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C 하면 아이고, 속상해! ㅣ 나의 말 속에는
고지혜 지음, 오우성 그림 / 촘촘북스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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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제가 소개할 책은 아이에게 무조건 좋은 말만 하라고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화, 짜증, 속상함, 스트레스의 상황 속에서 느낀 자신의 감정들을 찬찬히 들여다보도록 이끄는 책으로

“내가 지금 어떤 기분이지?”를 자연스레 떠올리게 만드는 책이랍니다

《아이C 하면 아이고, 속상해!》는 아이들이 무심코 내뱉는 말 뒤에 어떤 마음이 숨어 있는지 생각하게 해 주는 감정 그림책이에요. 아이가 화가 나거나 속상할 때 “아이C!” 하고 말하면 어른들은 먼저 “그런 말 쓰면 안 돼!” 하고 혼내기 쉽잖아요. 그런데 이 책은 그 말 자체를 꾸짖기보다, 그 말이 왜 나왔는지 아이의 마음부터 들여다보자고 이야기합니다.

주인공 명훈이는 “아이C”라는 말을 할 때마다 이상한 녀석들이 나타나는 일을 겪게 됩니다. 처음에는 그 존재들이 귀찮고 무섭게 느껴지지만, 하나씩 되짚어 보면서 명훈이는 자신이 언제 그런 말을 했는지 떠올리기 시작합니다. 시험을 망칠까 봐 불안했던 마음, 친구가 상을 받아 부러웠던 마음, 친구가 이사 가서 슬펐던 마음, 수업이 따분하고 짜증 났던 마음처럼 말 뒤에는 여러 감정이 숨어 있었지요.

이 책의 가장 좋은 점은 “나 지금 어떤 기분이지?”라는 질문을 자연스럽게 던지게 한다는 점이에요. 아이들은 화가 났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속상한 것일 수도 있고, 짜증이 난다고 느끼지만 그 안에는 불안이나 두려움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감정을 정확히 모르면 “짜증 나”, “아이C” 같은 말로 뭉뚱그려 표현하게 되지요. 이 책은 아이가 자기 감정에 이름을 붙이고, 조금 더 정확한 말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감정을 억지로 없애거나 좋은 말만 하라고 가르치지 않는 점도 마음에 듭니다. 화, 질투, 불안, 서운함 같은 감정도 아이가 실제로 느끼는 소중한 마음이잖아요. 중요한 것은 그 감정을 숨기거나 터뜨리는 것이 아니라, 알아차리고 말로 표현하는 일이라는 메시지가 따뜻하게 다가옵니다. 아이에게 감정에는 정답이 없고, 내 마음을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걸 알려 주는 책 같아요.

부모와 함께 읽기에도 정말 좋은 책입니다. 아이가 거친 말을 했을 때 바로 혼내기보다 “그때 어떤 마음이었어?”, “속상했어, 화가 났어, 아니면 부러웠어?” 하고 물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줄 것 같아요. 책을 읽고 나서 아이와 함께 “나는 언제 아이C 같은 말이 나올까?”, “그때 내 진짜 마음은 뭐였을까?” 하고 이야기 나누면 감정 표현 연습이 자연스럽게 될 것 같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짧은 말이나 신조어로 감정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지요. 그래서 더더욱 자기 마음을 자세히 말하는 연습이 필요한 것 같아요. 《아이C 하면 아이고, 속상해!》는 아이의 말버릇을 고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 말이 나오기까지의 마음을 함께 살펴보게 해 줍니다. 말은 마음을 보여 주는 신호라는 점을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알려 주는 책입니다.

아이의 거친 말 때문에 고민하는 부모님, 자기 감정을 말로 표현하기 어려워하는 아이와 함께 읽기 좋겠습니다. 혼내기 전에 한 번 더 마음을 들여다보게 만드는, 따뜻하고 실용적인 감정 대화 그림책으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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