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으로 증명한 최고의 식사 - 하버드 · 현 UCLA 의대 교수가 알려주는 슬기로운 식사
쓰가와 유스케 지음, 송수영 옮김 / 이아소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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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먹는 것이 나를 만든다는 말이 있다. 사바랭이 미식예찬에서 쓴 유명한 문장에서 파생된 말인데 내가 매일 먹는 음식에 의해 몸이 건강해지거나 질병에 걸릴 수도 있다는 말로 풀이된다. 어떤 학자는 질병의 90%가 싸구려 음식 때문이란 말을 하기도 했는데 식습관의 변화에 의해 과거에는 없던 질병이 자꾸 새롭게 나타나는 것을 보면 식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그렇다면 단순히 몸에 좋은 것을 먹고, 나쁜 것을 먹지 않으면 몸의 건강을 지킬 수 있겠지만 우린 여러 이유에서 몸에 좋은 것만을 먹고 있지 못하다.


우선 맛있는 것은 대부분 몸에 나쁘다. 반대로 말하면 몸에 좋은 것은 맛이 없다. 그래서 맛을 위해 건강을 포기하는 일이 많다. 치킨, 피자, 삼겹살, 탄산음료 등 기름지고 자극적이지만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몸을 병들게 만든다. 그런데 이건 몸에 나쁜 것임을 알면서도 스스로 선택하여 먹는 것이다. 이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음식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가 없거나 잘못 알려진 틀린 정보 때문에 나쁜 것인 줄 모르고 먹거나, 나쁜 것임에도 좋은 줄 알고 먹으며 몸을 상하게 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TV를 켜면 건강에 관한 방송이 엄청나게 많다. 무려 의사가 등장해서 뭘 먹으면 몸에 좋고, 뭐가 어디에 좋고, 요즘은 어떤 건강식품 각광을 받는다고 한참 썰을 풀고나면 바로 홈쇼핑에서 그 제품을 팔고 있다. 이런 쇼닥터에게 속아 효과도 검증되지 않은 건강식품이나 고액의 영양제를 먹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비타민D, 오메가3, 루테인, 크릴오일, 밀크씨슬.. 유행하는 영양제도 많아지고 먹는 영양제의 수도 점점 많아진다. 얼마전 요즘 한창 핫하던 크릴오일이 효과가 없다는 결과가 보도되었듯이 사람들이 맹신하는 건강식품들 중엔 효능이 과장되거나 허상인 경우도 많다고 봐야할 것이다.


일반식품 중에서도 그 식품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굳어져서 그것을 마치 미신처럼 맹신하는 경우도 있고, 근거나 출처도 없이 그저 관념적으로 식품에 대한 좋고 나쁨을 결정지어버리는 경우도 많다. 결국 과학적으로 정확히 증명된 것이 아니라 그저 '좋겠지', '나쁘겠지'와 같은 식의 인상비평인 셈이다. 이런 경우는 자신은 몸에 좋다고 생각해서 챙겨먹지만 먹을수록 자신도 모르는 사이 몸을 망치고 있는 것이다. 어떤 음식을 먹는지가 나를 규정한다면 적어도 자신이 먹는 것에 대해 제대로 알고 먹어야 하고, 과학적으로 증명된 팩트만으로 효능과 좋고나쁨을 따져봐야 한다.


식품에 대한 건강정보는 상품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과학적 근거 없이 건강 정보가 마케팅의 일환으로 무분별하게 왜곡, 과장되어 사용되는 경우도 많은데 심한 경우 식품 관련 업체가 공공 기관에 로비를 하기 때문에 관공서에 발표하는 가이드라인조차 왜곡될 수 있다고 저자는 우려한다. 또 요즘은 기사를 가장한 기사형 광고도 판을 친다. 신문사에서는 사실 여부를 확인하지도 않고 업체에서 불러주는대로 기사를 싣고 돈을 받기 때문에 사람들은 무려 신문에 실릴 정도라면 공신력이 있다고 생각해서 업체측의 일방적인 주장을 기정사실로 믿어버리게 된다.


이 책은 UCLA 의대 현직교수가 질병을 예방하는 차원의 건강한 식사에 초점을 맞춰 연구 논문을 통해 밝혀진 현재 기준에서 가장 정답에 가깝다고 판명된 식단을 설명하고, 확실한 건강식품과 유해 식품을 알려준다. 또 한 개인의 체험이 아닌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서 과학적 근거에 기초한 건강정보를 알려주기 때문에 거짓 정보에 속지 않도록 판별하는 눈도 키워준다.


현재까지 수많은 연구를 통해 뇌졸중, 심근경색, 암 등의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입증된 정.말.로. 좋은 식품으로 생선, 채소와 과일, 갈색 탄수화물, 올리브유, 견과류 5종을 꼽았고, 반대로 건강에 좋지 않은 식품으로 붉은고기, 흰 탄수화물, 버터 등의 포화지방산 3종을 꼽았다. 이 내용은 부동의 공식이라고 하는데 이 내용들은 홍보가 많이 되어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내용이기도 하다. 붉은 고기, 즉 돼지고기나 쇠고기는 나쁘고, 햄이나 소시지 등의 가공육은 특히 나쁘다. 흰 탄수화물이 나쁘다는 말은 많이 들었는데 갈색 탄수화물이 좋다는 것은 몰랐다. 갈색 탄수화물이란 메밀국수, 전립분을 사용한 갈색빵 등 정제되지 않은 탄수화물이라고 한다.


