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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사람 ㅣ 길쭉 그림책
황벼리 지음 / 기린미디어 / 2026년 9월
평점 :
오늘 제가 소개할 책은 불운과 행운 사이에서 발견한 행복에 대한 이야기로
새들의 진지한 대화와 고양이의 능청스러운 말투, 쉴 새 없이 이어지는 크고 작은 불운이 웃음을 자아내는 그림책이랍니다

《이상한 사람》은 제목부터 “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이상하다는 걸까?” 하고 궁금해지는 그림책이에요. 그런데 이 책의 시작은 더 엉뚱합니다. 새똥을 맞으면 행운의 씨앗이 싹튼다니요. 보통 길을 가다 새똥을 맞으면 당황하고 속상할 텐데, 이 책은 그 일을 행운을 배달하는 새들의 임무로 상상합니다. 시작부터 기발하고 유쾌해서 아이들이 깔깔 웃으며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책 속 새들은 사람들에게 행운을 전해 주기 위해 새똥을 맞힙니다. 누군가에게는 그 일이 우연에 우연을 더해 특별한 발견으로 이어지기도 하지요. 그런데 어느 날, 새들 앞에 정말 이상한 사람이 나타납니다. 아무리 새똥을 맞혀도 좋은 일이 생기기는커녕 안 좋은 일만 계속 벌어지는 사람이에요. 한 번도 아니고 무려 일곱 번이나 새똥을 맞았는데도 말이지요.

이상한 사람에게 일어나는 일들은 정말 기가 막힙니다. 머리끈, 교통 카드, 핸드폰을 잃어버리고, 멀쩡하던 물건이 망가지고, 새로 산 자동차에 누군가 구토를 하기도 합니다. 물을 마시다가 앞니가 부러지고, 치과 치료 도중 마취가 풀리는 일까지 이어지니 읽는 사람도 “이 정도면 너무한데?” 싶어져요. 그런데 더 신기한 건 이 사람이 쉽게 울거나 무너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화분이 깨지고 무릎이 깨져도, 이상한 사람은 훌훌 털고 다시 일어납니다. 심지어 무릎이 아픈데도 웃고 있지요. 새들은 그 모습을 보며 이 사람이 ‘불행의 발자국을 따라가지 않는 사람’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이 표현이 참 마음에 남았어요. 안 좋은 일이 생겼다고 해서 하루 전체가 불행해지는 것은 아니고, 내가 그 일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마음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는 메시지가 느껴졌습니다.

고양이의 등장도 아주 유쾌합니다. “똥이 모자라서 그런 거다냥!” 하고 외치며 똥까지 더하는 장면은 아이들이 빵 터질 만한 장면이에요. 새들은 진지하고, 고양이는 능청스럽고, 이상한 사람은 계속 황당한 일을 겪는데도 담담해서 이야기 전체가 웃기면서도 묘하게 따뜻합니다. 새똥과 고양이똥이라는 소재를 이렇게 행복과 연결해 풀어냈다는 점이 정말 독특해요.
이 책은 단순히 운이 좋고 나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불운 속에서도 행복을 놓치지 않는 마음을 보여 줍니다. 우리는 좋은 일이 생기면 행복하고, 나쁜 일이 생기면 불행하다고 쉽게 생각하지만, 사실 하루는 그렇게 단순하게 나뉘지 않잖아요. 일이 꼬이고 속상한 순간이 있어도 그 안에서 웃을 이유를 발견할 수 있고, 작은 기쁨 하나가 마음을 다시 일으켜 세워 주기도 합니다.

아이와 함께 읽고 나면 “너는 안 좋은 일이 생겼을 때 어떻게 해?”, “오늘 속상했던 일 속에서도 좋은 점이 있었을까?”, “행운은 꼭 특별한 모습으로만 올까?” 같은 이야기를 나누기 좋겠습니다. 아이들에게 무조건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고 말하는 대신, 불운한 일이 있어도 내 마음까지 모두 불행에 맡기지 않아도 된다는 걸 자연스럽게 알려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상한 사람》은 엉뚱한 상상과 유머 속에 행복을 바라보는 깊은 시선을 담은 그림책입니다. 새똥을 맞아도, 일이 꼬여도, 툭툭 털고 자기 하루를 이어 가는 이상한 사람의 모습이 오래 기억에 남아요. 자꾸만 일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 날, 아이와 함께 읽으며 웃고 나면 마음이 조금 가벼워질 것 같은 따뜻하고 유쾌한 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