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새 내일의 고전
신종원 지음, 한규현 그림 / 소전서가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불새 #신종원 #내일의고전 #소전서가 #정세랑추천

이 책은 신종원 작가의 4원소 시리즈의 두 번째 소설로 불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신화적인 소재가 너무나도 매력적이라서 서평에 신청했다. 그런데 그게 다가 아니다. 이 책은 정말 '장난이 아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사제직은 내려놓으려는 바오로 신부와 그를 지켜내고자 하는 베드로 신부의 갈등이다. 어린 시절부터 봐 왔던 바오로를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이었으리라. 꿈에서 본 성배를 직접 눈으로 보고 오라는 명령. '성배 도난 사건'에 대한 이야기.
이렇게 시작된 이야기는 우마이야 왕조의 이야기를 거쳐 스페인 내전과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히는 이야기까지 거슬러 간다. 정치적 사건에 얽혀있는 바티칸, 사제들, 그들에 맞서는 사람들, 추종하는 사람들. 유럽의 역사는 종교를 떼어 놓고는 말하기 어려우니까. 그 모든 것들을 살펴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언어에 대한 묘사는 놀랍다. 어떤 상황에 음성이 어떤 모습으로 역할을 하고 있는가 눈에 보일 것만 같았으니까. 이 모든 것을 소설에 녹여내고 있으니 작가는 도대체 어떤 사람이지??
이 책은 나에게 신종원 작가를 알려 주었다. 아주 대단하게!!

사실 난 종교적으로는 잘 모르니까, 이런 것들은 영화나 책으로 접한 것이 전부지만 역사와 종교가 얽힌 이야기들은 많아서 관심이 간다. 아주 오래전에 봤던 <다빈치 코드>도 생각이 나고...
이 책은 종교와 역사와 신화가 잘 어울어진 것 같다. 나에게는 이 모든 것들이 신화처럼 다가왔다. 그래서 더 흥미로웠을지도 모르겠다.
사실 내용이 쉽게 술술 읽히지 않았다. 내내 검색을 하면서 배경 지식을 채워가며 읽어야 했다. 그래도 손을 놓게 만들지 않는 것을 보면 이야기를 끌어가는 힘이 대단한 것 같다. 다만 시간과 공간의 변화가 나로서는 따라가기 힘들었다. 여러차례 앞을 왔다갔다 했다.

*83~84
어떤 사람들에게 삶은 미끄러짐이다. 강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미끄러지듯이. 삶이 선의 모양으로 미끄러진다는 상상력은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래서 사람은 그가 아무것도 하지 않더라도 삶이 그를 어디론가 데려가 줄 거라고 믿는다.

*110
나는 신부님이 찾아와선 안 되는 곳에 있어요.
어떻게 하면 너를 구할 수 있을까?

*176~177
아이야, 말들은 다만 흘러가게 두어라. 바람과 먼지를 쫒지 말고 너 자신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네가 먼저 생명을 놓아 버리지 않는 한, 생명이 먼저 너를 놓아 버리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생명은 오로지 한 가지 의무에 복무하라 다그친다. 그것은 사는 것이다. 삶이라는 질서를 옹호하는 것이다.

*343
거룩한 영은 세상을 비추는 대가로 작열의 고통을 인내해야 했고, 매일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글러리는 항적으 남기며 밤을 몰아냈다. 그러므로 동트기 직전의 밤이 언제나 창백한 푸른빛을 띠는 까닭은 두려움에 있다. 머지않아 어둠을 가로지르며 나타날 불새 한 마리를 일찌감치 상상하고 겁에 질리는 것이다.

작가가 가진 종교에 대한, 역사적 인식,다양한 방면의 지식과 이야기로 만들어 내는 능력에 찬사를 보낸다. 정말로 엄지 척!!
순서가 바꼈으나 <습지의 장례법>을 읽어봐야겠다.


