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말씀만 하소서 - 출간 20주년 특별 개정판
박완서 지음 / 세계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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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보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라는 느낌을 받곤 하는데 아들을 갑자기 잃은 어미가 쓴 이 책을 읽으면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다.

<책 속 문장>
-이 에미에게 죽음보다 무서운 벌을 주는데 이용하려고 그 아이를 그토록 준수하고 사랑 깊은 아이로 점지하셨던 말인가.

-내 아들은 이 모든 것을 보지 못 하게 되었다. 내가 열심히 보고 있는 것의 무의미성에 그만 진저리를 친다.

이 책은
본인이 독재자라면 1년동안 아무도 웃지 마라고 명령하고 싶고.
오랜만에 잘 잤다라는 느낌을 받고 아침에 눈을 뜬 세상에 여전히 아들이 없다는 허탈감을 받고.
외아들이 아닌 네 딸 중 하나를 잃었으면 덜 슬펐을까 라는 생각을 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진저리치고.
꾸역꾸역 먹고 있는 것이 불편해 먹고 토하기를 반복하고.
사람이 찾아오면 무슨 말을 건네야 할지 망설이는 모습을 봐서 싫고
혼자있고 싶은데 혼자 있는 게 싫고.
아들이 다니던 길, 아들과 지냈던 집에도 못 가겠고.
아들의 흔적이 전혀 없는 미국땅에 가도 못 있겠는 끔찍했던 시절을 보내다가
결국 나중엔 다시 글도 쓰게 되고
훗날에는 남편과 아들에게로 간 작가의 고통스런 마음이 담긴 일기이다.

난 종교적인 색채가 묻어있는 책을 좀 싫어하는 편이다. 책 제목에 특정 종교가 떠올라 제목만 봤을 땐 그냥 지나쳤다가 작가의 이름을 보고 이건 읽어야지, 결심하게 된 책이다.
아무리 작가님을 애정한다지만 그래도 종교적인 책은 싫어 살짝 걱정도 했는데
혹시 나같은 사람이 있다면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얘기해주고 싶다.

사람이 한 평생 살면서 안 해도 되는 경험을 꼽는다면 망설임 없이 그 중 첫번째는 자식을 앞세우는 경험이 아닐까.

그 고통 속에서 참 애쓰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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