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기 싫어 그린이네 그림책장
크리스틴 슈나이더 지음, 에르베 삐넬 그림, 김지연 옮김 / 그린북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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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첫째는 입이 짧아서 늘 딱 주는 만큼에 1숟가락 적게 먹곤 해서 저랑 식탁 내 실랑이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워낙 입이 짧은 아이를 억지로 먹여서 되는걸까? 그냥 먹고싶은 양만 먹여야 하는걸까 저도 늘 고민이 많더라고요

정말 밥 먹기 싫은 아이는 어떻게 할까요?

밥 먹기 싫어하는 아이와 밥을 먹이려는 양육자의 이야기가 담긴 그림책도 있더라고요

《밥 먹기 싫어》는 아이가 24개월이 지나면서부터 경험할 수 있는, 즉 아이가 밥을 먹기 싫어하는 상황을 배경으으로 하고 있어요.

아이는 성장 과정에서 자신이 싫어하는 맛의 음식을 거부하거나 뱉을 수 있는데 이 책의 주인공인 루는 저녁밥이 샐러드 수프라는 말을 듣고 바로 이렇게 말합니다. “치, 그거 먹기 싫은데!”

루가 보기에 샐러드 수프는 ‘거위 똥’과 같은 색깔을 한, 지극히 맛이 없는 메뉴거든요. 아빠가 샐러드 수프는 루를 건강하게 하고 키가 크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루는 여전히 먹기 싫다고 말합니다.

아빠의 다그침에 수프를 먹기 시작한 루는 곧 “그런데 엄마 건 어딨어요?”라고 묻습니다. 하지만 오늘 밤 루의 식사 시간에 엄마와 아빠는 함께 하지 못하지요.

실망했을 법도 하지만 루는 아빠에게 샐러드 수프의 색깔이 왜 황록색인지, 분홍색이면 더 맛있지 않겠는지를 이야기합니다.

또 요구르트는 왜 눈처럼 하얀색인지 묻고, 초록색 풀과 파란 꽃도 뜯어 먹는 소의 젖으로 만들어진 요구르트가 파란색이면 더 맛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하지요.

현실에서는 있지 않을 것 같은 수프나 요구르트에 대한 상상을 나누면서 어느새 저녁 식사 시간은 훌쩍 지나가게 됩니다.

자신이 먹어야 할 음식들을 모두 부엌에 있는 새싹이나 방에 있는 키 작은 장미나무에게 ‘나눠 준’ 루는 결국 잠자리에 들기 전 배고픔을 느끼게 됩니다.

여러 가지 음식들을 ‘먹은’ 루가 배고픈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아빠에게 루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었을까요? 밥 먹기를 둘러싼 아빠와 아이의 이야기를 작가는 담담하게 그려 냅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며 위로로 다가오더라구요.

밥을 먹기 싫어하는 아이는 샐러드 수프를 앞에 두고 먹기 싫어하는 아기 토끼 루에게 공감하게 되구요

반면에 아이에게 밥을 먹여야 하는 양육자의 경우에는 루의 아빠가 어떤 마음일지 쉽게 이해할 수 있지요.

이 책은 아이와 양육자 모두의 마음을 토닥여주는 그림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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