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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
박티팔 지음, 이한재 그림 / 올리 / 2024년 10월
평점 :
꿈 속에서 겁이 나고 두려울 땐 어떻게 하시나요?
비단 꿈속에서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불안하거나 두려운 일을 마주했을 때 잠시 눈을 감고 마음속으로 자신만의 주문을 외쳐 보면 어떨까요?
오늘 제가 소개할 책을 쓴 작가 박티팔 작가는 정신건강의학과 임상 심리사이자 세 아이의 엄마인데, ‘꿈에 무서운 게 많이 나와 잠들기 무섭다’라고 한 아이와 나눈 이야기를 바탕으로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해요
불안한 마음이 들 때 그 상황을 가볍게 받아들일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서였지요.
박티팔 글, 이한재 그림
200 * 258 * 8 | 52쪽
《날아》는 아이가 잠을 자다 무서운 꿈을 꾸고 깨어나면서 시작됩니다.
아이는 인형을 들고 엄마 아빠가 자고 있는 방으로 가지요. ‘꿈을 꾸고 싶지 않다’는 아이에게
부모는 ‘꿈을 안 꿀 수는 없지만, 꿈을 바꿀 수는 있다’고 말해 줍니다.
바로 주문을 거는 방법이었죠. ‘하나 둘 셋, 날아!’ 하고 외치는 순간, 무서웠던 꿈은 상상력 넘치고 재미있는 꿈으로 전환됩니다.
무서운 상황을 마주했을 때 그 감정에 빠져들지 않고 잠시 그 상황으로부터 자신을 떨어뜨려 분리해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보는 것이죠.
《날아》는 빅터 프랭클이 얘기한 자기 분리화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그려 낸 그림책입니다.
첫 번째 꿈에서 아이는 공룡을 만나고 잡아먹힐까 두려워 몸을 웅크리고 숨어 있습니다.
그러다 마법의 주문이 생각나 ‘하나 둘 셋, 날아!’ 하고 외치며 하늘로 솟아오릅니다.
아이는 하늘 위에서 그 상황을 목격합니다.
마치 영화가 상영되고 있는 듯합니다.
공룡은 날아오른 아이를 바라보고 있고, 관객들도 그 모습을 지켜봅니다. 하늘 위에서 자신이 무서워했던 모습을 바라보면 겁을 내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었던 것이지요.
또 다른 아이는 교실 앞에 나가 발표를 해야 하는 꿈을 꿉니다.
아이는 피에로 옷을 입고 무대 위에 서 있는데 수많은 사람들이 아이를 쳐다보고 손가락질합니다.
아이는 ‘날아!’ 주문을 외치고 여러 개의 풍선에 매달려 하늘 위로 올라갑니다.
교실에 있던 선생님과 친구들이 아이를 바라보는데, 칠판에는 커다란 글씨로 ‘모르겠습니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하늘 위에서 자신이 두려워했던 상황을 바라봅니다. ‘모르겠습니다!’라고 이야기해도 괜찮습니다.
아무도 자신에게 손가락질하지 않습니다. 다 함께 배우고 있으니까요.
이렇듯 《날아》는 아이들이 무서워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보여 주고, 떨어져 바라보면 무섭지 않다는 걸 재치 있는 방법으로 알려 줍니다.
거기에 귀여운 상상력이 더해져 아이는 영화배우, 소방관, 파일럿 등이 되어 보기도 합니다.
잠을 통해 꿈을 꾸며 미래의 나의 모습도 꿈꿔 볼 수 있는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