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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가 좋은 토끼 하나
신은경 지음, 소보루 그림 / 북스그라운드 / 2026년 2월
평점 :
오늘 제가 소개할 책은 제13회 비룡소 스토리킹 수상 작가 첫 저학년 동화로
혼자가 좋은 마음을 존중하며 함께하는 즐거움을 전하는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이랍니다

『혼자가 좋은 토끼 하나』는 제목부터 왠지 마음이 가는 책이었어요. 보통 어린이책에서는 “친구는 많을수록 좋아!” “친구랑 꼭 친하게 지내야 해!” 같은 메시지가 자주 나오잖아요. 그런데 이 책은 시작부터 다릅니다. 친구를 피하려고 이사 다니는 토끼라니! 설정부터 너무 독특해서 “도대체 무슨 사연이 있길래?” 하고 궁금해지더라고요.

주인공 하나는 모두가 잠든 밤, 마치 누군가를 피해 도망치듯 불안한 얼굴로 이사를 떠나요. 이유는 단 하나, 바로 친구를 피하기 위해서예요. 이 대목이 참 신선했어요. 친구를 싫어하는 마음, 혼자가 편한 마음도 사실 충분히 있을 수 있는데, 그 마음을 이상하게 보지 않고 그대로 존중해 주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혼자가 좋아”라고 느끼는 아이들도 이 책을 읽으며 “내 마음도 괜찮구나” 하고 안심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깊은 숲속으로 이사한 하나는 드디어 혼자만의 조용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해요. 그런데 할머니가 이사 선물로 준 당근 쿠키가 통째로 사라지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흥미진진해집니다. 쿠키를 찾기 위해 추리를 시작한 하나는 의도치 않게 여러 이웃들을 만나게 되는데, 이 캐릭터들이 정말 하나같이 개성 넘치고 귀여워요.

추리 소설 마니아 까마귀, 다정한 돼지, 리본을 모으는 사슴, 수줍음 많은 두더지까지. 하나는 원래 누군가와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이 없었는데, 쿠키를 쫓는 과정 속에서 자꾸만 이웃들과 얽히고, 그 속에서 조금씩 마음의 문이 열리게 되죠.

이 책의 좋은 점은 “혼자 있는 건 나쁘고, 친구를 사귀어야만 해!”라고 억지로 몰아가지 않는다는 거예요. 하나는 끝까지 자기만의 속도와 방식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그 안에서 서서히 “함께여도 괜찮네”라는 감정을 느끼게 돼요. 그래서 더 자연스럽고 따뜻해요.
혼자가 좋은 마음도 존중하면서, 동시에 누군가와 함께할 때 생기는 즐거움도 보여주니까요. 이 균형이 참 좋았습니다.

특히 저는 하나의 세계가 넓어지는 과정이 참 사랑스럽게 느껴졌어요.
처음엔 그저 조용히 혼자 있고 싶었던 아이가, 사건을 함께 풀고, 말을 나누고, 도움을 주고받는 사이 조금씩 달라지잖아요. 그 변화가 갑자기 확 바뀌는 게 아니라, 아주 천천히 스며들 듯 그려져서 더 공감이 됐어요.

친구란 “무조건 사귀어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 어느 날 자연스럽게 내 삶에 들어와 마음을 넓혀주는 존재일 수도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 같았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