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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구리구리는 참지 않아! - 방방구리의 학교에서 똥 누기 ㅣ 저학년 씨알문고 17
이나영 지음, 수련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26년 5월
평점 :
오늘 제가 소개할 책은 아이들의 숨겨진 마음을 유쾌하고 솔직하게 담아낸 이야기로
나만의 비밀스럽고 이상한 문제가 아니라, 누구나 한 번쯤 겪는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사실에 조금씩 안심하게 되는 그림책이랍니다

아이 키우다 보면 진짜 자주 듣게 되는 말이 있잖아요.
“엄마… 나 똥 마려운데 학교에서 못 싸겠어.”
웃기면서도, 사실은 꽤 진지한 고민이에요. 《구리구리구리는 참지 않아-방방구리의 학교에서 똥 누기》는 바로 그 “아이들만 아는 조마조마함”을 너무 유쾌하고 솔직하게 보여주는 책이었습니다.

주인공 방방구리는 엉덩이 씨름도 잘하고 점프도 최고인, 딱 봐도 자신감 넘치는 개구리예요. 그런데 학교에서만큼은 갑자기 작아져요.

뱃속이 꾸륵꾸륵, 부글부글 난리가 나도 화장실에 가는 게 쉽지 않거든요. 친구들이 놀릴까 봐 눈치가 보이고, 괜히 “쟤 똥 싸러 갔대~” 같은 말이 들릴까 봐 겁이 나서요. 그 마음이 너무 현실적이라 읽는 내내 “아… 맞아, 아이들이 학교 화장실에서 진짜 힘들어하지” 싶었습니다.

책은 이 이야기를 무겁게 끌고 가지 않아요. “꾸륵꾸륵”, “부글부글”, “뿌지직 뿍!” 같은 표현이 팡팡 터지고, 참개구리 친구들의 학교생활도 엉뚱하고 귀엽고 정신없어서 아이들이 깔깔 웃기 딱 좋아요. 냉파리 먹기 시합, 엉덩이 씨름, 점프 대회 같은 설정은 상상만 해도 웃음이 나오고요. 그런데 그 웃음 사이에 방방구리의 마음이 꽁꽁 숨어 있어요.

배는 아픈데 말은 못 하겠고, 참으면 참을수록 더 아파지고, 마음은 더 조마조마해지는 그 순간들요. 이 부분에서 아이들이 “나도 이런 적 있었는데!” 하고 확 공감할 것 같았어요
제가 특히 좋았던 건, 이 책이 “참아!”가 아니라 “참지 않아도 괜찮아”라고 말해준다는 점이에요. 몸이 보내는 신호는 자연스러운 거고, 화장실 가는 건 창피한 일이 아니라 당연한 일이라는 걸 이야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알려줘요. 또 친구의 고민을 놀리는 게 아니라, 이해해주고 응원해주는 게 더 멋진 일이라는 메시지도 같이 담겨 있어서, 아이들 사이에 필요한 ‘배려의 감각’을 살짝 심어주는 느낌이었습니다.

아이랑 같이 읽으면 활용도도 정말 좋아요. 읽고 나서 “너는 학교 화장실 갈 때 어떤 게 제일 싫어?” “선생님한테 어떻게 말하면 덜 민망할까?” 같은 얘기를 자연스럽게 꺼낼 수 있거든요. 평소엔 쑥스러워서 말 못 하던 고민을 책을 핑계로 슬쩍 꺼내게 되는 거죠. 아이가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하고 안심하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이미 큰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구리구리구리는 참지 않아》는 아이들의 아주 현실적인 고민을 귀엽고 웃기게 풀어내면서도, 마음은 따뜻하게 토닥여주는 동화예요. 배꼽 잡고 웃다가, 마지막에는 “그래, 참지 말고 말해도 돼” 하는 용기가 남습니다.
학교 화장실이 아직 낯설고 어려운 아이들, 혹은 ‘참는 게 습관’이 되어버린 아이들에게 꼭 한 번 읽혀주고 싶은 책이었어요. 우리 방방구리처럼, 오늘은 조금 더 편하게 말해도 괜찮잖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