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서 죄송합니다 - 왜 태어났는지 죽을 만큼 알고 싶었다
전안나 지음 / 가디언 / 2022년 3월
평점 :
절판


제목이 너무 자극적이라고 생각했다.
혹시나 요즘 심각한 사춘기가 온 둘째 아이가 이 제목을 보면 어쩌나 쓸데없는 걱정까지 들었다.

이 책은 왜 태어났는지 죽을 만큼 알고 싶었다는 저자의 실제 이야기가 담긴 독서 에세이였다.

5년을 고아원에서 살다가 입양이 되었는데 양어머니한테서 20년 넘게 심한 학대를 받으며 지옥을 경험했다고 한다.
중학교 때는 왕따까지 당하며 그나마 유일한 도피처였던 학교마저 더이상 도피처가 되지 못해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양어머니의 학대는 상상 이상이다.
저자는 성인이 되어 사회복지사로 일하는데 그 자리에서 보니 자기가 겪은 학대가 1~10까지 중 9에 해당하는 심한 학대라는 걸 알게됐다고 한다.

다행히 그녀의 곁에는 모든 사정을 알고도 보듬어준 남편, 그리고 조건없는 사랑이 무엇인지 알게 해 준 두 아이, 성인이 된 후에 공부와 취업에 도움을 주며 좋은 어른도 있다는 걸 깨닫게 해준 지인들이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힘들때 버티게 해 준 건 '독서'가 아닐까.
저자가 초등학생일때 교통사고로 입원했는데 그 때 병원으로 양부모님이 갖다준 책으로 독서를 시작했다는 저자는
알고보니 책도 여러 권 낸 작가였다.
그 중 나는 [1천권 독서법]이라는 책이 특히 관심이 갔다.

아둥바둥 정신없이 아이들만 바라보며 직장에 22년째 출퇴근하고 있는 나는 올해 큰 아이가 대학에 가면서 갑자기 또 하는 일이 줄었다. 큰 아이는 시간이 맞지 않아서, 작은 아이는 심각한 사춘기가 와서 흔한 맛집조차 나와 가주질 않는다. 갑자기 헛헛해진 이 마음을 독서로 달래고 있는 요즘이었다.
저자와 나의 상황은 다르지만 '독서'가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히 같다.

너무 힘들어 책을 쓰는데 3년이 걸리고
지울 수 없는 아픈 상처를 가지고 있는 저자는 마지막에 드디어 "태어나서 참 다행이다"라고 한다.
이겨내주어 고맙고
독서와 함께 해줘서 또 반갑다.
학대가 없는 세상이 빨리 오길.
독서의 힘을 아는 사람이 많아지길.
막연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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