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 작은 집 마리의 부엌
김랑 지음 / 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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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민박집 '마리의 부엌'

나에겐 '지리산 민박집'에 대한 좋았던 추억이 있다.

10여년전, 내가 30대초중반, 엄마가 50대초중반 일 때 엄마랑 둘이 하루종일 지리산에 올랐었다.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막걸리 한잔에 파전도 먹은 것 같고 숲속에서 트럭 한 대만 놓고 사는 긴 수염 아저씨도 만났다.
소풍 온 학생들도 보고 경치도 감상하며 천천히 오르다 해질무렵엔 보이는 민박집에 들어가 민박집에서 주는 저녁밥을 먹고 잠이 들었다.

다음 날 하산을 하는데 내 다리는 이미 풀려있었고 엄마는 여전히 쌩쌩했던 기억.
서울로 돌아오던 중 아산 온천에 들러 몸을 푸는데 다리가 풀린 것 보다 몸이 너무 보드라워져서 행복했던 그 기억들이다.

산이랑 둘레길 걷는 것 좋아하는 엄마도 가끔 얘기한다. 그 때 좋았다고.
이젠 그 쌩쌩했던 엄마는 볼 수 없겠지만 그래도 가벼운 등반정도는 괜찮으니 한번 또 가야할텐데 늘 생각만 하던 중에
이 책을 만났다.

저자가 <마리의 부엌>과 음식에 얼마나 진심인지가 느껴지니 무조건 여기에, 하루빨리 엄마랑 가야겠다고 책읽는 내내 생각했다.

마리의 부엌에서 내주는 골담초꽃떡, 원추리꽃밥, 홑잎밥, 오가피순비빔밥 들이 너무 먹고 싶다.

에세이라 저자의 어려웠던 어린 시절, 그리운 할머니 얘기도 있지만
현재 세 가족의 여행 이야기가 가장 많고 민박집 운영하면서 만난 소중한 인연들의 얘기가 그 다음이다.

지리산 산청 민박집에 앉아 도란도란 얘기나누는 기분이 들어 읽는 내내 다정했다.
돌아오는 봄에 엄마랑 가서 화전을 먹어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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