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아 있는 모든 순간
톰 말름퀴스트 지음, 김승욱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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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신 33주에 호흡 곤란으로 입원한 카린. 제왕절개로 미숙아 리비아를 낳고 카린의 증상은 악화와 완화를 반복한다. 리비아가 덮었던 담요를 카린에게 덮어주고 또 다시 리비아에게 덮어주는 행동을 반복하며 서로의 온기를 느끼게 해주었던 톰.
하지만 카린은 끝내 사망한다.
아이의 손 한번 잡아보지 못 한 채.
남편 톰과의 작별 인사도 없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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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은 병원에 가던 순간부터의 톰의 기록과 기억을 바탕으로 쓰여졌고 지속적인 사건의 묘사만으로 이루어져있어요.
가식과 꾸밈 없이 차분하게 표현해 낸 책에는 너무나 깊은 슬픔의 감정과 절박한 심경이 담겨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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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린의 장례식에서 마지막 입맞춤을 하고 싶다는 톰에게 '카린에게는 더이상 입술이 없다'라는 답변이 돌아오는데 책은 감정에 관한 묘사는 없지만 톰의 충격이 얼마나 엄청날지는 독자의 상상 이상일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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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초반부 카린의 입원부터 장례식까지의 내용은 급박하기도 하고 꼬치꼬치 알아내는 톰의 모습이 피곤하기도 했어요. (미안한 표현이지만)

후반부에 나타난 톰의 일상은 가슴 한켠이 저려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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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톰에게는 10년동안 암투병을 하고 있는 아버지가 있었는데 아버지를 만나러 가서 본 모습을 묘사한 부분 "하도 많이 빨아서 닳아버린 옷을 입은 아버지의 모습이 마치 그 옷 속으로 피신한 난민 같다" (p 314) 는 는 톰의 심정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부분 같았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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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는 나를 보며 죽음 앞에 독특한 현실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그 현실 속에서는 모든 보호막이 사라져버리기 때문에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인생과 마주할 수밖에 없고, 어디선가 자비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도 없다고. 나는 그때 너를 이해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이해한다. 너.는. 이.제. 세.상.에. 없.는.데. (p 3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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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는 네 사진이 소중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내가 그 사진들을 침대의 내 옆자리에 두고 아침저녁으로 인사를 건네기 때문이다. 아이가 사진을 만질 때면 이렇게 말해야 한다는 것을 나는 이제 터득했다. 리비아, 아빠가 슬픈 건 네가 뭘 잘못했기 때문이 아니야.(p 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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