@sojeonseoga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다 위의 과학자 - 망망대해의 바람과 물결 위에서 전하는 해양과학자의 일과 삶
남성현 지음 / 흐름출판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바다위의과학자 #남성현 #흐름출판 #해양과학자 #바다의진짜모습 #서평단

<바다 위의 과학자>는 텔레비전에서 하는 강연에 조금 관심이 있다면 익숙한 남성현 교수님이 쓴 책이다. 나도 어쩌다 보게 되었던 강연과 <남극에 '운명의 날 빙하'가 있다고>때문에 알게 된 교수님의 책이라 서평단을 신청한 거였으니까. 😊

이 책은 부제처럼 해양과학자의 일과 삶을 잘 보여주는 책이다. 작가가 바다에 나가서 하는 일들, 그 바다에서 보고 겪은 것들은 재미있게 보여주고 있다.
아주 전문적으로 이야기했다면 어려웠을테고 그럼 내가 제대로 읽지 못했겠지만 나에게도 술술 읽혔고 사진 보는 재미도 있어서 추천한다. 과학에, 바다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읽어도 좋을 것 같다.
낮선 일에 대한 이야기지만 사진이 있어서 좋았다. 먼 바다의 아름다움도 보고, 고단한 일상도 보고, 치열한 노동(?)의 현장도 엿본 느낌이랄까? ㅎㅎㅎ
이 책을 읽으면 사람들이 바다에 어떻게 적응하며, 순응하며 사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많은 과학자들이 바다의 모습을 알기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응원한다. !!!

47
TV나 책 혹은 동물원에서만 보던 펭귄들이 자연의 상태로 무리를 지어 다니는 모습을 보는 순간 지구가 정말로 인간의 것만이 아님을 깨달았다.

63
'오네이로데스'라 불리는 심해어는 검은색 도화지, 새 타이어보다 훨씬 적은 빛반사율을 보이는데, 이는 지구상에서 가장 검은색이라고 한다. 태양이 없는 암흑의 영역에 사는 심해 생물들에게 빛을 만드는 방법과 심해보다 더 어두운 그림자로 숨는 법은 생존 전략인 것이다.

132
어느새 약 75회의 승선 조사 경험을 가진 중견 해양과학자가 되었지만, 여전히 승선 조사에 참여할 때마다 이번엔 어떤 흥미로운 모험과 여행이 펼쳐질지에 대한 기대로 가슴이 떨린다. 과학자로서 새로운 현상을 발견했을 때 느끼는 기쁨과 희열 역시 학생 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변함이 없다.

164
바다가 항상 순환하는 것처럼 지구 생태계도 멈춰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알 수 없는 어떤 법칙 속에서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174
언제 발아래가 갈라져 저 깊고 어두운 아래로 빠질지 모르는 새하얀 빙하 위를 걷는 한 무리의 사람들은 무엇을 위해 그 모든 위험을 감수하는 것일까? 인간의 앎에 대한 열망은 얼마나 강한 것일까? 우리는 왜 계속 모르는 것들에 도전하는 것일까?

207
우리나라의 해양 주권을 위해 앞바다부터 먼바다까지 조금은 외롭고 고독한 길을 선택한 분들을 떠올릴 때마다 감사한 마음뿐이다.

220
흔들리지 않고 고정되어 있는 땅을 다시 밟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 얼마나 감사하고 기쁜지 바다에 오래 머물러 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다.

내가 과학자의 삶을 읽으면서 이렇게 즐거워하다니...
참....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웅크린 마음이 방 안에 있다 - 고립되고 은둔한 이들과 나눈 10년의 대화
김혜원 지음 / 흐름출판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웅크린마음이방안에있다 #김혜원 #흐름출판 #서평단 #은둔 #고립 #청년 #사회문제

- '고립되고 은둔한 이들과 나눈 10년의 대화'라는 부제가 붙은 책
- 고립과 은둔의 문제는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문제
- 내 주변에서도 볼 수 있는 문제

이 책을 선택한 이유이다. 내가 만난 학생들 중에서도 스스로를 방 안에 가둔 아이' 사람과 만나기 힘들다는 아이, 자신을 이해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아이, 피해의식에 사로잡힌 아이...... 저마다의 이유로 스스로를 옭아매는 아이들이 많다.
때로는 나조차도 그런 생각으로 나를 괴롭힐 때가 많았다. 다만 적당한(?) 선에서 나를 끌어올릴 수 있었기에 방 안에 나를 가두지 않았을 뿐.