책에는 그 동안의 건강상식을 뒤집는 내용이 많이 나온다. 그 중 하나가 식품의 성분에 관한 것이다. 우린 식품의 성분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 좋은 성분이 들어간 식품은 좋은 식품, 좋지 못한 성분이 들어가면 나쁜 식품이라고 직관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일부 사람들은 장을 볼 때 제품 뒤의 성분표를 꼼꼼하게 따져보고 고르기도 하는데 저자는 식품의 성분에 현혹되지 말라고 한다. 가령 과일에는 과당이 들어가 있는데 과당이 혈당치를 높이지만 과일 자체는 건강에 좋다고 한다. 그러니까 과일의 과당을 추출해서 섭치하면 혈당이 올라가지만 과일을 통째로 먹을 경우엔 혈당이 그다지 많이 안 올라간다고 한다. 과당이라는 성분에 연연하면 오히려 건강에 좋은 식품을 멀리하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식품과 성분 중 어느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섭취하는 식품의 종류가 확 달라지게 된다.


올리브와 견과류는 뇌졸중과 암의 위험을 낮추고 생선은 심근경색과 유방암 위험을 낮춘다고 한다. 생선의 경우는 붉은 고기에 대비한 흰색 고기로 몸에 이롭다고 말해지는 식품이다. 실제로 생선 섭취량이 많은 사람일수록 사망 위험이 낮다고 한다. 그리고 심근경색과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효과도 있는데 이것은 오메가3 지방산 때문이라고 한다. 채소와 과일도 심근경색과 뇌졸중 위험을 낮춘다고 한다. 그런데 과일이 아닌 과일 주스는 당뇨병 위험을 높인다. 앞서도 말했듯이 과일을 통째로 먹으면 당이 많이 안 오르는데 성분만 섭취하면 당이 확 오른다. 그래서 과일 주스는 멀리하고 과일을 먹으라고 조언한다. 특히 블루베리와 포도는 당뇨병 예방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요즘에는 여러 채소가 들어간 채소 주스가 유행하는데 채소 주스 역시 가공되는 과정에서 식이섬유가 제거되는 등 생채소와 동일한 건강상의 이점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한다. 그러니 채소 주스보다 채소를 먹는 것을 권한다.


다이어트를 위해 식사량을 줄이는 사람이 많은데 과도한 다이어트보다 먹는 식품을 대체하는 식단이 훨씬 좋다고 한다. 위에 나열한 나쁜 식품을 좋은 식품으로 대체하여 먹는 것이다. 쇠고기, 돼지고기, 백미를 줄이고 생선, 채소를 늘려서 먹으면 건강한 몸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단 나쁘다는 음식은 절대 먹으면 안된다는 것은 아니다고 조언한다. 먹는 즐거움과 행복감이라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무시할 수 없으니 적당히 양을 조절해서 먹으라는 것이지 건강을 위한답시고 그런 것들을 아예 끊으라는 건 아니다. 하지만 적당껏 먹으라는 것이 소량 정도는 무해하다는 뜻은 결코 아니라고 한다. 나쁜 음식은 조금만 먹어도 나쁜데 그것을 소량만 먹으면 나쁘지 않다고 해석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이것 또한 그동안의 상식을 뒤집는 내용이었는데 보통 우리는 습관적으로 나쁘다고 말하는 음식이라도 조금만 먹으면 괜찮다거나, 많이만 먹지 않으면 크게 문제가 없을거라는 생각을 해왔다. 뭐든 많이 먹고, 과식을 했을 때 탈이 나는 것이라서 탄수화물이나 당분 같은 것도 적당히만 먹으면 해롭지 않을거라고 직관적으로 생각했었다. 하지만 저자는 몸에 좋지 못한 음식은 소량을 먹어도 나쁘다고 말한다. 나쁜 것은 먹는만큼 몸에 나쁘게 작용하기 때문에 멋대로 조금만 먹으면 괜찮을 거란 생각을 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그렇다면 조금은 먹어도 괜찮다는 변명으로 계속 먹어왔던 해로운 음식들에 대해서도 이젠 변명의 여지가 없어진다.


반대로 흰 탄수화물은 왜 문제이고, 쇠고지ㆍ돼지고기ㆍ소시지와 햄과 같은 붉은 고기는 왜 나쁜지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또 당뇨병, 고혈압, 신방볍 환자에게 알맞은 맞춤형 식사를 소개하고, 고령자와 어린이, 임산부에게 유익한 식단을 소개하기도 한다. 중간중간 식품과 관련된 여러 칼럼이 소개되는데 식품의 효과와 유해성 여부, 인터네승로 올바른 건강 정보 입수하는 방법, 체중과 식사의 관계 등 평소 궁금하던 내용과 도움이 되는 정보들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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