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지능 - 원서 읽기가 바로 되는 영어 공부 혁명
아이작 유 지음 / 다연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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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가 어려운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한 가지는 역시 우리말과 어순이 다르다는 점일 것이다. 일본어 같은 경우는 한국말과 어순이 같아서 우리말을 하듯이 말을 하면 문장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부담이 없다. 단순히 한국어를 일본어로 바꾸기만 하면 되니까 비교적 독해나 청해를 쉽게 할 수 있다. 물론 고급수준으로 가면 점점 표현이 복잡해지지만 우리말과 구조가 같다는 것은 언어를 배움에 있어 굉장히 큰 장점으로 다가온다. 반대로 영어는 우리와 구조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그 구조에 익숙해지는 것만으로도 큰 일이다.


이 과정은 이론적이라 굉장히 어렵고, 딱딱하고 재미도 없고, 실제로 영어실력이 늘어난다고 인지하지도 못하는 시간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 과정에서 포기를 하거나 아예 이런 파트를 건너뛰고 회화로 직행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말하자면 이 문법이라는 것은 영어의 뼈대가 되는 것이므로 뼈대가 튼튼하게 잡혀 있어야 자연스럽고 빠르게 원어민처럼 말을 솰라솰라 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역시 이 부분은 이론적이고 텍스트적이라 지루하고 외워야할 것도 많고, 막상 S+V, S+V+C, S+V+O, S+V+IO+DO, S+V+O+O.C 이런식으로 외워놓아도 실제 독해나 말하기에서 그것을 바로 적용하기도 힘들다.


예전 영어공부 스타일은 문법을 죽어라 외우는 것이었다. 지금의 영어 공부가 이런 문법을 너무 등한시(?) 하는 경향이 있다면 과거에는 문법을 위한 문법 공부만 했다. 실제 실용독해나 청해, 말하기를 위한 영어의 뼈대가 되는 문법 공부가 아닌 문법 그 자체를 테스트하기 위해 배웠던 것이다. 한마디로 대입용 영어이론 공부였다. 이런식으로 공부를 하다보니 영어에 대한 거부감만 커지고 영포자가 된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문법 같지 않은 문법 공부가 필요한 것이다


저자는 차포 다 떼고 기본적인 S+V 형식에만 집중하라고 한다. 위에 언급한 영어의 5개 형식 중 안 빠지고 나오는 것이 바로 '주어 동사'이다. 그래서 다른 형식은 일단 재껴놓고 일단 '주어 동사'를 툭 치면 바로 나오도록 익숙해지라고 말한다. 간단하지만 가장 중심이 되는 이 형식을 메인메뉴로 만들어놓고 그런 후에 다른 것들을 사이드메뉴로 추가하면 된다는 식이다. 영어를 할 때 주어 동사 잡는 것을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습관적으로 그리고 자동적으로 바로 튀어나와야 한다. 그 정도가 되어야 독해나 청해가 자연스럽게 되는 수준이 된다는 것이다.


영어를 공부할 때 주어와 동사를 따로 떼어내서 보지 말고 주동으로 합쳐서 보는 습관을 들이라고 한다. 이것이 영어 공부의 첫 단계이다. 우리는 당연하게도 주어, 동사 하나씩 짚어가며 보는 경향이 있다. 하나의 문장을 보면 주어가 어디 있는지, 동사가 어디 있는지 찾게 되는데 주동을 하나로 묶어서 생각하고 말하면 그만큼 독해, 청해, 말하기 까지 영어를 머리속으로 분석하고 처리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짧아진다. 동사 make만 외우지 말고 I make, You make, He makes, She makes 이런 식으로 주동으로 접근을 하라는 것이다.


주동을 입에 착 붙도록 연습하고 나면 옵션을 하나씩 추가해서 문장을 이어나가보자. 현재시제 주동으로 말 잇기, 과거시제 주동으로 말 잇기, 불규칙 과거시제 주동으로 말 잇기.. 이렇게 주동에서 시작하여 시제, 형태를 하나씩 확장시켜 나가며 다양한 형태의 문장을 만들어나가게 된다. 분명 문법 공부이긴 하지만 이론적인 문법공부가 아니라 실무적이고 실용적인 문법공부법이다.


갈수록 옵션이 복잡해지고 붙는 것도 많아지지만 하나씩 사이드메뉴를 늘려나가면서 천천히 영역을 확장시키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익숙해질 수 있다. 다만 주동 연습을 착실히 해야만 한다. 또 한가지 좋았던 점은 복잡한 문법 용어에 집착하지 않는 것이다. 과거 문법 공부를 할 때 힘들었던 점이 문법적인 용어 그 자체가 이해하기 애매한 것들이 많아서 그 한국어를 이해하는데 시간을 다 잡아먹는 경우가 허다했다. 가령 보어가 뭔지 설명하려면 꽤 난감해진다. 주동 목적어 형용사 까지는 대충 설명이 가능하지만 보어 파트가 나오면 힘들어진다. 보어 그 자체를 이해하는데만도 머리가 복잡해진다.


여기서는 어려운 문법적 정의를 내리는데 시간을 뺏기지 않고, 한국말로 이런 의미를 말하고 싶을 때 영어로는 어떻게 표현할까 하는 형식으로 문법을 설명한다. 그러다보니 용어 이해에 진을 빼지 않고 편하게 이해되는 수준에서 영어 문법을 쉽게 받아들일 수가 있다. 이 점에 매우 좋다. 또 영어 동사 중 가장 어려운 시제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케이스별로 나누어서 설명을 하고 있어서 얽히고 설킨 복잡한 시제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이 책의 저자는 영어강사가 아니라 기술 과학자라고 한다. 그래서 일반적인 영어강의 스타일이 아니라 새로운 스타일로 영어를 알려준다. 마치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하듯 구조를 잡고, 설계를 해나가며 영어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는 것 같다. 요즘 우리는 문법은 등한시하고 회화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특히 발음이 좋아야 영어를 잘하는 것처럼 생각해서 발음에 굉장히 많은 신경을 쓰는데 저자는 그런 껍데기는 버리라고 말한다. 발음이 나빠도 다 이해하고, 알아듣기 때문에 중요한 것은 내용이지 발음이 아니란다. 영어 공부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영어지능을 높혀줘서 쉽고 체계적으로 새로운 틀을 짜서 공부할 수 있게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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