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라면맨
가와노우에 에이코 외 지음, 오노 고헤이 그림, 김지영 옮김 / 올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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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제가 소개할 책은 웃음과 상상력으로 끓여 낸 새로운 읽기 동화책으로

후루룩 읽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장. 곳곳에 배치된 퀴즈와 놀이 요소는 책을 덮은 뒤에도 다시 책장을 펼치게 만드는 또 하나의 재미를 선사하는 책이랍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컵라면이 슈퍼히어로가 된다면 어떨까요? 제목만 들어도 웃음이 나는 《컵라면맨》은 난생처음 컵라면을 먹어 보려던 초등학생 유타 앞에 수수께끼의 컵라면맨이 나타나면서 시작되는 유쾌한 판타지 동화예요. 컵라면이라서 뜨거운 물을 붓고 3분을 기다려야만 출동할 수 있다니, 설정부터 너무 기발해서 아이들이 바로 빠져들 것 같았습니다.

컵라면맨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멋지고 완벽한 슈퍼히어로와는 조금 달라요.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나타났지만 마법을 척척 부리는 것도 아니고, 머리가 좋아지고 싶다면 공부를 하라고 하고, 근육남이 되고 싶다면 오랫동안 운동하라고 말하지요. 처음엔 “이게 무슨 히어로야?” 싶다가도, 바로 그 엉뚱함 때문에 자꾸 웃음이 납니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말맛과 상황이 이어져서 읽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겠더라고요.

이야기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블랙 컵라면, 수상한 라면집의 비밀, 컵라면맨과 블랙 컵라면의 대결까지 등장합니다. 컵라면이라는 친숙한 소재가 판타지와 만나니 상상력이 정말 맛있게 끓어오르는 느낌이에요. 문장도 짧고 전개가 빠른 편이라, 이제 막 읽기 동화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한 아이들도 부담 없이 후루룩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중간중간 퀴즈와 놀이 요소까지 있어 책을 읽는 재미가 더 살아나요.

그런데 《컵라면맨》은 웃기기만 한 책은 아니에요. 유타가 용돈을 올려 받고 싶어 하자, 컵라면맨은 그 소원을 단번에 이루어 주지 않습니다. 대신 유타의 부모님이 운영하는 백반집의 매출을 올릴 방법을 함께 고민하지요. 이 과정에서 유타는 누군가가 대신 해결해 주기를 기다리기보다, 스스로 생각하고 용기를 내며 조금씩 성장해 갑니다. 아이들에게도 “원하는 게 있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는 것”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알려 주는 부분이었어요

특히 “3분이면 이루어지는 꿈은 시시하지 않습니까?”라는 말이 오래 남았습니다. 컵라면은 3분이면 완성되지만, 진짜 꿈은 그렇게 빨리 만들어지지 않잖아요. 최고의 라면집을 꿈꾸던 사장이 블랙 컵라면의 힘을 빌려 손쉽게 꿈을 이루려 하지만 결국 만족하지 못하는 모습은, 결과만 빨리 얻는 것이 정말 행복한 일인지 생각하게 합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내가 흘린 땀과 노력이 쌓일 때 꿈이 더 단단해진다는 메시지가 따뜻하게 전해졌어요.

.또 컵라면이라는 작은 음식 하나에도 누군가의 시간과 정성, 노력이 담겨 있다는 점을 떠올리게 하는 것도 좋았습니다. 아이들에게 너무 익숙한 간식이지만, 그 한 컵이 만들어지기까지 많은 사람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면 일상 속 물건들도 조금 다르게 보일 것 같아요.

컵라면처럼 가볍고 재미있게 시작하지만, 다 읽고 나면 노력의 가치와 꿈을 향해 나아가는 마음이 든든하게 남습니다. 책을 잘 안 읽는 아이도 “이건 재밌다!” 하며 잡을 수 있을 만큼 소재가 친근하고 전개가 경쾌해서, 초등 저학년 아이들에게 특히 추천하고 싶은 책이에요. 앞으로 컵라면을 먹을 때마다 3분 뒤 출동하는 컵라면맨이 떠오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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