이 책은 실제 사례를 들어주어서 쉽게 다가갈 수 있고 더 이해할 수 있게 만들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책의 중간에 나온 고립과 은둔에 대한 내용 정립 부분, 오해에 대한 내용이 책의 앞 부분에 나왔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어느 정도 정리한 다음 사례를 통해 들여다보면 좀 더 이해하기 좋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내가 이해하는 방식이다.

중고등학고 다닐 시기에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좋을지 제대로 아는 이가 얼마나 될까? 늙어가는 이 시점에서도 난 아직도 방황하는 중년인걸...ㅎㅎ
하지만 질풍노도의 시기가 아닌가. 우리의 청년들이 얼마나 힘든 사회를 통과해야 하는가..
작가는 흔한 사춘가와는 다르다고 말하고 여러 요인이 있다고 말한다. 비슷한 환경에서도 유독 힘들어 하는 친구들이 있다. 목적을 잃은 배는 표류할 수밖에 없다. 목적이 없다면 분명 삶에 대한 의지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일이다.
방 안에 스스로를 가두는 청년들이 도움을 청할 수 있는 곳이 많아지길 바란다. 그리고 스스로의 힘으로 제대로 서길 응원한다.
읽는 내내 '엄마'였던 나는 눈물바람이었다.

32~33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미래는 다를 수 있겠구나'라는 기대를 주는 경험이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이 너무 힘에 부쳐 방전된 상태가 되면 고립과 은둔, 그리고 무기력의 상태이다. 이들은 아무것도 하기 어려운, 에너지 고갈 상태에 있는 것일 수 있다.

33~34
삶에 대한 기대는 작아도 중요하다. 어두운 과거가 미래로 이어질 것이라는 절망의 고리를 끊을 수있는 새로운 경험, 작은 성공을 통해 느끼는 기쁨, 그 과정을 해내는 자신이게 품은 새로운 시각을 통해 우리는 의미 있는 삶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74
내게도 괜찮은 구석이 있다는 발견을 하면서, 동시에 내 안에 어떤 추하고 부끄러운 부분이 많은지도 꺼내 볼 수 있어야 한다. 우리 모두에게도 그렇지만 고립.은둔 청년들에게 이 과정은 가장 어려운 작업이다. 꽁꽁 감춰두었던 자신의 나면을 확인해야 하는 고된 일이기 때문이다.

82
'그럴 만하니 그렇게 느끼나 보다. 내가 다 알지는 못하지만 네가 무의미함을 느낄 만큼 삶이 힘들었나 보다'라며 그저 그 시간을 함께 견뎌주는 것이 필요하다.

128
대부분의 고립.은둔자들은 자기주장을 하거나 자기 욕구를 강하게 드러내기보다 관계 속에서 참고, 맞추고, 양보하고 견디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자신을 드러내기보다 끝까지 참고 견디다, 더 이상 버티지 못할 때 고립.은둔을 택한다.

174
잠시라도 전력 질주 100미터 달리기를 멈추고 생각해보면 좋겠다. 더 빨리 뛸 방법에 대한 고민이 아니라 내가 왜 뛰고 있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도대체 왜 죽을힘을 다해 뛰고 있는지, 어디로 가고 싶어서 뛰고 있는지에 대해, 자신에게 친절하게 묻고 대답할 시간을 주면 좋겠다.

271
결국 우리에게는 믿어주고 동행해주는 사람의 존재가 중요한 것이다.

