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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헤어지겠지, 하지만 오늘은 아니야
F 지음, 송아람 그림, 이홍이 옮김 / 놀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익명의 저자 F가 낸 이 책은
일본 내에서 이십대 독자의 폭발적인 공감을 받으며 서점 내 품귀현상까지 이루어졌다는 에세이이다.
제목만 봤을 때 가슴 아픈 이별이 떠올랐고 연애 위주 이야기의 에세이일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읽어보니 40대인 나도 거리감 느껴지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사람 사는 이야기였다.
저자는 정의를 쉽게(?) 내리고 판단도 간단하게 한다.
복잡하고 꼬는 것 싫어하는 내가 읽기에 저자 특유의 시원시원함이 좋았다.
예를 들면,
《야한 얘기를 흩뿌리고 다니는 사람은 의외로 지고지순하며 부끄러움이 많다.》
《감탄사가 많은 사람은 말이 없고 결백하고 영리하다.》
《잠들지 못하는 건 오늘 하루 일어난 사건 전부가 납득이 안 되어서고, 기분이 나쁜 건 초콜릿이 부족해서고...》
등 같은 부분이다.
물론 나도 백프로 동의한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저렇게 단호하고 자신감있는 부분이 이 에세이 전반의 문체이다.
《언젠가 헤어지겠지 지금은 아니야. 그거면 됐다.》 라는 부분은
어제 북토크에서 들었던 내용 중 기억에 많이 남았던 내용과 비슷하다.
싱어송라이터이자 책방주인인 요조씨가 책방을 꾸려나간 이야기를 들려주었는데,
어느 꽃집 사장님과 인연이 되어 매달 꽃을 받고 책을 주는 관계가 되었다고 한다.
어느 날 목련을 들고 온 꽃집 사장님이 이거 조금 있으면 꽃 필거라고 얘기해주었는데
책방주인은 식물을 잘 키우지 못하고 거의 죽이는 사람이라 '이거 제가 키우면 죽을지도 몰라요' 라고 했다고 한다.
그러자 꽃집사장님이 '괜찮아요. 어차피 얘네는 다 죽어요' 라고 대답해주었는데
이 말이 요조씨가 힘들 때 그렇게 큰 힘이 된다고 한다.
이렇게 힘들어도 어차피 우리는 다 죽을거니 괜찮다..
아무리 힘든 일도 다 지나가는 거라고 생각하는 힘이 생기게 해주는 말이 아닐까.
연애할 때 굳이 아직 오지 않은 이별을 겁내지 말자.
아직 해보지 않은 일에 힘들어하지 말자.
결과가 두려워 시도조차 안 하지는 말자.
언젠가 헤어지겠지만 지금은 아니니까.
그거면 된 거 아닌가.
마음 편하게 먹고 이 순간을 즐기면 되는 것이다.
연애할 때 굳이 아직 오지 않은 이별을 겁내지 말자.
아직 해보지 않은 일에 힘들어하지 말자.
결과가 두려워 시도조차 안 하지는 말자.
언젠가 헤어지겠지만 지금은 아니니까.
그거면 된 거 아닌가.
마음 편하게 먹고 이 순간을 즐기면 되는 것이다.