 까마귀, 참새, 비둘기 그리고 이름을 알 수 없는 3~4종의 새를 발견할 수 있다. 야생은 의외로 우리 주위게 가깝게 있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산책로를 따라 운동을 하면서 새가 보이면 가끔씩 걸음을 멈추고 새를 볼 때가 있다. 그 더러운 강물 속에서 물고기를 잡아 먹거나 똥을 싸거나 한가로이 물위를 떠다니는 장면 등을 보게 되는데 살아있는 생명을 본다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힐링이 되는 기분이 된다.


버드 위칭, 혹은 새보기는 여러가지 즐거움이 있다. 아무런 장비나 도구 없이도 편하게 즐길 수 있고, 새를 보며 걷는 것은 운동에도 도움이 되며, 새소리를 듣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기도 한다. 또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도 있고, 주변의 환경에도 주의를 기울이게 되는 등 여러 장점이 있다. 그런데 무작정 새를 보기만 하는 것보다는 새의 종류나 습성 같은 새에 대해 약간의 지식이 있으면 새보기를 조금 더 잘 즐길수가 있다. [동네에서 만난 새]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야생 새들에 대한 작은 상식과 지식을 알게 해줘서 주변의 야생새들에 대해 조금 더 이해하고 새를 볼 수 있게 해준다.


사실 '새보기'라는 개념이 약간은 생소할 수도 있다. 평소 길을 오가며 새가 보이면 그냥 무심히 보고 지나기가 일쑤였고, 가끔씩 물고기를 잡아먹는다거나 하는 특이한 행동을 할 때만 잠시 서서 새를 보고는 다시 갈길을 갔었다. 새는 지나가는 풍경 중 하나로만 여겼지 새보기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하나의 취미로는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새는 그냥 풍경처럼 시야에 들어오는 것이지 관찰한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지금까지는 길에서 우연히 새가 눈에 띄이는 것뿐이었다면 새보기를 하려면 새가 눈에 띄는 곳을 찾아다녀야 한다. 새를 보려면 새를 볼 수 있는 발견포인트와 알맞은 시간대와 시기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 일부러 새를 보러 나갔는데 마냥 걸어다니기만 하고 새를 못 보는 건 안되니까 말이다. 그리고 새보기를 할 때에는 주의해야할 이런저런 매너도 있으니 이런 것들을 숙지하고 새보기를 하면 좋겠다.


책은 새들의 먹이 활동, 구애 행동, 둥지 짓기와 육아 같은 여러가지 생태와 특징을 알아보고, 소리로 새를 구분하는 법이나 몸짓에 담긴 의미도 알아본다. 또 부록으로 가까이 사는 새들과 잘 지내기 위한 팁도 알아보고 있다. 책에 소개된 새들은 전부 너무 귀여운 일러스트로 되어 있어서 그것만으로도 책을 보는 재미가 있다. 보통은 새 한마리를 놓고 그 새의 먹이, 둥지, 소리, 몸짓, 생태적 습성 같은 것을 한번에 쭉 나열하는 식으로 소개하는게 일반적이지만 이 책은 주제를 중심으로 새들을 소개하고 있어서 각 챕터마다 새들이 중복되어 소개되고 있다. 이런식의 구성은 장단점이 있겠지만 알고 싶은 새가 있으면 각 챕터를 다 찾아봐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다.


책에는 꽤 많은 종류의 새들이 소개되고 있다. 알약이라는 프로그램을 깔고 '새폴더'를 만들면 새이름으로 된 폴더가 생성되는데 그때 본 새이름들도 이 책에서 많이 볼수있다. 그래서 이름은 익숙하지만 실제로 그 새가 어떻게 생긴 새인지는 몰랐는데 왠지 궁금증이 해소된 듯한 기분이다. 그런데 책은 일본에서 만들어진 책이라서 기본적으로 일본의 동네에서 볼 수 있는 새들을 다루고 있는 셈이라 한국에서는, 적어도 우리 동네에서는 책에 소개된 만큼 많은 종의 새를 찾을 수는 없다. 과연 한국의 도시에서 이 책에 소개된 새들을 다 볼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새들의 독특한 습성이나 생태에 대해 알게 되었기 때문에 이제부터 길에서 새들이 특정한 행동을 하거나 하면 어떤 의미인지 알아볼 수 있을 것 같다. 무심히 스치고 지나간 새들에 관심을 가지고 새를 보며 즐거움을 느끼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야생의 새들이 자연이 아니라 도시에서 살아남기 위해 새 나름대로 어떻게 도시 생활에 적응하고 어떤 식으로 사람들과 공존하며 살아가고 있는지를 보는 것도 참 재미있다. 그리고 새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새와 공존하기 위해 해야할 최소한의 인식과 행동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어서 유익하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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