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이 - 심윤경 장편소설
심윤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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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적 소설 <나의 아름다운 정원>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작가가 7년만에 펴낸 성장소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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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원 근처 음식 쓰레기통에서 발견된 갓난아기 설이.
설이는 보육원 원장의 총애를 받으며 자라요.
설이를 입양해 키우겠다는 부모들이 나타나지만 어쩔 수 없는 이유들로 모두 실패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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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이는 초등학교 6학년 소녀예요.
그래서 소설에 나오는 설이의 반 아이들도 사춘기가 시작되고 공부에 관한 압박이 많아지게 돼요.

그런 설이는 영재라 사교육 전혀 없이 학습능력이 굉장히 높아요.

그 사실을 알고나서, 설이가 이 학교에 전학 온다고 했을 때 반발했던 엄마들이 설이에게 비결을 알아내려고 접근하는 모습이 씁쓸해요.

한 엄마가 학원도 안 다니는데 어떻게 그렇게 공부를 잘 하냐는 질문을 하는데 설이는 화가 나서 "우리 엄마가 천재인가봐요" 라고 맞받아치는데 속이 시원했어요.

이렇게 설이의 당돌함은 책 중간중간 나와요.
13살 아이 치고는 꽤 성숙하다는 걸 알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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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날 때부터 엄마의 품이 얼마나 따뜻한지 전혀 모르고 사는 설이.
의지했던 소아과 의사선생님을 잃은 설이.
자기만 보던 순한 강아지 아코를 찾으려던 설이.

그런 설이의 모습에 소설을 읽는 내내 먹먹함을 느꼈어요.
학업만을 중시하는 우리 사회가
정말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게 무엇인지, 책에 나오는 설이와 설이를 키워준 이모를 통해 알았으면 좋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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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아, 네 말이 맞다. 병원에 온 아이들에겐 웃으라고 하면서 내 아들의 웃음은 악착같이 지워버렸어. 나는 가장 비겁한 거짓말쟁이 아빠였어. 시현이가 학교에서 심술을 부리고 사고를 치면서 나는 시현이에게 화낼 일들이 점점 더 많아졌지. 시현이가 잘하는 일에 대해서 내가 칭찬하고 기뻐해줬다면 시현이가 지금 같은 모습은 아니었을 텐데...(p 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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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이 달콤한 무심함을 시현에게 한 숟갈만 떠먹여주고 싶었다. 내가 가진 가장 좋은 것, 최고의 가정에서 자란 시현이 단 하나 가지지 못한 바로 그것, 허술하고 허점투성이인 부모 밑에서 누리는 내 마음대로의 씩씩한 삶 말이다.(p 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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