이 책을 고립되고 은둔하고 있는 이들과 그들의 주변인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분명 많은 위로와 용기를 줄 것이다. 청년들이 너무 많이 힘들지 않기를 응원한다.
스스로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어딘가에 꽁꽁 숨겨놓고 있을 것이다. 얼른 찾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외로운 도시 - 뉴욕의 예술가들에게서 찾은 혼자가 된다는 것의 의미
올리비아 랭 지음, 김병화 옮김 / 어크로스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외로운도시 #올리비아랭 #올리비아랭북클럽 #어크로스 #고독 #외로움 #예술가

이 책을 선택한 것은 외로움과 도시의 묘한 이질감이 주는 제목, 혼자가 된다는 것, "지금 외롭다면 이건 당신을 위한 책이다"라는 문장 때문이다.

시끌벅적하고 혼잡하고 너무나도 많은 것들이 일어나는 공간인 도시는 반대로 너무나도 외롭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지방 작은 도시에서 살다가 서울에서 살기 시작하면서 나에게 '서울'은 온통 회색이었다. 많은 즐거운 요소도 있지만 그것은 별로 기억에 남지 않았다. 오랜 시간 기억에 남은 것은 우울감과 무력감이었다.
그래서 이 책에 끌렸는지도 모른다.

작가는 실연의 상처를 안고 대도시 뉴욕에서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면서 여러 예술가들의 흔적은 살핀다. 자신의 마음과 함께. 자신의 심리 상태가, 관심이 이끄는 것이 어쩌면 비슷하게도 예술가들의 고독, 광기어린 단절, 내쳐짐, 거부였는지. 내가 보기에는 사실, 일상적이지 않고 너무나도 남다른 모습들이 버거웠는데(나의 절대적으로 주관적인 관점) 그 점이 작가가 예술가들의 따라가며 그들의 삶을 돌아보게 만들었다는 것이 놀랍기도하고 어찌보면 너무나도 '찰떡'이 아닌가 싶다.

일단 나에게 술술 읽히는 책은 아니었다. 작품들을 찾아보게 되고 작가들을 검색을 많이 했다. 품이 많이 드는 책읽기였다. 예술가들의 삶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보면 너무나도 재미있을 것 같다. 난 정말 아주 조금 정도의 관심이라 끊임없는 검색이 이 책의 진도를 나가게 해 주었다.

134
나는 익명이 되고 싶었다. 눈에 뛰지 않은 채 군중 속을 지나가고 싶었다. 엄밀하게 말하면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은폐된 상태로, 나의 고통스럽고 근심 가득하며 지나치게 선언적인 얼굴을 타인의 시야로부터 숨긴 채, 무관심해 보여야 하고 더 나쁘게는 매력적이어야 한다는 부담에서 놓여난 상태로 말이다.

370
고독은 사적인 것이면서도 정치적인 것이다. 고독은 집단적이다. 그것은 하나의 도시다. 그 속에 거주하는 법을 말하자면, 규칙도 없지만 그렇다고 부끄러워할 것도 없다. 다만 개인적인 행복의 구추가 우리가 서로에 대해서 지는 의므를 짓밟지도 면제해주지도 않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뿐이다.
중요한 것은 다정함을 잃지 않는 것, 서로 연대하는 것, 깨어 있고 열려 있는 것이다. 우리 앞에 존재해던 것들에게서 배운 점이 있다면, 그것은 감정을 위한 시간이 영영 계속되지 않는다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각자에서 처한 많은, 이겨내기 어려운 상황들이 나에게는 절대적으로 이겨낼 수 없는 것이라는 관념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나를 많이도 가두고 있었다. 편견으로 견고하고 나를 가두어 놓고 다른 이들을 보고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했다. 결국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지 않은가? 예술가들은 더 철저하게 타인들과는 다른 세계가 있는 것만 같다. 결코 부서지지 않는... 그래서 그렇게 남다른 감각으로 세상을 표현하는 걸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기만의 집
전경린 지음 / 다산책방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소설은 2007년 <엄마의 집>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소설의 개정판이다. 주된 이야기가 엄마의 이야기이지만 각자의 삶과 살아가는 이야기가 잘 어울어져 있으니 <자기만의 집>이라는 제목이 썩 잘 어울린다.

