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불행사회
홍선기 지음 / 모티브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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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하고 안이한 생활에 익숙해져 있다보면, 불행은 타인의 얘기일 뿐이다. 오히려 나만 잘살면 되지 않겠냐는 각자도생의 길을 택할지도 모른다. 쉽고 확실한 방법이라 생각했던 것이 우리의 예상과는 다른 길에 우리를 데려다 놓을지라도.

"최소 불행 사회"는 2010년 일본 총리가 국정목표로 내세운 표현이다. 국가가 나서서 "더는 행복을 약속할 수 없으니 최악의 불행이라도 막자"라며 체념을 선포한 것이다. (p.11~12)

저자는 10년간 71차례 일본을 방문하면서 일본사회와 한국사회를 비교분석하고, 비슷한 현상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을 단순한 궤적으로 보지않는다. 그리고 그 데이터 속에서 우리가 무엇을 인지하고 행동해야하는지 보여준다. 9페이지에 달하는 목차만 자세히 읽어나가더라도 얼마나 세심하게 보여주는지 알 수 있다.


✏️ 소확행이나 프라모델조립, 힐링같은 개인적으로 긍정적인 이미지가 가득했던 단어들이, 미래에 대한 기대를 포기하거나 예측불가능한 것 대신 통제된 성취를 의미한다는 부분에서는 몇 번을 다시 읽었는지 모르겠다. 이게 맞나, 이렇게까지 이문제를 들여다봐야하나, 확증편향으로 끌고가는 것들은 아닐까 정말 많은 생각들을 하게 했다. 당연하다고 단순하게 넘어가던 것들을 "간과되고 있는 문제들"로 다시 들여다보는 순간이었다. 때로는 이렇게 문제를 되짚고 공론화하는 시도들이 아젠다 키핑을 실천하는 방법일 것이다. 이게 더 효과적이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어야 하지 않을까?


✏️ 숫자보다 삶이 우선이다.(p.248) 저자가 이 책을 쓸 때만해도 코스피4500선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 숫자가 5000을 훨씬 넘어서고 있다. 그 숫자에 힘입어 이득을 보고 있는 나이지만, 매번 뭔가 불안함은 어쩔수가 없다. 이게 정상인가. 이래도 괜찮은가. 숫자는 성공적이지만 삶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면, 우리는 분명 자산버블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 이 책의 가장 와닿는 측면중의 하나는 "시스템 밖으로 밀려난 사람들"에게 주목한다는 것이다. 통계에서 누락되고, 형식적인 조건에 얽매여 실질적인 손길을 받을 수 없는 이들에게는 저자가 말하는 최소불행사회조차 너무 먼 단어일지 모른다. 그러나 사소한 면 하나라도 그들에게 다가갈 방법을 모색한다면 우리라는 테두리안에 좀 더 많은 사람을 아우를 수 있지 않겠는가.


✏️ 저자가 말하고 있는 9가지 해법에는 모두 동의하기는 어렵다.(내용이 궁금하면 책을 직접 보시길!!! 제목만 나열하기에는 저자의 생각을 제대로 전달할 수 없다.) 하지만 분명 가까운 시일내에 논의되어야 할 부분은 맞다. 특히 최저임금차등제 도입은 현실적으로도 시급하다는 생각이 든다. 고등학생인 아이와 9가지 해법에 대한 얘기를 나누면서 생각지도 못한 부분들에서 부딪혔다. 두사람 사이에서도 이렇게 의견이 분분한데, 이것들이 공론화되면 얼마나 많은 생각들이 쏟아질까 궁금하기도 했다. 그런 과정을 통해 더 좋은 해법들이 되지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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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는 되살아난다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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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안녕, 드뷔시》로 제8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대상을 수상하며 작가로 데뷔한, 나카야마 시치리의 초기작이다.

이야기는 한 마을의 늪지에서 상태를 알아볼 수 없는 시신의 발견으로 시작된다. 지갑에서 확인된 사실은 30세의 기류 다카시, 일본에 지사를 둔 독일의 제약회사 스턴버그의 연구원이다. 무슨 연유로, 누구에게, 이렇게 참혹한 변을 당한 것일까.

사건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서 회사와의 관련성, 가족과의 관계, 여자친구 등 다각도로 접근되지만, 그 사이사이에 여러 일들이 일어나거나 재조명된다. 마을의 동물들이나 아기가 사라지고, '히트'라는 마약과 연결된 잔혹범죄가 일어난다. 도대체 이 사건들은 기류 다카시의 죽음과는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일까.

그리고 마녀는 되살아난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 개인적으로 이 소설은 미스터리의 띠를 두른 공포물이었고, 드라마였다.

히치콕의 <새>를 본 사람이라면 그 공포가 다시 살아났을 것이고, 등장인물 중 한명의 가정사나 기류 다카시의 과거이야기, 그리고 기류 다카시와 여자친구의 이야기는 너무나 가슴아픈 드라마였다.

