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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디왈리
정소영 지음 / 찰리북 / 2026년 4월
평점 :
오늘 제가 소개할 책은 엄마와 단둘이 사는 아이, 선우가 엄마의 새로운 짝꿍이 된 인도 아저씨네 고향집을 방문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로
낯선 문화와 사람들 틈에서 외롭고 두려웠던 아이가 조금씩 용기를 끄집어내고, 마침내 환대하고 환대받는 감각을 되살리는 과정이 따스하게 펼쳐지는 책이랍니다

『해피 디왈리』는 “낯선 곳에 던져졌을 때 마음이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아주 섬세하게 담아낸 동화예요. 엄마와 단둘이 사는 선우는 엄마의 재촉으로 인도 여행에 따라가지만, 선우가 기대했던 해외여행과는 완전히 달라요. 화려한 호텔도 수영장도 없고, 터번을 두른 사람들이 가득한 거리엔 소달구지가 지나가고, 음식에서는 맵고 싸한 향신료 냄새가 나죠. 말도 통하지 않고, 어른들의 대화는 알아들을 수 없고… 선우는 그 모든 낯섦 속에서 점점 외롭고 원망스러워집니다.

이 부분이 정말 현실적이었어요. 여행이 멋진 추억이 되려면 마음이 준비되어야 하는데, 아이에게는 ‘낯선 환경’ 자체가 큰 스트레스가 될 수 있으니까요.
밤이 되면 그 외로움은 더 크게 밀려오잖아요. 선우가 혼자 속상해하며 오래전 친구와 나눈 이야기를 떠올리는 장면이 인상 깊었어요.
아이가 가장 불안할 때 떠올리는 건 ‘안전했던 관계’나 ‘따뜻한 말’인 경우가 많잖아요. 그 기억이 선우의 마음을 조금 버티게 해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부터 이야기의 공기가 조금씩 달라져요. 선우가 엄마와 아저씨를 따라 나서서 인도의 축제이자 명절인 디왈리를 준비하게 되면서요.
사실 디왈리는 ‘빛’과 ‘환대’의 분위기가 강한 축제인데, 선우가 그 준비 과정 속에서 서서히 마음을 열고, 친구가 해줬던 말의 의미를 이해하게 된다는 흐름이 참 따뜻했어요. “여기가 싫어”에서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로 바뀌는 과정이 갑작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스며들듯 진행돼서 더 마음에 남더라고요

이 책이 좋은 건, 낯선 문화가 ‘신기한 구경거리’로만 그려지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낯설어서 두렵고, 소외감을 느끼고, 때로는 짜증도 나는—그 감정을 먼저 충분히 보여준 뒤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발 다가가 보았을 때 느껴지는 따뜻함을 함께 담아줘요. 그래서 독자는 선우의 불안과 서운함에 공감하면서도, 선우가 결국 누군가에게 토로하듯 전하는 용기와 수용, 환대의 마음에 자연스럽게 귀를 기울이게 됩니다.

엄마와의 관계도 참 섬세해요. “엄마는 왜 나를 이해 못 해?” 같은 마음과 “그래도 엄마가 내 편이긴 하지” 같은 마음이 같이 존재하잖아요. 선우가 엄마와의 유대 속에서 흔들리는 감정을 겪는 모습이, 엄마와 단둘이 지내는 아이의 마음을 더 현실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읽는 사람도 ‘여행 이야기’로만 끝내지 않고, 가족 관계 속에서 아이가 느끼는 불안과 성장까지 같이 보게 됩니다.

선우가 마침내 디왈리에 찾아온 ‘행운’을 발견하는 순간, 독자도 함께 “아, 이게 진짜 여행의 선물이구나” 하고 느끼게 될 것 같아요.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아이의 마음을 다정하게 이해하고 싶을 때, 그리고 ‘다름’을 환대하는 마음을 아이와 함께 배우고 싶을 때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