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젓가락 유치원
신은영 지음, 이주희 그림 / 한림출판사 / 2026년 7월
평점 :
오늘 제가 소개 할 책은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둘이 되면 무엇이든 할 있는 젓가락의 마법을 그린 그림책으로 홀로 서는 법만큼 중요한 ‘함께 사는 법’을 배워야 하는 모든 아이들에게 필요한 그림책입니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처음 가는 아이들을 보면 설렘보다 긴장이 더 클 때가 있잖아요. 처음 보는 친구들, 낯선 선생님, 새로운 규칙 속에서 “나 혼자 놀래”, “짝꿍은 싫어” 하고 마음의 문을 닫기도 하고요. 《젓가락 유치원》은 그런 아이들의 마음을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젓가락이라는 친근한 소재로 재미있게 풀어낸 그림책이에요.

책 속 젓가락 친구들은 유치원 첫날부터 어색함에 서로 눈치만 봅니다. 알록달록하고 개성도 제각각이지만, 처음에는 “혼자가 더 편해!” 하며 따로 놀기 바쁘지요. 이 모습이 꼭 새 학기 교실 풍경 같았어요. 친구에게 다가가고 싶지만 어떻게 말을 걸어야 할지 몰라 망설이는 아이, 함께 놀자고 하면 쑥스러워 뒤로 물러나는 아이의 마음이 젓가락 친구들 모습에 귀엽게 담겨 있습니다.

그러다 선생님의 제안으로 젓가락 친구들은 콩 수영장에서 함께 놀게 됩니다. 처음엔 쭈뼛쭈뼛하다가 하나둘 모이고, 어느새 신이 나서 풍덩 빠져드는 모습이 정말 사랑스러워요. 하지만 재미있는 시간만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콩 수영장에서 놀다가 서로 부딪치고, 쿵쾅쿵쾅 다투기도 하지요. 아이들의 관계도 딱 그렇잖아요. 같이 놀다 보면 즐겁지만, 마음이 맞지 않아 싸우기도 하고 속상해하기도 하니까요.

이 책이 재미있는 이유는 젓가락의 특징과 친구 관계를 아주 잘 연결했다는 점이에요. 젓가락은 한 개만 있을 때는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지만, 두 개가 짝이 되는 순간 콩알 하나도 척척 집을 수 있잖아요. 책 속 젓가락 친구들도 처음에는 혼자가 편하다고 생각하지만, 콩을 자루에 담아야 하는 상황에서 혼자서는 미끄러운 콩을 제대로 집을 수 없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리고 옆 친구와 나란히 짝꿍이 되었을 때 비로소 힘을 낼 수 있지요.

이 장면은 아이들에게 “친구랑 사이좋게 지내야 해”라고 직접 말하지 않아도, 함께하는 일이 왜 필요한지 자연스럽게 느끼게 해 줍니다.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일이 있지만, 친구와 함께할 때 더 잘할 수 있는 일도 많다는 걸 유쾌하게 보여 주거든요. 특히 친구 관계가 아직 서툰 아이들에게 부담 없는 방식으로 협력과 배려의 의미를 알려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림도 참 생동감 있습니다. 알록달록한 젓가락 친구들의 표정이 살아 있고, 콩알들이 화면 가득 튀고 굴러가는 장면은 아이들이 보면서 깔깔 웃을 것 같아요. 간결하고 리듬감 있는 문장 덕분에 소리 내어 읽기에도 좋고, 아이와 함께 “어떤 젓가락이 제일 마음에 들어?” “너라면 누구랑 짝꿍이 되고 싶어?” 하고 이야기 나누기에도 좋겠습니다.
《젓가락 유치원》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아이들, 친구 사귀기가 조금 낯선 아이들에게 다정한 응원이 되어 주는 그림책이에요. 혼자 노는 것도 괜찮지만, 친구와 함께할 때 더 신나고 멋진 일이 생긴다는 걸 젓가락 친구들의 좌충우돌을 통해 자연스럽게 알려 줍니다. 유치원 첫날처럼 두근두근한 마음을 가진 아이들에게, 그리고 아이의 첫 사회생활을 응원하는 부모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사랑스러운 책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