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기원 - 인간의 행복은 어디서 오는가
서은국 지음 / 21세기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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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기원이라니. 행복에도 기원이 있나.

그리고 10년동안 꾸준히 읽히고 있는 책이라니.
나도 이 책 읽으면 내가 행복하다고 느끼는 횟수나 그 외의 무언가에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막연한 기대와 궁금증으로 읽게 된 책이다.

너무 인문학스러운 책은 안 좋아해서 조금 걱정도 했지만 그렇지 않았고
'행복'을 바탕으로 여러 근거나 자료를 제시하며 풀어나가서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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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이 책을 쓰게 된 동기가
'행복은 거창한 관념이 아니라 구체적인 경험이라는 점을 더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어서' 라는데 그 바람이 고스란히 담긴 책이다.

그러니까 '과학적'버전의 행복인 셈이다.

몇 가지 기억나는 것들을 얘기해보면
1. 현대인의 가장 총체적인 사망 요인은 사고나 암이 아니라 외로움이다 (p 89)

2. 신체적. 사회적 고통은 같은 뇌 부위에서 발생한다. 몸이 아플 때 먹는 진통제를 마음이 아플 때 먹었더니 고통을 덜 느끼게 해주었다 (p 94 ~95)

3. 경제 발전이나 재산 증식은 행복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 한다.
객관적으로 얼마나 많이 가졌느냐보다 이미 가진 것을 얼마나 좋아하느냐가 행복과 더 깊은 관련이 있다(p 118)

4. 행복의 기쁨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다 (p 127)

5. 외향적인 사람이 덜 외향적인 사람보다 행복감을 더 느끼는데 그건 성향차이라기보다는 외향적이라 사람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서이고 행복을 느끼는데에는 '사람'이 중요해서라고 한다.

6. 행복한 이들은 공연이나 여행 같은 '경험'을 사기 위한 지출이 많고, 불행한 이들은 옷이나 물건 같은 '물질' 구매가 많은 것으로 나타난다 (p 146)

7. 실제로 몸에 상처를 낸 두 그룹이 있다. 부부 갈등이 심한 그룹이 갈등 없는 그룹보다 상처가 아무는데 훨씬 오래 걸렸다. (p 150)

8. 집단을 중시하는 문화 (예를 들면 회식 같은 거 중시하거나 사회적 인식이 중요한 우리나라 문화) 보다는 자기 인생 주도권을 자기가 쥐고 사는 약간은 개인주의적인 문화를 가진 나라들이 행복도가 훨씬 높다.

9. 행복의 핵심을 사진 한 장에 담는다면 어떤 모습일까?
그것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음식을 먹는 장면이다. 문명에 묻혀 살지만, 우리의 원시적인 뇌가 여전히 가장 흥분하며 즐거워하는 것은 바로 이 두 가지다. 음식, 그리고 사람 (p 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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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직장을 다닌지 24년이나 된 나는 종종 은퇴 후 나의 모습을 그려보곤 한다.

4년후 입주할 11층 남향 아파트에서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은 어느 책방을 가볼까, 어느 카페를 가볼까, 어떤 맛집을 가서 맛있는 밥을 먹을까, 생각하고
자율주행 제네시스를 타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내 모습.

내 딸의 가족, 내 아들의 가족을 만날 땐 특히 더 근사한 곳에서 항상 계산까지 하는 경제적으로 능력있고 건강한 신체를 가진 할머니가 된 모습을 말이다.

가끔 나는 눈에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에 돈을 많이 쓴다는 핀잔을 듣기도 하고 (지인들)
왜 밥 한 끼 먹는 데 그 돈을 쓰냐는 잔소리를 듣기도 하는데 (어른들)
내 나름대로 행복을 찾는 방식이었다는 걸 확실히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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