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배처럼 텅 비어 문학과지성 시인선 485
최승자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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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대의 사랑을 읽은지 어언 15년이 지나갔다. 15년이 지났을 뿐이지 나는 시인의 시대를 완전히 공감하지는 못한다. 그때의 낭만과 그때의 쾌락과 그때의 절망과 그때의 고독을 온몸으로 느끼지 못한다. 그런 것은 내가 시인의 시를 읽는데 일종의 죄책감을 갖게 만들었다. 문장에 대한 많은 논평을 할 수도 있고 철저하게 나의 입에 오르내리게 할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마음 한켠에선 무언가 텅빈 것처럼 공허했다. 그래 공허했다고 하는 말이 딱 맞는다. 그것은 누군가가 채워줄 수도 없는 것이고 나도 그 빈 공간에 무엇을 채울 수 없다.

 

어쩌면 그것이 최승자의 시가 가진 매력일 지도 모른다. 해석은 된다. 마음으로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무언가가 텅빈 것처럼 느껴진다. 그것을 나는 같은 시대를 살아내지 못한 시대의 부재 때문이라고 여겼지만 누군가는 최승자의 고독을 이해하지 못해서 혹은 시인의 시가 시같지 않고 무슨 꼭 전장 출전사를 닮거나 아니면 일종의 '유서'를 닮듯 읊조리기 때문이라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시인을 아주 멀리서만 지켜보려고 한다. 그 시인이 내뱉는 말은 다 옳다고 멋지다고 여기지만 시인의 삶은 싫어한다.

 

나는 이러한 일들이 일견 이해되지 않는다. 내가 시인의 시를 낯설어 함은 그런 것과는 다르다. 나는 이 시인의 글 안에서 나와 조우한다. 그것을 멀찌기 서서 지켜보거나 단순하게 박수를 치고 앉아 있는 것은 아니다. <마음은 바람보다 쉽게 흐른다. 너의 가지 끝을 어루만지다가 어느새 나는 네 심장 속으로 들어가 영원히 죽지 않는 태풍의 눈이 되고 싶다.>란 시를 외며 시인에게서 빠져나와 나의 삶을 냄새맡는다.

 

그런데 그런 시인의 어조가. 그런 시인의 시 쓰는 방법이. 좀 더 과장하자면 시인의 마음이 변화했다고 여겨진다. 그 변화는 누군가에게는 전보다 좀 덜 내면적이라 환호도 받지만 아마 나와 같은 누군가에게는 일종의 '배신'같이 느껴질 지도 모른다. 아무 것도 변하지 않을 것 같던 시인은 변했고 나는 빈 배 처럼 텅비어 홀로 그 자리에 있다. 이 시들은 시인을 말하고 있지만 거기에 더이상 내가 들어설 자리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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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전집 5 - 테아이테토스 / 필레보스 / 티마이오스 / 크리티아스 / 파르메니데스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플라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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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 번역본이나 별 하나를 뺐다. 아쉬운 점은 이중으로 해석될 수 있는 문장에 대한 주석이 없다는 점과 전체적 구조를 볼 기타 첨부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모든 내용을 읽고 문단 내용을 정리해 전체적으로 조망해보는 건 오로지 독자 몫이다. 그러나 아래 유일한 리뷰가 큰 도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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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스크립티드 부의 추월차선 완결판
엠제이 드마코 지음, 안시열 옮김 / 토트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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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추월차선‘을 너무 잘 읽은 생각이 납니다. 역시 남들과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서 무언가 부를 창출해낼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이 책도 기대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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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를 탐하다 1~2 세트 - 전2권
신지은 지음 / 테라스북(Terrace Book)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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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악마를 만나다 27.기적으로 끝나는 목차를 보면 이 소설이 어떻게 끝을 맺을지 가늠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이 소설은 판타지와 로맨스를 넘나들며 하나의 몽환적 세계를 만드는 것 같네요.뱀별을 재미있게 읽었는데 이 소설도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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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딸기 과자
와카야마 요코, 박소연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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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아메리칸 쇼트케이크!> 정말 먹음직스럽게 보이네요. 사실 딸기가 그 모양 그대로 곁들이는 것은 쉽지만 그것으로 요리하기는 모양내기도 그렇고 마냥 달기만 할 것 같고 고민이 좀 되는데 이 책에선 딱 제 취향에 맞는 쿠키!만드는 법이라니~ 거기에 딸기 구매부터 보관까지 유용한 내용이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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