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수달과 여우와 물고기 - 그림책에서 동화책으로, 폴짝! ㅣ 또박또박 그림동화
유승희 지음, 윤봉선 그림 / 노란돼지 / 2026년 10월
평점 :
오늘 제가 소개할 책은 ‘진짜 친구’의 의미를 일깨워 주는 수달과 여우의 우정 이야기로
다름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 주는 책이랍니다

《수달과 여우와 물고기》는 서로 다른 두 친구가 오해와 갈등을 겪으며 진짜 우정의 의미를 배워 가는 그림동화예요. 따사로운 여름날, 여우가 사는 강가에 수달이 이사를 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수달과 여우는 성격도 다르고, 냄새도 다르고, 좋아하는 음식도 다릅니다. 그런데도 둘은 서로를 도우며 친구가 되지요. 하나부터 열까지 달라도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시작이 참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수달은 느긋하고 빈둥거리기를 좋아하지만, 여우는 부지런하고 먹을 것을 창고에 가득 쟁여 두어야 마음이 놓입니다. 수달은 물고기를 좋아하고, 여우는 토끼나 들쥐를 좋아하지요. 이렇게 다른 둘이 친구가 되는 모습은 아이들에게 좋은 메시지를 줍니다. 친구가 되기 위해 꼭 모든 취향과 성격이 같을 필요는 없다는 것, 서로 다르더라도 이해하고 존중하면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려 줍니다.

하지만 겨울이 길어지고 먹을 것이 떨어지면서 둘 사이에는 갈등이 생깁니다. 물고기를 잡지 못하는 여우를 안쓰럽게 여긴 수달은 물고기를 나눠 주려고 하지만, 자존심 센 여우는 거절합니다. 결국 수달은 여우의 낚싯바늘에 몰래 물고기를 매달아 주지요. 수달의 마음은 따뜻했지만, 그 마음이 솔직하게 전해지지 않으면서 오해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여우 역시 수달에게 고맙다고 말하려다가 모른 척하기로 합니다. 자신을 배려하는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수달의 입장에서는 속았다는 마음이 들 수 있었지요. 이 부분이 참 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친구 사이에서도 고마운 마음이나 미안한 마음을 제때 말하지 않으면, 작은 일이 큰 오해로 자라날 때가 있잖아요. 아이들도 이 이야기를 읽으며 “마음은 말로 전해야 하는구나” 하고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수달이 상처를 받고 마음을 닫는 장면은 친구 관계에서 흔히 겪을 수 있는 감정과 닮아 있습니다. 나는 도와주려고 했는데 상대가 알아주지 않거나, 상대가 숨긴 일을 나중에 알게 되면 서운하고 화가 날 수 있지요. 반대로 여우처럼 자존심 때문에 솔직하지 못했던 경험도 아이들에게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수달과 여우의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이 자신의 친구 관계를 돌아보게 해 줍니다.

관계를 회복하는 데 필요한 것은 결국 솔직함과 용기인 것 같아요. 잘못을 인정하고, 고맙거나 미안한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는 일은 쉽지 않지만 아주 중요합니다. 여우가 뒤늦게라도 사과하려는 모습은 아이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어 줄 것 같습니다. 진짜 친구란 한 번도 다투지 않는 사이가 아니라, 오해가 생겼을 때 마음을 나누고 다시 가까워질 수 있는 사이겠지요.

《수달과 여우와 물고기》는 그림책에서 동화책으로 넘어가는 아이들이 읽기에도 좋아 보입니다. 사랑스러운 그림과 흥미로운 이야기가 함께 있고, 의성어와 의태어도 자연스럽게 담겨 있어 아이들이 혼자 또박또박 읽으며 독서 자신감을 키우기 좋을 것 같아요. 아이와 함께 읽고 나면 “친구에게 고마웠는데 말하지 못한 적 있어?”, “오해가 생기면 어떻게 풀면 좋을까?”, “나와 다른 친구를 어떻게 존중할 수 있을까?” 같은 이야기를 나누기 좋겠습니다.
서로 달라도 친구가 될 수 있고,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할 때 관계가 더 단단해진다는 것을 알려 주는 책이에요. 친구 관계를 배우고 있는 아이들에게 꼭 읽어 주고 싶은 다정한 그림동화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