많은 문장에 줄을 그으면서 읽었다. 그들의 삶에, 그들이 겪어야 했던 시간들, 현대사의 굴곡진 시간들을 가늠하면서 읽어가는 내내 마음이 쓰렸다. 삶이 어디 녹록한 것인가? 절대 그럴 리가 없지 않은가 말이다.

386세대를 부모로 둔 아이. 그리고 어른들. 세상이 너무나도 변했는데 그 시절을 관통하는 사람들은 무척 힘들었으리라 짐작은 하지만(내가 그들은 아니니 정말로 짐작만) 가치와 신념이, 그리고 자신의 삶이, 사랑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다는 것은 너무나도 잘 안다. 그래서 읽는 내내 마음 한켠이 아팠고 때로는 연민의 감정을 느꼈다.

이 책은 내 마음을 헤집어 놓는 책이다.

102
"우린, 구십 년대에 들어와 생존과 진실 중에서 하나를 택해야 했는데, 참 난감했어요. 우리가 원하는 사회를 만드는 데엔 실패했는데, 꼼짝없이 그 사회에서 밥을 빌어먹어야 하는 현실 말이에요."

116
꽃은 한 송이 한 송이마다 자기의 세계를 열며 피어난다고 한다. 그래서 꽃 하나가 필 때만다 세계가 하나씩 생긴다고. 사람도 그렇게 자기를 꽃피워야 한다고.

121
"우린 무언가를 할 때마다 실패를 하고 상처도 입고 후회도 하지. 관계가 잘못되어 마음이 무너지기도 해. 사는 동안 몇 번이고 마음이 무너지지. 하지만 중요한 건 다시 하는 거야."

127
"외로움을 두려워 마라. 마음은 누구나 스님처럼 홀로 흘러가는 거다."

135
행인들의 생이 단단하고 차가운 표면 위로 영원을 향해 미끄러지는 것만 같았다. 나의 생도, 엄마의 생도, 풍경들도...... 아무리 파고들고 싶어도 빙판 위의 스케이트처럼 속수무책으로 미끄러져서 사라져 가는 것이었다.

193
사랑이 끝나고 지상으로 돌아올 때는 우주선을 버리고 각자의 낙하산을 펴야 하지. 이 지상에 따로따로 떨어져 착륙해야 하는 것, 사람은 그런 거야.

224
"난 말이야. 삼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일기를 써."
"삼인칭 관찰자의 시점으로 나를 보면 내가 지금 어떤 꼴인지, 내가 지금 어떻게 해야 하는지, 훨씬 분명해져."

227
"타락이란, 살기 위해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며 사는 거야."

232
"이 세상의 그 어떤 것을 너무 사랑하게 되면 그것을 위해 하기 싫은 일은 꾸역꾸역 하며 살게 되겠지. 무섭다."
그러자 엄마가 말한 삶에의 복무가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았다. 꿈에서 깬 뒤로 진심으로 세속적으로 산다는 의미도.

241
"조심해라.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어느 것이 환상이고 어느 것이 실재겠냐? 조심하라는 건, 금지가 아니다. 그것을 의식하고 이 현실 속에서 상호교환을 잘하라는 의미야."

252
어른들이란,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것까지도 저렇게 힘껏 받아들이는 사람들인가...... 가슴이 뻐개지도록 밀고 들어오는 진실들을 받아들이고 또, 승낙 없이 떠나려는 것들을 순순히 흘려보내려면 마음속에 얼마나 큰 강이 흘러야 하는 것일까. 진신을 알았을 때도 무너지지 않고 가혹한 진실마저 이겨내며 살아가야 하는 게 삶인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살아내는 삶'을 배웠다. 그리고 느꼈다. 얼마나 많은 것들을 끌어안고 살아가야 하나...
조금은 힘겹기도..

응원한다. 엄마도, 아빠도, 그리고 호은이와 승아.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 받아 쓴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