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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와줘요, 손수건 씨! ㅣ 가로세로그림책 18
임정은 지음, 이수현 그림 / 초록개구리 / 2026년 7월
평점 :
오늘 제가 소개할 책은 절망 속에서 자신의 숨은 쓸모와 가치를 발견해 가는 손수건 씨의 모습은 깊은 울림을 주는 책으로 자신의 쓸모를 증명하려 애쓰는 손수건 씨를 통해 어린이들에게 손수건 한 장이 어떻게 자기 자신과 지구를 돌보는 지속 가능한 삶의 시작점이 될 수 있는지 유쾌한 질문을 던지는 책이랍니다

요즘은 편리하다는 이유로 일회용품을 정말 쉽게 쓰게 되잖아요. 물티슈 한 장, 종이 타월 한 장, 일회용 냅킨 하나가 너무 익숙해서 다시 빨아 쓰고 오래 사용하는 물건의 소중함을 잊을 때가 많아요. 《도와줘요, 손수건 씨!》는 그런 일상 속에서 손수건 한 장이 가진 쓸모와 따뜻한 가치를 유쾌하면서도 뭉클하게 보여 주는 그림책이에요.

주인공 손수건 씨는 원래 부잣집 신사를 위해 바쁘게 일하던 손수건이에요. 신사가 밥을 먹을 때 입가를 닦아 주고, 손을 씻은 뒤 물기를 닦아 주고, 멋진 행커치프로 패션을 돋보이게 해 주기도 했지요. 하지만 가시에 찔려 올이 풀리자 금세 버려지고 맙니다. 늘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라고 생각했던 손수건 씨에게는 너무나 큰 상처였을 것 같아요.

버려진 손수건 씨는 다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나서지만 세상은 이미 일회용 냅킨, 일회용 물티슈, 종이 타월, 일회용 행주로 가득합니다. 쓰고 버리면 그만인 물건들 사이에서 빨아 쓰고 다시 쓰는 손수건 씨는 설 자리를 잃어버린 것처럼 느껴지지요. 이 장면을 보며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일회용품이 너무 많아진 우리 생활을 돌아볼 수 있을 것 같아요. 환경 이야기를 딱딱하게 설명하지 않고 손수건 씨의 이야기를 통해 보여 주니 훨씬 쉽게 다가옵니다.

이 책이 더 따뜻하게 느껴지는 건 단순히 환경 보호만 말하는 책이 아니기 때문이에요.
손수건 씨는 신사를 위해 일하는 것만이 자신의 전부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손수건이 할 수 있는 일은 훨씬 많았습니다. 누군가의 땀을 닦아 주고, 상처를 감싸 주고, 눈물을 닦아 주는 일처럼 작지만 소중한 역할들을 하나씩 발견해 가지요. “나는 이제 쓸모없어”라고 생각했던 손수건 씨가 다시 자기만의 가치를 찾아가는 모습이 참 뭉클했습니다.

아이들도 때로는 “나는 잘하는 게 없어”, “나는 필요 없는 것 같아” 하고 속상해할 때가 있잖아요. 이 책은 그런 아이들에게 사람마다, 물건마다, 존재마다 자기만의 쓸모가 있다고 말해 주는 것 같아요. 처음 기대했던 역할이 아니어도 괜찮고, 조금 상처가 생겼어도 괜찮아요.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은 분명히 있고, 내가 할 수 있는 일도 생각보다 많다는 메시지가 다정하게 전해집니다.

손수건 씨를 다시 일으켜 세워 주는 이웃들의 모습도 마음에 남아요. 여우 씨는 따뜻한 물을 건네고, 토끼 씨와 하마 씨는 음식을 대접하고, 오소리 씨는 격려를 아끼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이웃들이 손수건 씨가 무엇을 잘해서 도와준 것이 아니라는 점이에요. 쓸모를 증명하기 전에 먼저 존재 자체를 받아 주고, 이야기를 들어 주고, 다시 일어설 힘을 나눠 줍니다. 이런 조건 없는 응원과 연대가 책 전체를 더 따뜻하게 만들어 줍니다.

도와줘요, 손수건 씨!》는 환경, 일회용품, 자존감, 쓸모, 이웃의 연대를 모두 자연스럽게 담아낸 그림책이에요. 아이와 함께 읽고 나면 “우리가 줄일 수 있는 일회용품은 무엇일까?”, “손수건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또 뭐가 있을까?”, “친구가 힘들 때 우리는 어떤 말을 해 줄 수 있을까?” 같은 이야기를 나누기 좋겠습니다. 손수건 한 장에서 시작되는 작지만 큰 변화가 아이들의 마음에도 오래 남을 것 같은 따뜻하고 의미 있는 책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