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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던져 버린 말 ㅣ 날마다 그림책 (물고기 그림책)
신복남 지음 / 책속물고기 / 2026년 8월
평점 :
오늘 제가 소개할 책은 마음속에 상처를 끌어안고 힘들어하는 아이가 친구의 따뜻한 공감과 위로를 통해 비로소 상처를 보내 주는 이야기로 겉으로는 돼지와 토끼가 바닷가에서 놀면서 가볍게 대화를 나누는 듯하지만, 그 내면에는 말의 무게, 마음의 상처, 친구의 위로, 들어 주기의 힘, 상처를 상징적으로 떠나보내는 과정을 섬세하게 다루고 있는 책이랍니다

아이들은 친구가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에도 생각보다 깊이 상처받을 때가 있잖아요. 어른이 보기에는 “그냥 장난 아니야?” 싶은 말도 아이 마음속에서는 계속 맴돌고, 귀를 막아도 다시 들리는 것처럼 아프게 남을 수 있어요. 《바다에 던져 버린 말》은 그런 마음속 상처를 억지로 잊으라고 하지 않고, 천천히 찾아보고 꺼내어 보내 주는 과정을 다정하게 보여 주는 그림책이에요.

이야기는 돼지와 토끼가 바닷가에 놀러 간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하고 즐거운 바닷가 나들이 같지만, 돼지의 마음은 편하지 않아요. 악어가 한 어떤 말이 자꾸 떠오르기 때문이지요. 이미 지나간 말인데도 그 말은 돼지의 귀에 계속 들리고, 돼지를 작아지게 만들고, 가슴속 어딘가를 쿡쿡 찌릅니다.
상처받은 아이의 마음이 이렇게 표현되니 너무 공감이 갔어요. 말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마음에는 분명 흔적을 남기니까요.

그때 토끼가 돼지에게 말합니다. “내 귀를 빌려줄게.” 이 한마디가 참 따뜻했어요. 토끼는 “별거 아니야”, “그냥 잊어버려”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돼지가 왜 속상했는지, 그 말이 어디에 박혀 있는지 함께 찾아 주지요. 누군가 내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 준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조금씩 풀릴 수 있다는 걸 보여 줍니다. 아이들에게도 위로란 거창한 해결책이 아니라 곁에서 들어 주는 일에서 시작된다는 걸 자연스럽게 알려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토끼와 함께 상처를 찾아내는 과정에서 돼지는 마음속에 악어의 나쁜 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깨닫게 됩니다. 토끼와 바닷가에서 즐겁게 놀았던 기억, 햇볕에 그을려 남은 수영복 자국처럼 좋은 시간이 남긴 흔적도 함께 있다는 걸 보게 되지요. 상처가 마음을 전부 차지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지만, 사실 우리 안에는 따뜻한 기억과 좋은 순간도 함께 있다는 메시지가 참 위로가 되었습니다.

또 이 책은 악어를 단순히 나쁜 친구로만 그리지 않는 점이 인상적이에요. 악어가 무슨 말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보여 주지 않기 때문에, 읽는 아이와 어른 모두 스스로 생각해 보게 됩니다. 내가 들었던 아픈 말도 떠올릴 수 있고, 반대로 내가 무심코 누군가에게 했던 말도 떠올릴 수 있어요. 누구나 돼지가 될 수 있고, 누구나 토끼가 될 수 있고, 때로는 악어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이 마음에 남았습니다.

아이와 함께 읽고 나면 말의 힘에 대해 이야기 나누기 좋을 것 같아요. “너는 어떤 말을 들었을 때 마음이 아팠어?”, “친구가 속상해하면 어떻게 들어 줄 수 있을까?”, “우리가 바다에 던져 버리고 싶은 말은 뭐가 있을까?” 같은 질문을 건네면 아이가 마음속에 담아 두었던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꺼낼 수도 있겠지요.

아픈 말을 찾아서, 꺼내서, 바다에 던져 버리는 상상은 아이들에게 아주 든든한 회복 놀이가 되어 줄 것 같습니다. 말 때문에 마음이 작아졌던 아이에게는 위로를,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 주고 싶은 아이에게는 다정한 방법을 알려 주는 따뜻한 책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