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문화로 맛보는 스시와 사케 이야기 - 문화와 트렌드 7 아로리총서 27
김지연 지음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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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이 일본에 대해 가지는 적대감이나 반발심과는 별개로 이상하게도 일본 문화와 식문화 등에는 거부감이 많이 없다. 일본을 싫어하면서도 여행은 굉장히 많이 가고, 일본 제품이나 음식도 많이 찾는다. 물론 지금은 일본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그 수요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TV에선 연예인들이 일본 여행을 조장하고, 일본 문화와 음식을 찬양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사람들도 거부감없이 일본에 여행을 가고 거기서 먹고 마신 것을 SNS와 블로그에 자랑스럽게 올려놓았다. 일본은 싫지만 일본문화나 음식은 좋아하는 한국인의 기형적인 성향 때문인지, 일본에 가서 현지의 음식을 직접 먹어본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일식의 수요가 늘어난 탓인지 그 이유를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어쨌건 일식을 찾는 수요는 굉장히 많고, 한국에서 일식을 만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일식은 단연 스시와 라멘, 카레 삼대장일 것이다. 그리고 최근에는 불매의 영향으로 거들떠도 안 보지만 한때 일본 수입 맥주는 수없이 팔렸고, 일본술인 사케를 즐기는 사람도 적지 않은 것 같다. 이 시국에 스시와 사케 이야기를 하는 것이 어떻게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스시, 즉 초밥은 한국에서 우리나라 사람이 운영하는 한국 식당이므로 거기서 스시를 먹는 것을 매국노 취급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최근에는 초밥뷔페도 많아졌고, 대형마트에서도 손쉽게 초밥을 살 수 있는데 혼밥·혼술 트렌드의 영향으로 집에서도 초밥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특히 여성들이 초밥을 좋아하기 때문에 데이트 하는 사람들에겐 쌀국수집과 함께 거의 필수코스처럼 가게 된다.


그런데 초밥은 먹는 순서라던지 주의할 점이 있어서 그런 것을 모른채 일식집에 가면 당황할 수도 있다. 물론 그런 걸 몰라도 먹는데는 전혀 지장이 없지만 이왕이면 그런 것들을 알고 먹으면 더욱 맛있게 초밥을 즐길 수도 있고, 아는척도 할 수 있어서 상식적으로 초밥에 대해 간략하게라도 알아두면 좋을 것 같다. [스시와 사케 이야기]에서는 스시와 사케에 대한 많은 정보를 알려준다. 물론 마치 공부하듯이 분석하고, 공부하고, 책의 내용을 전부 암기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책을 통해 좋아하는 초밥이나 일본주에 대해 알아보고, 전문적인 지식보다는 좀 더 맛있게 먹고 마시며, 스시와 사케를 즐길 수 있을 정도로만 상식 차원에서 이해하고 넘어가면 좋을 것 같다.


지금은 스시라고 하면 장인이 좋은 재료로 만들어 내는 고급음식이란 인식이 있지만 처음 만들어졌을 때는 노점에서 간단하게 먹던 값싼 음식이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스시 전문점이 나타나며 점차 고급음식으로 탈바꿈하였고, 급기야 고급화되며 사치스런 음식처럼 변해갔다. 서민음식으로 출발했지만 점차 서민들은 넘볼 수 없는 음식이 되어버렸지만 회전초밥집이 탄생하면서 스시는 다시 대중들이 부담없이 먹을 수 있는 서민음식으로 돌아왔다. 회전초밥집은 가게 분위기나 손님들이 편의보다는 회전율을 높혀 단가를 낮추고, 인건비도 최대한 줄여 박리다매로 유지되는 시스템이다. 말하자면 패스트푸드점 같은 느낌인데 실제로 스시는 길거리 패스트푸드 개념이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먼길을 돌아 다시 서민들의 패스트푸드로 자리잡은 것이다.


회전초밥집에서 먹을 때는 제철생선이라는 인식이 많이 없는 것 같은데 제철생선 초밥이 가장 맛있다. 당연하다. 그런데 사실 그런 쪽으로 잘 아는 사람이 아니면 어떤 생선이 제철인지 그런건 잘 모른다. 그래서 마구로나 연어초밥 같은 레귤러 초밥만 죽자고 먹게 된다. 책에는 제철 생선에 대한 정보도 있어서 이왕이면 제철을 맞은 신선한 재료로 만든 초밥을 즐겨보면 좋을 것 같다. 여러 재료 중에서 조개는 꼭 제철을 알아야 한다고 하는데 굴이나 조개류는 제철이 아니면 독성이 있을 수도 있어서 조심해야 한단다. 하지만 요즘엔 전부 가공된 재료로 초밥을 만드니 솔직히 제철이란 개념도 없고, 특별히 독성을 걱정할 필요도 없을 것 같긴 하다.


초밥도 먹을 때의 순서가 있다. 일반적으로 기름기가 적은 담백한 종류로 시작해서 기름기가 많고 비린맛이 나는 생선을 먹고 맛이 강한 장어 같은 것으로 마무리 한다는 식의 순서가 많이 알려져있는데 저자는 그냥 먹고 싶은 것부터 먹으면 된다고 한다. 아니면 오마카세로 주방장이 주는대로 먹으라고 한다. 너무 순서나 격식에 얽매여서 먹기보단 먹고 싶은 걸 먹으면 된다는데 이게 정답인 것 같다. 그냥 내 꼴리는대로 내 스타일대로 먹는게 장땡이다. 대신 간장을 찍을 땐 밥알이 아니라 재료 쪽으로 찍어서 재료를 혀쪽으로 오게 해서 먹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이정도는 어려운게 아니니 해줘도 될 것 같다. 또 차리를 마셔주면 스시의 맛을 살려준다는데 중간중간 차를 마시면서 입 안에 남는 생선의 기름기를 제거하게 되므로 중간중간 자주 마셔주면 좋다. 그리고 초밥을 먹을 때 항상 논란이 되는게 젓가락으로 먹느냐 손으로 집어먹느냐 하는 것인데 이것도 취향껏 먹으면 된다지만 아무래도 식당에서는 젓가락을 이용하는 것이 좋아보인다.


또 책에는 회전초밥 백배 즐기기, 한 접시에 초밥이 두 개씩 올려지는 이유, 초밥용어, 초밥 만드는 법 같은 초밥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생선이나 초밥용어에는 전부 일본어를 표시하여 일어 공부를 하는 사람에게 공부가 될 것 같다. 이런 내용들은 일본문화와 관련된 내용들이라 특히 일어 공부를 하거나 일본 문화에 관심이 많은 사람에겐 도움이 되는 내용들이다. 사케 파트에서는 술병 라벨 읽는 법과 테이스팅과 보관법, 가장 맛이 좋아지는 온도, 일본주에 어울리는 안주 같은 사케를 즐기는데 도움이 되는 많은 정보가 담겨 있어서 이런 것들을 알고 즐긴다면 더욱 맛있게 사케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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