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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의 악몽
가엘 노앙 지음, 임호경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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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사춘기 시절에는 성장통을 겪는 것 같다.

그 성장통은 자신의 뿌리와 정체성을 구별짓고 새롭게 도약하여 성숙한 인간이 되기 위한 몸부림이다.
어린 시절 누구나 한번쯤은 열병에 걸린 적이 있을 것이다.
몸에 열이 심하게 올라 이불 속에 누워 끙끙 앓으며 식은땀을 흘릴 때,
나는 악몽을 꾸었고 그 옆에서 엄마는 내 이마에 물수건을 올려 놓으셨었다.
 
이 소설은, 어릴 때의 그 아련한 기억이 떠오르는 듯한 소설이다.
아직 어리기 때문에 세상이 더욱 크고 광대해 보이는데-
그 속에서 살아 나가라고 운명과도 같이 내게 요구하는 그 느낌.
자궁에서 빠져나와 탯줄이 끊기는 그 막막한 심정 같은.
 
 
이 소설은 먼 옛날 조상으로부터 전해온 기억이 세 아이들을 괴롭히는 데서 시작한다.
악몽. 늦잠을 자도 모자랄 나이에 잠자리에 들기를 무섭게 만드는 무서운 이미지들.
그 이미지는 프랑스 브르타뉴의 거칠고 깊은 바다의 이미지와 함께 맞물려 독자에게 신선한 경험을 하게 한다.
 
줄거리 역시 매우 탄탄하고 흠잡을 데 없지만, 내가 이 소설에서 칭찬하고 싶은 것은 단연 소설이 그리는 분위기와 이미지이다.
 
 
꿈과 현실이 뒤섞이고, 악몽과 계시가 맞물리는 소설.
아름답다.
무섭지만 아름답다. 이 두 가지 형용사의 결합이 이렇게 잘 어울릴 줄이야......
 
 
 
표지를 보고 너무 반해서 덥썩 골라 읽었는데, 정말 후회하지 않는 선택이었다.
 
(진짜 이 책 표지.... 너무 잘 만든 것 같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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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를 훔친 남자
후안 호세 미야스 지음, 고인경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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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우라와 훌리오. 그리고 마누엘-

이들의 미묘한 세 관계가 마치 영화처럼 펼쳐지는 듯한 <그림자를 훔친 남자>.

현실적인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훌리오와 마누엘을 생각하면 왠지 환상적이기도 하다.

특히 훌리오가 마누엘과 라우라가 주고받은 메일을 보게 되는 장면이 인상깊다.

아니, 그 장면 자체보다- 그것을 보고 나서의 훌리오의 반응과 심경이 흥미로웠다.

 

이런 일이 실제로도 있을까?

아니, 훌리오와 마누엘같은 관계는 현실에서도 얼마든지 많다는 건 인정해야겠다.

띠지에 나와 있던대로, '남을 닮고 싶은 욕망' - 이것은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가장 은밀한 욕망일지도 모른다.

 

그 '남' 을 내 것으로 만들어 버리고 혼합시켜 버리고 결국 뭐가 뭔지 알 수 없게 만들어 버리는,

남이 내가 되고 내가 남이 될 수 있는 경험.

멋졌다!!!

 

그리고 훌리오의 용기 있는 선택에 박수를 주고 싶다.

과연 그게 옳은 결정이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나같으면 다르게 행동했을 것 같기도 해서..)

이미 누가 누군지 알 수 없게 된 후에야, 무슨 상관이겠는가? 결국 네가 나인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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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기의 풍토
이스마일 카다레 지음, 이창실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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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표지가 강렬한 게 눈길을 끌었다.

붉은 색과 해골들로 표현된 가족 사진.

광기의 풍토라는 제목 또한 왠지 모르게 느낌이 이상했다. 미묘한 두 단어였다.

표지와 제목만으로도 이 책은 강한 이미지로 와 박혔다.

 

하지만, 세 편의 중편을 읽으며 이스마일 카다레의 진정한 면모를 깨달을 수 있었다.

블랙 유머. 음산하고 불안한 분위기는 전면에 흐르지만 결코 인물들이 끝까지 추락하진 않는.

어딘가 입꼬리 한 쪽을 들어올리며 웃는 검은 옷의 마른 남자가 이야기하는 듯한 느낌이랄까;;;

 

아가멤논의 딸, 누가 후계자를 죽였는가에 이어 세 번째로 읽은 이스마일 카다레의 소설집.

이 책은 내게 이스마일 카다레의 소설을 사 모으게 만들고 싶은 욕구를 더욱 더 불러일으켰다.

 

어서 H서류와 꿈의 꿍전을 읽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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