나카야마 시치리의 초기작이라 제대로 다듬어지 않은 투박함과 거친맛이 표현되기는 하나, 난 이런 점이 더 좋았다. 작가가 가지고 있는 정의에 대한 시각, 인간들이 만들어내는 재앙, 그리고 그 앞에 놓여지는 인간들의 감정선. 사실은 모든 것이 우리자신에게서 시작되고 있다는 것.

《마녀는 되살아난다》에서 다 풀어내지 못한 '히트'에 대한 얘기가 조만간 《히트업》으로 나온다니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 p. 164
Do the right thing. 올바른 일을 하라. 결국 요즘 세상에서 정의란 자신의 신념을 관철하기 위한 구호일 뿐이다. 그렇다면 나에게 정의란, 신념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 p. 382~383
이건 현대에 되살아나 마녀의 이야기예요. 인간을 믿지 못했던 기류 다카시라는 마녀의 후예가 그 원한 때문에 인간 세상에 재앙을 불러올 저주를 걸었죠. 나중에 마음이 바뀌어서 저주를 풀려고 했지만 그것은 이미 주인의 손을 떠나 자신의 의지를 갖게 됐어요ㆍㆍㆍㆍㆍㆍ. 인간이 증오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마녀는 언제라도 몇 번이고 되살아날 겁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협찬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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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간의 가족
가와세 나나오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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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끝과 시작이 무엇으로 접점을 이루는지 궁금하게하는 소설!!! 스토리전개가 흥미롭네요~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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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과 저녁의 범죄 ㅣ 가노 라이타 시리즈 2
후루타 덴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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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루타 덴 《아침과 저녁의 범죄》

《아침과 저녁의 범죄》는 2018년 《거짓의 봄》으로 제71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단편부분)을 수상한 후루타 덴의 또 다른 도서 미스터리이자 가노 라이타 시리즈 두 번째 작품이다.
(후루타 덴은 집필 담담 아유카 소와 플롯 담당 하기노 에이가 팀을 이뤄 만든 필명이라고 한다.)

여기서 도서 미스터리란 '도치 서술'의 줄임말로, 범인의 입장에서 서술되는 작품이다. 그래서 범인이 누구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범죄를 어떻게 파헤치고 그 상황을 어떤 과정을 통해 이끌어 내는지가 관건이다. 글을 이끌어가는 표현방식때문인지, 한편으로는 내가 범죄에 함께 가담하고 있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아동방치와 학대라는 사회파 미스터리에 어찌 이해라는 단어를 붙일 수 있겠냐만은 그와 연결되어 있는, 그런 상황들을 만들어낸 어른들의 행동과 책임에 대해서, 그리고 그 결과들의 아픔에 대해서는 거듭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잘 짜여진 이야기, 그리고 생각지도 못했던 세심한 전개로 인해 가독성이 너무나 좋았던 작품이었다.

들키지 않기를, 사실이 아니기를, 무엇인가 정말 그럴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기를 간절히 바라며 읽으면서도, 진실에서 드러나는 현실에 다시 한번 머뭇거려야 했다.

p. 382
한 사람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도 듣고 싶다.
들어야 한다.

🌟 다음 독서모임에 함께 할 책으로 선정할 생각이다. 같이 읽고 이야기하고 싶은 책이다.

🌟 후루타 덴의 다른 작품을 구매했다. 역시 블루홀6출판사에서 나온 《그녀는 돌아오지 않는다》이다. 앞서 읽은 독자들의 평이 좋아서, 이 작품 역시 너무나 기대된다. 그 다음은《거짓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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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연물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김선영 옮김 / 리드비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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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네자와 호노부 《가연물》

요네자와 호노부의 《가연물》은 <올 요미모노>에 2020년 7월부터 간헐적으로 연재된 다섯편의 단편(낭떠러지 밑, 졸음, 목숨 빚, 가연물, 진짜인가)으로 이루어져 있고, '가연물'은 그 단편중의 하나이다.

이 작품은 경찰미스터리이면서 정통미스터리이다. 일어나는 사건마다 모든 정황을 보여주고, 모든 단서도 제공된다. 극적인 반전을 기대하거나 원한다면, 이 작품은 심심할수도 밋밋할수도 있다. 그러나, 내가 이 작품의 이야기를 끌어가고 있는 가쓰라 형사의 입장이 되어 추론해 나간다면, 꽤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개인적으로는 <졸음>이라는 작품이 제일 좋았다.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에서도 그랬지만, 결과적으로 드러나는 것에서도 생각의 여지를 준다는 것.


p. 118
인간의 관찰력과 기억력은 불확실하다. 때로는 엉터리가 되고, 때로는 정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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