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단죄의 신들 ㅣ 네오픽션 ON시리즈 3
박해로 지음 / 네오픽션 / 2022년 9월
평점 :
"너의 죄를 고하라. 대오하고 각성한 후, 무화를 받아들여라."
부패 교도관 하주생은 정체모를 이들의 갑작스러운 방문에 깜짝 놀란다.
가족도, 친구도 없는 그에게 의문의 남녀가 찾아온 것이다.
그들의 정체는 도서출판 '연옥'의 관계자로,
돈 냄새 솔솔나는 이야기를 전한다.
베스트셀러 공포 소설 작가 반야심이 사촌누나 하서진이며,
그녀가 '단죄의 신들' 3편의 원고 제출을 앞두고 실종되었다는 것.
자신의 부모가 서진때문에 죽었다고 생각하는 주생은
그녀를 찾는 것이 꺼려지지만,
부패 교도관 생활을 청산하려면 서진의 돈이 필요하다.
무거운 걸음을 이끌고 서진이 있다는 고향 경상북도 섭주로 향하지만
그곳에 서진은 없었고,
그녀를 찾기 위해 행적을 파면 팔수록 주변에 끔찍한 일들이 일어나는데...
소설 속에 등장하는 반야심 작가의 책이 '단죄의 신들'로 제목과 동일하다.
소설 속 '단죄의 신들'은 삼도천녀 월선제력과 범천존자 일선제력,
음양을 대표하는 두 신을 떠받드는 종교인 오성교로부터 시작한다.
대자대비를 강조하는 부처의 불교와는 달리
무자무비를 내세우며 '죽음'을 추구하는 사교이다.
하서진의 행방을 찾으며 오성교와 관련된 진실을 파헤치는 주생의 앞에
끔찍한 사건과 예상치못한 비밀들이 등장한다.
이성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기괴한 사건들과
오싹한 설정들이 소설의 공포 분위기를 극대화한다.
"얻는 것은 주는 것이며 주는 것은 곧 얻는 것이다.
아픔이 있으면 나음도 있는 것처럼 기쁨이 있으면 슬픔 또한 따른다.
이것이 제력의 말씀인 대척이다."-158p
다양화, 세분화된 사회에서 이분법적 논리로 편가르기를 하며
서로를 대척으로 여기며 싸워댄다.
물과 기름같이 섞이지 않는 대립 구도는
인과관계, 상호의존을 이야기하는 불교의 연기설과 대비된다.
놀랍게도 다투고, 갈등하는 현재 사회의 모습이
오성교의 '대척'과 무척 닮아있다.
특히 주생의 댓글에 민속학자가 남긴 장문의 답글은
불통하는 세상 속 어떻게 오성교가 판칠 수밖에 없는지를 설명해 준다.
"돈이야말로 현대의 신 아니겠습니까?"-249p
*리뷰 목적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