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담에 또 놀자! ㅣ 산하그림책
양희진 지음, 김종민 그림 / 산하 / 2026년 2월
평점 :
오늘 제가 소개할 책은 어느 겨울 친구들과 흥겹게 놀았던 시간, 반짝반짝 빛나는 추억, 멍해질 정도로 행복했던 시간을 풍성하게 수확하게 해 주는 그림책으로
바구니에 가득 담은 즐거운 하루를 그린 책이에요

『담에 또 놀자』는 겨울의 차갑고 맑은 공기 속에서 귤 향기와 친구의 온기가 함께 느껴지는 참 사랑스러운 그림책이에요. 책을 펼치자마자 볼이 빨간 녹두와 토끼, 그리고 주황빛 귤이 한가득 들어와서 마음이 먼저 환해지더라고요.
한겨울인데도 이상하게 춥기보다 따뜻하게 느껴지는 건, 이 책 안에 햇빛과 웃음이 가득 담겨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귤 하나에 담긴 시간을 아이의 눈높이에서 천천히 보여준다는 점이에요. 우리는 보통 귤을 그냥 “먹는 과일” 정도로 생각하지만, 이 책은 귤이 자라기까지의 시간을 아주 다정하게 들려줘요.
잎이 햇빛을 받고, 뿌리가 물과 양분을 빨아들이고, 꽃이 피고 지고, 작은 열매가 점점 주황빛으로 익어가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거든요. 그래서 녹두와 토끼가 귤을 보고 눈을 반짝이는 모습이 더 크게 와닿았어요.

“맛있겠다!”를 넘어서, 그 안에 담긴 계절과 기다림까지 함께 느끼는 것 같았거든요.

또 좋았던 건, 이 책이 단순히 귤 따는 이야기로 끝나지 않는다는 거예요. 녹두가 자기 손으로 가꾼 나무에서 귤을 따며 기뻐하고, 새와 쥐, 큰토끼까지 함께 귤을 나누는 모습 속에서 자연은 혼자 누리는 것이 아니라 함께 어울리는 곳이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특히 큰토끼가 녹두처럼 장갑을 끼고 가위를 들고 귤을 따는 장면은 너무 귀엽고 정겨워서 절로 웃음이 나더라고요. 겨울 귤밭이 이렇게 활기차고 신나는 놀이터처럼 보일 수 있구나 싶었어요.

책 제목인 『담에 또 놀자』도 참 예뻐요. 아이들끼리 신나게 놀고 헤어질 때 툭 던지는 말 같지만, 사실 그 안에는 “오늘 즐거웠어”, “다음에도 함께하고 싶어”라는 따뜻한 마음이 다 들어 있잖아요. 이 책도 딱 그런 느낌이에요. 책을 덮고 나면 귤밭에서 신나게 뛰놀던 녹두와 토끼가 정말 “담에 또 놀자!” 하고 손 흔들어 주는 것 같아요.

그림책 전체 분위기도 참 포근해요. 주황색 귤, 초록 잎, 하얀 털, 맑은 겨울 하늘이 어우러져서 페이지마다 겨울 풍경이 생생하게 살아 있고, 보고만 있어도 귤 향기가 코끝에 스치는 것 같아요. 아이와 함께 읽으면 “귤은 어떻게 자랄까?”, “귤밭에 가면 어떤 냄새가 날까?” 같은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나눌 수 있을 것 같아요

『담에 또 놀자』는 겨울의 즐거움, 자연의 시간, 함께 나누는 기쁨을 담은 그림책이에요. 귤 한 알 속에 담긴 계절의 변화와 친구와 함께하는 행복을 이렇게 귀엽고 따뜻하게 보여주는 책은 흔치 않은 것 같아요. 읽고 나면 괜히 귤 한 개 까먹고 싶어지고, 좋아하는 친구에게 “우리 담에 또 놀자!” 하고 말해주고 싶어지는 책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